유학 중 내 나라에 대한 객관적 시각을 갖게 되면서 대한민국은
상당히 괜찮은 나라라는 생각이 많이 든다.
소위 선진국이라 일컬어지는 유럽여러나라들을 다녀보아도 그네들
에 비해 우리나라가 못하다는 생각이 든 적은 거의 없다.
이미 삼성, LG을 비롯한 세계속의 일류 대기업들은 세계도처에서
활약하며 대한민국을 먹여살리는 동시에 세계만방에 대한민국의 자
랑스러운 이름을 널리 알리고 있으며 사회의 수준을 가늠하는 여러
기준들(예컨데,사회 안정도, 공공서비스, 치안, 한 국가의 미래를
가늠할 수 있는중요한 잣대인 대학생들의 의식수준, 민주화의 정도,
현대민주주의의 중요원칙인 법치)에 비추어 보아도 대한민국은 이
미 선진국 반열에 올라와 있다고 말할 수 있다.
이 모든것들이 우리 조부모님, 부모님 세대의 어른들께서 모든 힘
을 다해 이룩해 놓으신 업적이라는 사실에 이견을 제기하는 사람은
아마 거의 없을 것이다. 하지만 조금 더 근본적으로 들어가서 그 시
대의 영웅들이 이 위업에 초석을 마련했고 또 도왔다고 말한다면 목
에 핏대를 세우고 덤비는 사람들이 지난 좌파 정권을 지나며 부쩍
늘었다. 그런 이들이 작당하여 기어코 오늘 '친일명부사전'이라는
결실을 내어놓았다.
간단히 생각해 보자. 과연 그 명부에 오른 인물들이 없었다면 오늘
날의 대한민국은 존재할 수 있었을까?
난 분명히 '아니다'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제대로된 사리분별능력
을 가지고 있는사람들은 당연히 나와 의견을 같이 할 것으로 생각된
다.
안익태 - 대한민국의 애국가는 없다
서울대학교 - 아예 일본인이 설립한학교 - 대한민국 최고의 인재산실은 없다
임영신 여사 - 강남 유일 명문 사립대학교이자 주요 사립 7개 대학교 중 하나인 중앙대학교는 없다
홍난파 - 나의 살던 고향은,,'고향생각', '봉선화'는 없다
현제명 - 고향생각, 가고파 , 그집앞 등 최고의 한국가곡은 없다
김기창 - 한국최고의 화가, '군마도'는 없다
박정희 대통령 - 대한민국은 없다
피천득 - '그리워하는데도 한 번 만나고는 못 만나게 되기도 하고, 일생을 못 잊으면서도 아니 만나고 살기도 한다.'
이 아름다운 문구는 없다
이광수 - 대한민국 최초의 단편소설 '무정'은 없다
채만식 - '태평천하', '치숙'은 없다
최남선 - '헤에게서 소년에게'는 없다
유치진 - 대한민국 희곡의 근간은 없다
서정주 - '추천사', '꽃' , '할머니의 뒤안 튓마루'는 없다
김활란 - 대한미국 유일의 여성인재 산실 '이화여대'는 없다
조선일보 - 대한민국 최고의 발행부수를 자랑하는 일간지는 없다
이병철 - 삼성은 없다
+ = 한국의 산업은 없다
정주영 - 현대는 없다
<예전에 써놓은 글에서>
친일파로서 친일명부사전에 등재된 분들의 사회발전기여도는 이
미 충분히 잘 알려져 있기에 굳이 더 논하지 않겠다.
그 분들의 친일행적 여부를 떠나서 친일과 비친일의 기준설정에서
부터 의문이 든다.
민족문제연구소는 다음의 세가지 기준에 준거하여 친일여부를 가
름하였다.
1.적극적친일행위여부
2.일제치하에서의 공직여부
3.창씨개명한자
1.의 예로는 을사오적과 같은 대표적 친일파로 이 부분에 있어서는
좌우의 이견이 없다.
2.많은 논란이 있다.
3.창씨개명 여부로 친일을 판단한다면 소수의 독립운동가들을 제외한 대부분의 국민이 해당되므로 좌우 공히 부정적인 입장을 보인다.
일제치하의 공직여부.. 일제치하에서도 한민족은 존재하였고 잠시
일본에 국가주권은 넘겨졌지만 '조선'이라는 국가는(적어도 국가적
정체성은) 분명히 남아있었다. 그 안에서 국민들은 생활하였고 그
국민들의 삶을 관제하는 사회조직은 국권피탈여부와는 상관없이 존
재하였다. 치안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경찰이 필요했고, 다른 나라들
의 위협으로 부터 한반도를 보호할 군대도 필요했으며, 학생들을 교
육할 학교, 그리고 국가의 부를 창출하는 산업체 또한 존재하였다.
그렇다면 2.의 잣대에 비추어 보았을때 친일파로 분류되어야 하는
사람은 과연 몇명이나 되는 것일까? 친일파를 헤아리기보다 친일파
가 아닌 사람의 수를 헤아리는 편이 훨씬 수월하지 않을까?
민족문제연구소는 이와 같은 문제제기에 대하여 나름의 세
부기준을 설정하였다. 공직의 겨우 어느 정도의 직책 이상의 사람들
만을 추려 친일파로 분류한다는 것이다.(예를들어, 군인은 소위이
상, 경찰은 경사 이상, 관료는 고등문관 이상으로 대상을 제한했다)
정말 해괴한 발상이 아닐 수 없다. 친일 여부를 지위고하로써 판단
한다... 이해가 되지 않는 발상이다. 그렇다면 해방이틀전에 경장이
었던 분이 해방하루전에 경사로 진급하였다면 그 분은 하루사이로
졸지에 친일파가 되어버리는 것이 아닌가? 또한 일본군 중위까지
하다가 망명한 지청천장군 또한 친일파가 되어야 하는 것인자?
지위는 친일의 깊이에 따라 결정되는 것이다니다.
민족문제연구소는 친일파분류라는 자신들의 목표에 팔려 근본적으
로 지위는 수많은 요소들이 작용하여 결정된다는 사실을 간과하고
있다. 절대지위로 친일여부를 수량화 한다는 것은 근본적으로 말이
되지 않는 일이며 이는 민족문화연구소가 택한 깊이 없는, 본인들에
게는 속편한 방법으로 밖에는 보이지 않는다.
또한 이 기준은 정치적인 의도또한 충분히 갖을 수 있는 여지가 있
음에 더 큰 문제가 있다. 세부 조건을 임의로 설정했음은 동시에 임
의로 재설정할 수도 있음을 의미하는 것이다. 따라서 이 기준을 상
황에 따라 임의적으로 재설정하므로써 의도하는 정치적목적에 악용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심각한 문제가 있는 것이다.
이런 친일명부편찬에 대한 구조적인 문제제기와 함께 드는 근본적
인 의문점은 과연 광복 후 60여년이 지난 지금에서야 이루어지는 친
일청산이 어떠한 의미를 갖으며 어떠한 의도로 편찬되었느냐 하는
점이다.
분명히 일제시대가 종식되면서 친일파 청산은 이루어졌어야 했다.
하지만 친일파 청산이라는 일이 말처럼 쉬운일이 아니었을 것이다.
결코 짧지 않은 시간동안 한반도는 일제치하에 있었으며 그 시간동
안 조선의 사회는 상당부분 일본화 되어 있었으므로 광복을 맞이하
였다해서 곧장 친일파를 청산하는 일은 불가는 했을것이다. 이는 마
치 손가락이 곪으면 그 곪은 부분만 짜내어 버리면 이내 새살이 돋
고 원래의 모습을 되찾는 것과 암덩어리가 온몸에 퍼져 암세포를 모
두 제거했다가는 환자가 목숨을 잃게 되는것의 관계에 빗대어 설명
할 수 있겠다. 엎친 데 겹친 격으로 김일성의 북괴가 남침하는 바람
에 그나마 형성되고 있던 친일파청산의 움직임마져 북괴의 포탄속
에 사라져 버렸다. 정말 아쉬운 부분이다. 이때 6.25동란이 아니었
다면 그때의 사람들이 그때의 적절한 기준으로 친일파를 청산할 수
있었을 것이며 만약 그랬다면 우리민족이 해방후 60여년이 지금도
계속되는 지리한 소모적 논쟁으로 고통받지 않을 수 있었을 것이기
때문이다.
아무쪼록 제때에 이루어지지 않은 친일파 청산을 민족문제연구소
는 불가피한 역사적 과업으로 인식하고 친일명부사전을 펴냈다.
이로 인해 발생한 일차적 효과는 친일파 이야기만 나오면 언제나
그러하였던 것처럼 국론분열이다.
우리민족은 예외적으로 흑과백으로 대립하기 좋아하는
민족성을 갖는다. 선천적인 민족 고유의 성질인지 기구한 역사가 만
들어낸 산물인지간에 근현대사를 돌아보면 편가르기는 우리민족
의 역사에 있어 끈임없이 발견된다. 친북-친미, 경상도-전
라도, 남-여 등등... 여러 기준을 삼아 대립각을 세우기 일쑤다.
그 중 친일파문제는 다른 사회적 공론들과 어우러져 상당히 첨예한
대립각을 세우는 주제로서 국민들을 편가르기에는 더할 나위없이
훌륭한 도구이다. 이런 도구를 민족문제연구소에서는 다른 불량한
의도를 가지고 사용하고자 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든다.
굳이 필요없는 국민들간의 분열로 반사이익을 얻는 집단이 누구일
까 그리고 한편으로는 주창자 황장엽씨 마져도 자체 폐기해버린 주
체사상을 열심히 연구하는 민족문제연구소의 성질을 생각하여 볼때
그 의구심은 더욱 깊어진다.
친일명부사전 편찬에 내재해 있는 구조적인 문제와 그 저의에 대한
의구심과 함께 떠오르는 문제점은 과연 민족문제연구소의 친일명부
사전이 진정한 의미의 친일파청산인가 그리고 그것이 근본적으로
가능한 것인가 하는 점이다.
옛말에 '나라잃은 백성처럼'이라는 말이 있다. 망연자실하여 멍하
니 있는 모습을 빗대어 이르는 말이다. 경술국치 이후 모든 조선의
나라잃은 백성들은 그런 모습이었을 것이다. 조선은 망하고 없었다.
나라 자체가 없어졌다. 받들며 따르던 왕도, 선비도 없었다. 지금까
지 터전으로 살아온, 이젠 너무도 낮설어진 황무지와 같은 '대일본
제국의 식민지 조선'에서 엘리트와 백성들은 어떻게 살아야 했던
가? 엘리트는 일본제국의 근대적인 교육 과정에 들어가 세계의 문
물을 배우면서, 동시에 식민지 지식인으로서의 비애를 느꼈을 것이
다. 그리고 백성들은 신분제도가 무너져버린 새 세상에서 가능한 한
좋은 일을 하며 가족을 부양하고 이전엔 불가능하였던 신분 상승을
꾀하였을 것이다.
배우긴 해야는데 학교에 가자니 일본식 제도를 따르는 학교들이고,
그런 상황에서 우리는 학교에 가야 하는가, 가지 말아야 하는가? 쉬
운 말하지 좋아하고 빛좋은 원리원칙 잘 따르는 잘난 사람들은 “가
지 말아야 한다”고 말하겠지만, 잘나지 못한 나의 입장에서는 “가야
한다”고 말하고 싶다.
과연 그들을 비난 할 수 있을까? 그 암담한 상황에서 살아본 적이
없는 우리가, 세계어느나라 앞에서도 당당한 오늘날의 선진국 대한
민국에서 살고있는 우리가, 현재의 기준으로 그때의 사람들을 마음
데로 재단할 수 있는 것일까?
각 시대에는 그 시대를 지배하는 시대정신이라는 것이 있다. 그것은
그 시대의 사회양상을 결정하며 또한 그 사회속의 사람들의 생활양
식에도 현저한 영향을 준다. 그리고 그 시대정신은 그 당시에는 인
식되기 힘들지만 역설적으로 그 당시가 아니라면 절대적인 평가와
판단이 어렵다. 후대에 이르러 이미 다른 시대정신이 지배하는 사회
에서 과거를 돌이켜 보는 경우엔 그 시점에 필연적으로 당대의 시대
정신이 녹아들며 이에 대한 정치적인 조작도 얼마든지 가능하기 때
문이다. 쉽게 말하여, 과거에 대한 평가는 철저히 내재적인 관점에
서 이루어져야 하는데 이는 원천적으로 불가능한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철저히 그 시대정신에 입각한 내재적인 관점에서 그
사회의 문제를 분석한다 하더라도 발생하는 피할 수 없는 문제가
또 발생한다. 바로 역사는 흐른다는 사실이다. 대표적인 예로 삼성
의 이병철 전 회장과 북괴의 수괴 김일성을 들 수 있겠다.
이병철씨는 일본그룹 미쯔비시의 회장앞에서 진공관기술을 하사받
고자 무릎을 꿇고 사정하였다. 이리저리 재단하기 좋아하는 사람들
의 좁은눈에는 이 또한 적극적인 친일로 파악될 수 있을 것이다. 하
지만 역사가 흐르며 그의 그러한 행적은 현재에 있어서는 오늘날의
대한민국을 있게한 원동력으로서 그때와는 매우 다르게 파악된
다. 반대되는 예로 김일성은 일제치하당시 독립군 활동을 했다.
그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하지만 해방이후 김정일은 민족의 역적으
로 변모한다. 한 때는 미덕이었던 독립군 활동을 자신의 정권에 대
한 정통성의 근거로 삼아 역사상 전례가 없는 폭정을 휘두르다 결국
그 미친 정권을 정통성마져도 없는 아들에게 물려주어 민족의 아픔
의 지금까지도 연장한 역적으로 변모한 것이다.
이렇듯 지나간 진실에 대한 평가는 정말 어려운 일이다. 내 개인적
인 생각으로는 이는 불가능한 것으로서 현재의 목적을 위한 도구로
서의 의미 이상은 갖지 못한다고 본다.
따라서 자신있게 자신들 나름의 연구의 산물이라며 친일명부사전
을 내놓은 민족문제연구소의 행위는 오만과 무지에서 비롯된 만행
으로 밖에는 보이지 않는다.
지금까지 민족문화연구소의 친일명부사전 발간에 대한 나의 개인
적인 신념을 논하여 보았다.
언젠가는 대한민국도 여느 나라들처럼, 적어도 국민들 서로가 서로
를 미워하지 않을 날이 올 것이라고 믿는다. 그리고 지나간 역사를
역사 그대로서 안아들일 수 있는 성숙한 국민들이 이미 이룩된 민주
화라는 굴레를 넘어서서 '선진화'라는 새로운 시대정신에 입각하여
더 나은 미래를 위해 역량을 다하는 모습을 볼 수 있을 것이라 믿는
다.
하지만 이를 위해서 우리가 진정 청산해야 할 무리가 있다. 그것은
바로 그들이 말하듯 얽혀버린 과거사가 아니라 이 땅에 민주화가 이
룩되고 오랜 시간이 지나 이미 세계최고수준의 민주사회를 구가하
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민주주의, 진실과 같은 듣기좋은 미명하에 대
한민국의 성장동력을 갉아먹고 국론을 획책하며 잠재적으로 국가붕
괴를 꾀하는 세력이다. 이들은 민주주의의 원리를 마음데로 해석하
여 국민들로 하여금 마치 애국심을 갖는 것은 반자유민주주의적인
행동으로 호도하여 결국 국가를 위하는 것은 악덕이라는 인식을
주입한다.
이들의 활동은 생각보다 체계적이며 광범위하며 지속적이다. 초중
등교육기관에서의 이들의 모습은 전교조이며, 대학에서의 모습은
한총련, 한대련이다. 일터에서의 이들의 모습은 민주노총이며 국회
에서의 모습은 민주노동당이다. 그리고 광화문광장에서의 이들의
모습은 선량한 시민의 탈을쓴 새빨간 시민단체들이며 역사에
있어서의 모습은 민족문제 연구소이다.
일견 위 집단들이 상호어떠한 관계를 가지고 있느냐에 대한 의문
이 들 수도 있겠지만 이들은 기실 상호 대단히 끈끈한 관계를 가지
고 있다. 태생적 근본자체가 그러하므로 어쩔 수 없다.
이제 우리 앞에 남겨진 과업은 대한민국의 더 나은 내일을 향한 발
걸음에 암초와 같은 위 집단들은 발본색원하는 것이다. 더 이상 정
치적 이해타산에 얶매여 머지 않은 미래에 대한민국을 뿌리째 뒤흔
들 수도 있는 이 사회의 암덩어리를 자라나도록 내버려 두어서는
아니 될 일이다.
"강아지처럼 말새끼처럼 만주벌판을 달리며 독립군 토벌한 박정
희" 라는 친일인명사전 출판기념회의 현장의 구호를 우연히 접하
고 피가 거꾸로 솟는 듯한 분노에 발하여 두서없이 써내려간 이 글
을 이만 마친다.
09.11.11 PM 1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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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11.12 AM 4.5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