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공부중인 학생입니다.
꽤 지난 일인데요, 아시아나 항공편 delay 이야기로 톡된 글 보고 저도 생각나서 씁니다.
올해 초중반쯤, 봄방학 이었는데요, 같은 학교를 다니는 친구네집에 초대를 받았습니다. 시카고에 사는 친구였구요. (학교는 캔자스시티 입니다) 뭐 재밌게 잘 놀고 방학이 끝나서 학교로 돌아가야 하는 날이 되었구요, 그친구랑 저는 예약해놓은 항공편이 달라서 각자 따로 공항으로 향했습니다..
공항에 가서 티케팅하고, 짐 부치고, 그리고 제 비행편이 있는 터미널로 갔습니다. 그리고 조금 기다리다보니 탑승을 시작하더군요. 탑승하는 줄이 제법 길었기 때문에 저는 좀 앉아서 기다리다가 거의 마지막에 가서 섰습니다. 이 선택이 어떤 재앙을 가져올지 이때는 상상도 못하고 있었죠.
한명 한명 입장하던 도중, 승무원이 갑자기 줄 한가운데를 막더니, 이 뒤 부터는 미안하지만 비행기를 탈 수 없다고 했습니다. 왓더헬 이게 뭔소린가 했습니다. 승무원의 설명을 들어보니,
비행기 좌석보다 더 많은 수의 티켓을 팔았다고 하더군요. 처음에는 이게 뭔소린지 이해가 가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제가 타야하는 비행기가 터미널을 후진해서 빠져나가는걸 유리창으로 목격하고 나니 그제야 현실감이 왔습니다. 아 이게 도대체 무슨일인가. 승무원은 제게 (국내선을 공짜로 한번 더 탈 수 있는) 프리티켓 한장과 (공항에서 한끼를 해결할 수 있는) 푸드티켓을 한장 쥐어주곤 미안하다는 말 뿐이었습니다.
비행기를 타지 못한 사람은 총 39명, 제 앞으로는 12명이 있었습니다. 6개월이 지난 지금도 잊혀지지를 않네요.
그날, 시카고 오해어 공항에서 10시간동안 온 공항을 뛰어다녔습니다. 제가 예약한 항공사는 United Airline, 목적지는 Kansas City. 이 두가지 요건을 만족하는 비행편을 찾아다닌거죠. 10시간동안 이 조건을 만족하는 비행기는 4편이었지만, 비행기마다 남는자리가 많지 않아서 13번째인 제 차례가 오기까지 10시간이 걸렸습니다.
사실 그 10시간동안 공항을 쏘다니면서도 현실감이 잘 오지 않았습니다. 세계에서 가장 잘사는 나라 중 하나인 미국에서, 약속을 그 무엇보다 중요시하는 미국에서 어떻게 이런일이 생길수 있는건가.
그래서 그날 학교로 돌아와서 이 말도 안되는 사태에 대해 친구들에게 물어봤더니 가끔 그런 일이 생긴다고 하더군요. 인터넷에서 검색도 해봤습니다. 알고보니 미국에선 이딴 말도 안되는 짓거리가 합법이더군요. 구글이나 위키에서 overbooking 혹은 overbooked 라고 검색해보세요.
사실,
이 날 공항에서 승무원들과 말싸움해가면서 다툰 소소한 이야기까지 다 쓰자면 한도끝도 없지만요, 확실한건 미국은 정말 너무 철저한 자본주의라 이런 말도 안되는 일도 일어나더군요. 왜 이게 자본주의랑 연관되는지는 위키검색 해보시면, 항공사의 더 많은 이윤추구를 위해 이런 짓을 미국정부에서 허용했다는 사실이 나옵니다.
혹여 미국국내 여행계획을 패키지가 아닌 스스로 짜고 계신 분이나, 혹은 저처럼 미국에서 공부를 하고 계시는 분들을 위해서 이렇게 올려봅니다. 알고 계신분도 있겠지만 모르는 분이 더 많을 것 같아서요.
이런 사태를 사전에 예방할 수 있는 방법은, 공항에 빨리 가셔서 티케팅을 아주 일찍 하세요. 특히 좌석넘버가 있는 티켓인지 아닌지를 확인하세요. 저같은 경우가 좌석넘버가 없는 티켓이었는데요, 이런 경우는 터미널에 일찍가서 탑승줄 맨앞에 서시던가, 아니면 그 터미널 데스크 직원하고 상의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아, 그리고 프리티켓 받은건 안썼습니다. United에 대한 감정이 너무 나빠진 탓이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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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 헤드라인 올라갔네요.
딱히 재미있는 글도 아니고 정보전달과 제 땡깡이 전부인 글인데ㅋㅋ
overbooking이 모든 항공사에 적용되는지는 몰랐네요. 아 그리고 미국항공 중에 overbooking 안하는 항공사도 있다고 들었습니다. 대신 그 항공사는 비행기표 환불이 안된다고 하더군요.
그리고 솔직히 overbooking이 윈윈하기 좋은 방법이라고 하지만 한번 당해본 제 입장에서는 그닥 수긍이 안가네요. 제가 탄 비행기가 그닥 크지도 않은 국내용 비행기였는데도 39명이나 공항에 발목이 붙잡혀야 한다니요. 말이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만약 Kansas City가 목적지가 아니고 경유지여서 다른 비행기를 또 탓어야 하는 상황이라면 정말 난감했을 것 같습니다. 게다가 그 경유지가 만약 Atlanta였다면, 부쳐놓은 짐 관리하는 것도 엄청 복잡했겠죠. (Atlanta 공항은 경유하는 승객도 짐을 baggage claim에서 찾은 후에 다시 부쳐야 하거든요) 사실 시카고 공항에서 비행기가 절 냅두고 떠날 때 제일 먼저 걱정된게 제 짐이었습니다. 의외로 미국이 서비스가 엉망이라서, 짐 찾기 힘들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에 겁이 덜컥 났드랬죠.
어쨌든, overbooking이 정말로 서로에게 좋은 것인지 아니면 항공사한테만 좋은 것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앞으론 유념하고 조심해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