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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강남 신사동]강강수월래 호박전+김치찌게 good!

Joshua T. |2010.01.11 18:20
조회 740 |추천 0

며칠 전 가을비 같지 않게 비가 퍼 부은 날. 내 마음처럼 맑간 소주가 그립고 해서 찾아 간 집.

지나 다니면서 몇 번 본 집인데 생각이 나 들어 가 보았다.

비가 와서 그런지. 좀 후미진데 있어서 그런지 손님이 없어 조용해서 분위기가 마음에 들기 시작했다.

 

인테리어는 나름 신경을 쓰셔서 괜찮았고 소주 마시기엔 좋았던 분위기.

메뉴에서 김치찌게와 눈에 뜨이는 해물호박전(?)이 있어 소주와 함께 시켰는데 먼자 서비스 안주가 나온다.

계란 후라이 두개. 싸우지 말라고 명수에 맞추어 주는 것 같다. 그리고 김치. 약간 겉절이 비슷한 것이 맛이 꽤 있었다.

계란 후라이. 나 처럼 연식이 있으신 분들은 그냥 만만하게 생각되지 않는 음식이다. 뭔가 엄마 생각도 나고 시골에 가면 할머니가 뇌물주듯 부쳐 주었던 것이 계란 후라이. 그 당시엔 다방에서 모닝커피에 아주 작디 작은 계란 띄워주고 돈 더 받던 좀 고급 음식. 하여간에 오랜 만에 계란 후라이를 안주로 소주를 마시니 잊었던 것이 많이 생각이 났다. ㅎㅎ

그러자 드디어 주문했던 김치찌게 등장.

약간 물이 많이 잡혀 있어서 싱겁지 않을 까 했는데 아주머님 왈 '브로스타에 끓이면서 드시면 괜찮을 거에요'. 음~ 그냥 믿기로 하고 국물 한 숟갈 떠 넣었는데 아주 시원하고 꼭 김칫국과 찌게 중간의 간이 너무 좋았다. 밖에 비는 마구 내리는 분위기와도 딱 맞고 오랜 만에 뭔가 박자가 맞는다는 생각에 기분이 업~ 되는.. 너무 괜찮았다.

국물 건데기를 뒤졌는데

생각보다 많은 욱식~ ㅋ 기분이 더 좋아졌다. 뭐 제주 토종흑돼지 정도는 아니겠지만 냄새 없고 육질 괜찮은 '남의 살'이 맛 좋은 국물에 잡겨 있으니 앞으로 내 핏줄에 알콜계수가 많이 올라갈 것은 이미 기정사실이 되어 있었다. 국물에 몸도 풀리고 맛 좋은 건더기에 입 전체가 즐거우니 흘러가는 시간이 아깝지 않을 무렵 주문한 해물호박부침이 나온다.

흔한 똑딱이 없어 폰카로 사진은 찍는 걸 용서를 구해야 할 판이다. 아주 괜찮은 모습의 호박부침이 이렇게 희멀겋게 나오다니 죄스러운 느낌이 든다.

우리 어머니도 호박부침엔 일가견이 있었는데, 이 집은 또 다른 호박부침의 해석을 하였다. 호박을 아주 얇고 잘게 썰어서 밀가루를 작게 넣고 거의 모양만 잡는 것 처럼 부쳐 나온다. 어릴 때 교육 잘 못 받은 사람들은 숫갈로나 퍼 먹어야 할 것 같이 흐믈거리는데 호박 맛이 입안에 가득하고, 특히나 호박에서 나오는 즙 맛이 즐거운 감칠 맛을 느끼게 한다. 오호라.. 소주 도적 한 마리 또 나왔다. 맑간 소주가 마구 흘러 들어가지만 약간 졸아드는 김치찌게와 감칠 맛이 좋은 호박부침 때문에 거부감은 전혀 느끼지 않으니 주주가 오래 갔다.

어느 새 안주는 없어져 가면서 뭔가 얌얌하였는데 그 때 같이 간 친구가 약간 코 맹맹이 소리로 '아주머니 아까 누릉지 있던데 좀 주세요~' 하니까 커다란 웃음으로 낼름 갖다 주신다.

와~ 공짜. 아직 머리는 까지지 않았지만 공짜는 좋다. ㅋ

'울 집이 밥을 하니까' 맞다 이 집은 낮에는 점심을 한다. '누릉지는 있으니까 담에도 또 달라고 해요~'

강남 바닥에서 이런 인심 보기 힘든데. 너무 즐거운 말씀을 하신다.

여름비와 같은 가을비에 마음이 싸해진 가을 밤. 내 마음처럼 맑간 소주만을 생각하고 들어갔건만 기대하지 않았던 인심에 못 느꼈던 즐거움이 가득했었다. 같이 간 친구와의 우정도 더욱 좋았고 맛이 좋아 멋을 느꼈던 좋은 경험 오랜 만에 하였다.

  

이 집 인포:

상호: 강강수월래

주소: 서울 강남 신사동 561-35

전번: 까 먹었음.

찾아가는 법: 신시역 사거리에서 도산대로타고 영동호텔 방면으로 가면 언덕 꼭대기 가기 바로 전, 그러니까 영동호텔 건너 사이드에 허연 김복남 (앙드레 김) 파씨옹 건물이 있다. 그 건물 정면에서 오른편에 스키 슬로프 같이 가파른 경사 골목이 있는데 경사가 끝나는 곳 왼편에 있다. 찾기 힘들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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