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톡을 즐겨보는 20대 노멀한 남자 입니다
몇일전에 있던 일이 떠올라 한번 끄적여 봅니다.
친구 한녀석이 갑자기 저희집에 놀러온다고 전화가 왔습니다.
다른 친구들과 다르게 혼자만 떨어져 사는 처지인지라 잘 놀러오지도
않는데 자진해서 갑자기 놀러온다길래....두손 두발 다 들고 환영할 일이죠-_-
이 친구가 잘난척이 좀 심한 녀석입니다.
자뻑 증상도 이정도면 S급 이상일지도-_-;;;
아무튼 그런 녀석이 와준대니..고맙기만 하죠.
아무도 오지 않았던 우리집에 드디어 첫 손님이 도착했습니다.ㅎㅎㅎㅎㅎㅎㅎ
그렇게 집에 초대해서 밥도 배불리 먹고 양껏 술도 마시고~
발맞대고 자고 일어나서 생각해 보니 멀리서 와준 이 친구가 새삼 고맙게
느껴지더라구요.
그래서 보답도 할겸 밴드 연습실에 초대해서 구경시켜주고
뒷풀이를 데려갔습니다.
그날 마침 아는 일본 누나가 한국에 놀러온 날이라 인사도 시켜주고
재미있게 놀려구요~
고기집에서 고기도 먹고 술도 먹고~하고 호프집으로 자리를 옮겨서
주구장창 퍼마셨습니다.
일본인 누나가 도착해서 서로 인사시켜주고 친구녀석은 짧디 짧은 일본어 실력으로
더듬거리면서 말을 걸어보기도 하고-0-a
그러다가 문득 떠오른 이 친구의 생일 날짜...다음날이더군요.
그때 제가 이 친구 생일을 기억했던 시간이 대충 11시 55분 전후쯤 되었을겁니다.
참고로 이 친구 생일 파티엔 10년을 알아온 친구이지만 한번도 가본적이
없었습니다.
물론 초대받아본 기억도 없구요-_-;;;
그래도 저와 처음 맞이하는 생일인데 뭐라도 해줘야 겠다..생각해서
"야...나 화장실좀...." 하고 말을 해놓고 쏜살같이 아래로 내려가서
한눈에 봐도 정말 쬐그마한 8000원 짜리 케익을 샀습니다.
(월급도 거의 동이 나고 그날 제가 돈을 좀 많이 내서
비싼건 엄두가 안나더군요...ㅡ.ㅡ친구야 미안하다..ㅠ.ㅠ)
호프집 실장 누나에게 12시 정각에 음악 틀고 몰래 케익에 촛불 붙여서
갖다 달라고 부탁하고 태연하게 자리로 왔죠.
12시 정각이 되자 울리는 생일축하노래...
친구가 투덜거립니다.
"아..또 어떤XX 생일이냐?"
바보입니다.지 생일인줄도 모르고-_-;;;
그러다가 저희 테이블에 도착한 케익..어안이 벙벙하던 친구를 축하해주며
같이 합석해있던 밴드맴버들과 일본인 누나..저..이렇게 노래를 부르고
축하해줬습니다.
생전 처음 보는 표정을 짓더니 촛불 끄면서 이내 눈물 글썽이던 녀석...
친구에게 이런거 받아본적이 없대요-_-
생각해보면 제 친구들...그런거 챙겨주는데는 센스 빵점이라 그럴만도
하겠다..싶더라구요...ㅡ.ㅡ
(일례로 예전에 친구 생일에 선물 가져온걸 보니까
현금 만원...-_- 담배 한갑;;;;... 빈손.....-_-a)
나름 뿌듯하더라구요.
친구의 그런 모습을 보니 제가 다 기쁘더라구요.ㅎㅎ
왕자병 말기인 이녀석도 사람이긴 한가 봅니다.
인간적인 그런 모습에 감동할줄도 알고..^-^
여러분도 가끔씩은 애인이 아닌
친구를 위해서 작지만 정성담긴 이벤트
한번쯤 해보는것도 좋지 않을까요?^-^
XX야..생일 축하한다~ㅋ
P.S : 호프집 돈은 친구가 다 계산했대요~ㅎㅎㅎ-_-;;;
원래 제가 사기로 하고 데려간건데 케익 하나에 기분이 되게 좋아졌나봐요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