홀로, 지난 세 번의 쓸쓸한 가을을 지내며
지난 연인을 그리워하거나 혹은 언제인가는 다가올 이쁜 인연을 그리다
문득 혼자임을 깨닫고 이내 무거워지는 고개를 푹 숙여왔던 나.
일어나서부터 매일 매일을 혼자, 또 혼자를 고수하며
쓸쓸한 발걸음으로 집으로 돌아오면서 되려 그런 혼자가 멋있는거라고
스스로를 위로하던 나였는데,
언 3년만인 것 같다.
여러번 언급해왔 듯, 코가 시려워지고 날씨가 급히 떨어져
어깨가 오들오들 흔들거리기 시작하는 가을은
1년 내 억눌렸던 나의 감성이 온몸을 뻗어대고
혼자 털어내는 소주 한 잔 한 잔에 취해
주황색 가로등에 비틀비틀 집으로 돌아오는 나의 모습이
잘어울리는 그런 계절이었다.
오랫동안 꽁하니 얼어붙은 내 마음은 스스로를 보호하기 위해
더 냉정하고 차가운 울타리를 넓게 또 높게 쳐왔었고,
바쁘다는, 그리고 여유가 없다는 말들로
다시는 누군가에게 마음을 열지 않을것이란 두려움을
감춰왔었지만.. 그리고 1년 1년의 이맘 때는 한동안은 꽤 오래 지속될 것으로 생각했었지만..만..
올 가을.. 슬슬 몸이 으슬으슬 추워지기 시작하는 날씨가 다가오는데도
코 끝이 시립긴 해도
내 안은 밝고 따뜻해진 것 같다.
온 세상의 죄를 짊어진 사람처럼 사랑에 있어
다시는 누군가를 책임질 수 없을거란
막연한 자책감때문에 눌렸던 나의 마음이
이제서야 재생되어 더 깊어진 그리고 성숙해진 모습으로 그 자신을 드러냈어.
참 오래전에 내 스스로 약속했었던
후회하지 않기 위한 최선의 노력,
긴 시간동안
사랑할 권리에 대한 슬픈 이별의 의무를 천천히, 그리고 성실히 이행했던 만큼
스스로에게도 현재의 내게 속한 연인에게도 부끄럽지 않을 수 있는 것 같아.
모처럼 찾아온 뜻 밖의 행운
오랫동안이었던만큼 난 다시 사랑할 권리를 가져도 되는거겠지?
끝이란 것을 알고 시작하는 관계란 없다
비록 미래에 그 의무를 다시 이행하게될지라도
난 또 내 나름대로의 후회하지 않기위한 최선의 노력을 다하게되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