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이 길어질 것 같아 미리 양해를 구합니다.
저는 결혼한지 3년이 채 안된 초보 맘입니다.
신랑과는 1년 남짓 연애하다 결혼했구요.
사건1. 신혼집
시댁에서 결혼얘기 나오면서 전세집을 구해주신다고 하셨습니다.
처음엔 8천 말씀하셨고,
시간이 지나 시아버지께서 하시는 일이 잘 될것 같다시며 차 포함 2억을 말씀하셨습니다.
상견례후 저희 친정 부모님 다시 모셔서, 더 좋은 집 해주게 됐다며 공치사 아닌 공치사 하셨죠.
차 바꿀것 생각해서(차가 10년넘은 상황이어서 중고로라도 바꿔야 했었습니다. 또 신랑일이 차 없으면 안되는 일이기도 하구요.) 1억7천짜리 전세를 계약했습니다.
시어머니께서 남자 이름으로 집 해 놓으면 사고친다고 며느리인 제 이름으로 계약해 주셨습니다.
부동산에 제 핸드폰 번호 및 명함이 전해졌지요.
잔금을 치르기 전날 시아버지가 친정 아버지를 만나셨습니다.
일이 잘 되지 않아 돈이 없답니다.
잔금을 좀 해달랍니다...허...
그때가 결혼 한달도 채 남겨놓지 않은 상황이었습니다.
그렇게 잔금일을 좀 미뤄놓고 신혼여행을 떠났습니다.
다녀오니 회사에서는 어찌 된 일이냐며, 부동산에서 전화오고 난리도 아니었답니다.
결국 계약금만 날렸고, 집은 안 되었지요.
처음 말씀해주신 8천이라도 해주셨으면 월세로 돌려 살다 나올 생각이었습니다.
그렇게 신혼을 제가 쓰던 친정집에 있는 제 방에서 시작하였습니다.
시댁에서는 집을 해줄 생각을 안 하시고, 상황설명은 커녕 아무 말씀도 없으시더군요.
작은 전세라도 얻어주지 않으면 헤어지겠다고 말씀드리니 울며 겨자먹기 식으로 6천만원을 주셨습니다.
그 돈으로 전세 얻어서 시작했습니다.
저는, 이렇게 돈이 없으면서, 돈이 생길 구멍이 없으면서 아들 장가 보낸다고 허세부리고, 사과 한 마디 안 하신 시부모님이 이해가 안되고 상처로 남아있습니다.
저희 부모님은 사기 결혼이라면서도, 저 봐서, 신랑봐서 참고참고 아무말씀 안 하시고 지금까지 지냈습니다.
사건2.
시간이 주룩주룩 흘러 제가 임신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 과정에서 여러가지 작은 일들이 있었으나 생략하겠습니다.
임신을 하고 맞벌이를 계속 하려면 친정 엄마의 도움이 필요했습니다.
시어머니는 직장을 다니십니다.
친정 근처로 이사를 했고, 시집식구들이 왔습니다.
큰 시누이가 남자가 생겼다는데, 시부모님이 반대를 하시네요.
남자쪽 집에 경제적으로 부유하지 않다는 겁니다.
큰 시누이 말로는, 시부모님 되실 분들이 안정적이지 못하나 누나, 형들이 다들 잘 되어서 막내인 자기는 크게 부담은 없다...모 이런 내용의 대화들을 많이 하더군요.
우리 큰 딸은 곱게 자라서 가정부 쓰고 살아야 하는데, 없는집에 시집가서 어떡하려고 하냡니다.
저는...막 자랐나봅니다.
완전 울컥했는데, 태교를 생각해서 참고참다가 썩소를 날리며 말씀드렸습니다.
"아버지~다 살게되요~~속아서 결혼한 저도 잘 살고 있는데, 다 알고사는 시누이는 더 잘 살겠쬬~~그리고 저도 저희 집에서 엄청 곱게 컸는데, 별별 고생 다 하면서 살자나요~사람이 다 살게 되요~~~~"했습니다.
멋적으셨는지 그냥 눈을 피하시더군요...
그 날이 지나고, 월요일 아침이 되었는데, 아버지께서 저한테 전화하셔서, 그 남자 뒷조사를 좀 하라고 하셨습니다.
전세를 얻어온다는데 빚이 얼만지, 그 빚을 결혼해서 자기들이 갚아야 하는지, 집에서 해주는건지..등등...
하.....
월요일 아침부터 사무실에서 눈물이 주루룩 흐르더군요.
그때가 임신 7개월이 지났을 시점이었습니다.
화가나고, 서럽고, 우리부모님께 죄송하고...
며느리는 사기결혼 시켜놓고, 지금껏 사과 한 마디 없으시면서 딸자식은 걱정이 되셨나봅니다.
아들장가보낼땐 있는 척,,, 다 하시고선, 며느리가 돈 없다고 해도 맞벌이잖니~
너무 아껴쓰지 말고 적당히 쓰면서 살아라...
우리 며느리는 용돈도 한번 안 주네...
술 드시고 와서는 며느리를 향해 강아지라고 욕도 한번 날려주시고...
하셨던 분인데,
사건3.
그래도 시부모라고 저 서운한맘 잊으려고 노력했었습니다.
못받은 자식보다 못해준 부모 심정은 오죽할까...저희가 열심히 살게요..했었습니다.
그런 마음이 한순간에 다 무너졌습니다.
웃고 있으니까, 한번도 따지고 들지 않으니까 바보라고 생각하셨나봅니다.
우습게 여겨지셨나봅니다.
신랑한테 얘기했고, 항상 제 편이던 신랑이 하고 싶은대로 하라고 하더군요.
그래서 장문의 편지를 썼습니다.
간단히 요약하면, 결혼할때 지키지 못했떤 약속에 대해 이행을 하시던지,
저와 저희 부모님께 사과를 해 달라고 하였습니다.
알고도 없는 집에 시집가는 딸 자식이 그렇게 안타까우시면, 속아서 없는 집에 시집간 딸 자식 보는 저희 부모님 심정은 이해가 안 가시냐고...
말씀 없으시면 발길 끊겠다고 했습니다.
그렇게 시간이 흘러 제가 한달 반이나 더 먼저 조산을 했고, 백일때까지 아버지는 오시지도, 전화도 없으셨습니다.
그래서 저희도 시아버지 생신때 모른척 지나갔지요...
그제서야 전화하셔서는...그 편지는 다 잊었다. 읽는 순간 다 잊었다. 그러니까 와라...
이건 모...제가 서운하다 보낸 편지를 본인이 서운했는데 다 잊고 용서했으니 괜찮으니까 와라...이렇게 말씀하시더군요..겔겔
중간에서 시어머니만 좌불안석이고,,,그렇게 안 가기로 했지요...
어느날 시아버지가 암이랍니다.
헐...
저희 시아버지는, 젊어서 술, 도박, 여자 고루고루 하셨고, 지금은 암이랍니다.
시어머니가 본인 팔자는 왜 그러냐고 하시네요...너무 안되셨죠...
신랑도 이제는 가자고 합니다.
아버지 때문이 아니라, 시어머니가 너무 힘들어하신다고,,,
엄마까지 버릴 순 없다고...
네...가게 되었습니다.
입원을 하게 되셨고, 저희 친정 아빠가, 저쪽에서 할도리 못해도 우린 기본적인 할 도리는 하자고 하셔서 병문안을 가셨습니다.
살기 힘든 저희 형편에, 대출 긁어 병원비 보태시라고 200드렸습니다.
좀 느끼신게 있으셨나요...
추석때 사과를 하시네요.
미안하고 고맙다고. 부모님께서 진솔하게 전해달라시네요...
저는 이미 우울증때문에 정신병원 다니고 있었습니다.
첫 손주가 태어났는데도 전화 한통 없으셨던 분...
그 핑계로 전화해서 따뜻한말 한마디 했주셨다면 이렇게까지 마음이 얼어붙지 않았을 것 같은데...
사과 받고 며칠간은 마음이 좀 풀어진 것 같았습니다.
사건4.
그런데 큰 시누 결혼식날,,,
저는 그 집 식구가 아니네요...
앞에 서서 인사를 하는데, 얼굴도 모르는 사람들이 오고가는데 저를 소개시켜주는 사람은 없네요.
신랑은 나중에 미안하다 했지만, 막내 시누이는 오빠부부 나란히 서 있는데 자기 친구를 신랑한테만 소개시켜주고 면전에서 저를 그냥 지나치네요.
사실 시누이들은 저한테 잘 해줬습니다.
그런데 그날 의도적으로 그랬다고 생각은 되지 않지만 그 일이 너무 크게 서운하고, 시댁에 대한 맘이 풀리지 않네요.
다음날 친척들 새벽밥 지어 아침상 차리고, 앉아서 밥을 먹는데 시아버지께서...
이모부, 할머니 삼촌들께 "모 더 드릴까요? 이런것도 안 물어보고 앉아서 밥만 먹고 있네~ 매너가 개매너네" 하십니다.
그래서 가시돋힌 말로 "모 더 필요하세요?"하고 말을 던졌습니다.
그게 10월 말경입니다.
이번주에 김장하신다는데, 아기 데리고 꼭 오라고 하십니다.
저는 정말정말 가기 싫고, 신랑도 가지 말라고 하네요.
저는 이 마음이 풀어질 것 같지가 않습니다.
저도 나름 노력을 많이 했습니다. 그런데 모 한건한건 터질때마다, 너무나 힘들게도
마음이 답답하고 죄어옵니다.
누군가가 심장을 줄로 돌돌 말아 잡아당겨, 쪼이는 느낌입니다.
늙으막에 암에 걸리신 시아버지, 너무 안 됐습니다.
그런데 젊은 시절 방탕하게 사시고, 지금도 아버지라고 남편이라고 한 집에 살고 있는
시집 식구들이 더 안 됐습니다.
60가까워 지도록 일만 하시는 시어머니가 너무 안 되서 잘 해드리고 싶습니다.
그런데, 한마디 툭 던지시면 그냥 창이 되어 심장에 꽂힙니다.
처음에 일년은,,, 잘 하고 살아야지 했을때는 이렇지 않았습니다.
시아버지가 저한테 사위될 사람 뒷조사를 하란 말씀을 하시기 전에는, 말도 잘 받아치고, 말장난도 잘 하고, 서운해도 그래도 이정도는 따로 살다 만난 사람들이 겪는 기본 트러블이라 생각하고 그저 웃으며 지냈습니다.
그런데 그 이후로는,,,아기를 조산하고, 인큐베이터로 보내고, 그 아기를 보러 오지도 않는 시아버지, 다리가 아프셨다고 하시는데 순간 어머니께 그랬습니다.
"그럼 손가락이랑 입도 아프셨어요? 전화는 하실 줄 알았어요."
행복하자고 결혼했는데, 저는 우울증 초기라는 판단을 받고 병원을 다니고 있습니다...
시댁에 가는게 무섭습니다.
오늘은 내가 무슨 상처를 받을까...생각합니다.
너무 예민하게 변한 제 자신이 낯설고, 이렇게 만든 시댁식구들이 싫습니다.
시댁에 가면 멍하니 앉아있는 저를 발견합니다.
저는 낯도 가리지 않고...너무너무 활달한 사람입니다.
지금도 시댁이 아닌 다른 곳에선 예전과 같습니다.
신랑이 티비를 보다가 묻습니다.
다시 태어나도 나랑 결혼할거야??
박미선씨가 다시 태어나도 이봉원씨랑 결혼한다고 했다죠?
단, 조건이 박미선씨 본인이 남편으로...
웃자고 한 얘기겠지만 저는 말못할 그 심정 알 것 같습니다.
저도 대답했습니다.
"응.그런데 조건이 있어...시아버지가 지금 시아버지가 아니어야 해..."
말해놓고 눈물만 흐릅니다...
시아버지만 평생 안 보고 살 수 있다면, 사랑하는 남편이랑도 헤어질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너무 긴...주제없는 넉두리였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