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책갈피

20살의 이야기 - '내가사랑했던'

김준혁 |2010.01.14 13:55
조회 92 |추천 0

 

photographs by yostalgia

copyright by 2010 JUN HYUK, all rights reserved

 

 

내가처음사랑했던그녀는세상에서제일이뻤었다.

수줍게내밀었던한송이파란장미를들고있던그녀는,

그누구보다도아름다웠다.

서로어렸던우리는,

손한번잡는데에도무지떨렸었다.그때의그떨림은아직도잊을수없다.

그추운겨울날만났던우리.

추워서라기보다는가슴설렘에더많이떨었던거같다.

보고싶어서매일매일들뜬밤을보내곤했었다.

침대에누워서도그녀생각에혼자서웃곤했었지.

서로마주앉아고운손으로고운글씨로편지를적어주고,

귀여운질투를하고,서로의눈을보며노래를부르곤했었다.

가슴떨림이손까지전해지던수줍은첫뽀뽀.

너무아름다워서두근거렸었다.

그녀가너무아름다워서같이보낸시간도아름답기그지없었다.

그추운겨울날지하철플랫폼에서안고있던우리는

두근거림을안은채헤어졌다.

 

 

내가두번째사랑했던그녀.또는날첫번째로사랑해준그녀.

내가천국보다아름답다며날사랑해줬던그녀는,

내마음이내떨림이비루하게비춰질만큼날사랑해줬었다.

뭘좋아하는지말하기보다는,내가좋아하

는걸물었다.

어떤색을좋아하는지말하기보다,내가좋아하는색을물었다.

보러오라고하기전에,자신이보러가겠다말했었다.

지금생각해보면,그녀는내게너무사치스러웠다.

그래서였는지도모른다.

그녀에게난해주는것없이받고싶어하는어리광쟁이에불과했다.

내가얼마나미웠을까.

나때문에얼마나아팠을까.

 

지금생각해보면그래,미안함뿐이다.

헤어지고나서도한동안은미안함에어쩔줄을몰라했다.

그때의기억을떠올려보자면,여전히미안함뿐이다.

절대사랑하지않았던것은아니다.

지금당장묻더라도,나는눈을마주보고'사랑이었어요'라고말할수있다.

지금그러면무얼할까.

 

어차피지나간시간이다.지나간사랑이다.

나에게만지나간것이아니라,그녀에게도난지나간시간일뿐이다.

그녀는아직도예쁘다.

그녀는소녀같은마음을가졌다.

좀더일찍알았더라면,

내가좀더성숙했더라면난정말천국보다아름다운사람이됐을지도모르겠다.

지금에서야말하지만,헤어지고나서야

그녀가천국보다아름다웠다는걸알았다.웬지부끄러워서말하진못했지만..

가끔그녀의싸이에들어가,사랑얘기를읽곤한다.

행복하게지내서다행이다.라고생각을하곤하는데,

그녀의글을읽는건무척이나즐겁다.

진심가득담아펜을꾹꾹눌러쓴글처럼,조그마한것하나하나그녀가보여서좋다.

소녀같은그녀가좋다.

 

 

 

내가세번째사랑했던그녀는..

그녀는.

음.지금도술을마시고있을지도모른다.

그렇게좋아하는고기를안주삼아술을마시며울고있을지도모르겠다.

그렇게마시고마시고마시다가

분에못이겨내욕을하다가울며잠이들었을지도모르겠다.

이뻤던그녀다.

처음만났을땐어이없게도곱창을먹으러갔었고,

두번째만났을땐홍대커피빈을갔었다.

세번째는혼자서그녀연극을보러갔었고,그녀는고마워했었다.

네번째는코엑스에서만났었는데,하루종일엄청돌아다녔었는데,

흡연실이있는커피빈을찾는다며,코엑스를몇바퀴를돌았었다.

넌다리아프단말도못하고,난미안함에어쩔줄몰라서더빨리걷고..

홍차왕자가나오는호수공원에서같이해뜨는걸보고,

090817.여름휴가를마치고그렇게밤새고출근을하는데광화문까지

같이좌석버스를탔던게기억난다.

나란히앉아서,같이음악을듣고,얘기를하고.혹은같이졸거나.

내가좋아하는킬힐.파스쿠치.아메리카노.

우리동네파스쿠치엔함께너무자주갔던탓에,갈때마다허전하고

마음이밍숭맹숭하다.

고기먹을땐밥을같이먹지않고,카페슬로우,vudu,uncle29..등등

과거에비하면내가놀랍게도참오랜시간함께했구나.하고생각하곤한다.

이미지나버린그짧은순간이,돌이켜보면참오래시간이었다.

 

누가잘못했을까.잘못한사람이있기나한걸까.

모르겠다.

아직까지는널생각하면먹먹하다.

먹먹하고답답하다.

그래,어쩔수없었다고생각해.

그냥여기까지라고생각하기로했다.

17층에서함께봤던바다는,이제둘이아닌혼자서보겠지만

그자리에그대로있을거다.

우리헤어짐을제외한모든것은그대로일테니까.

바뀐건우리관계일뿐일테니까.

날너무사랑해줬었음에몸둘바를몰라했었다.

내가사랑받은만큼,사랑해주고싶었는데그게잘됐는지도모르겠다.

어쩌면난아무것도못해줬을지도모르겠다는생각도문득문득들기도한다.

날사랑함에있어,널사랑함에있어난한치의의심도한적이없다.

같이있는그시간이,서로생각하고있는그순간이진심이라믿어의심치않았다.

그리고믿어의심치않는다.

애써되돌이키고싶은마음은없다.

사랑하지않아서가아니라,여기까지인게좋을것같다.

며칠사이에너무멀어져버리지않았을까.

단하나바라는게있다면,행여라도울까봐그게걱정이다.

앞에있다고해서뭘어떻게해줄수있는건아니지만,

그냥울지말았으면좋겠다.

나는이제괜찮아.

그러니너도괜찮았으면좋겠다.

 

 

 

 

내가사랑하고,내게사랑을주던그녀들은아름다웠다.

이른새벽에감정에들떠막무가내로글을썼는데굉장히길어져버렸다.

이런글을쓰는게조금은부끄럽기도한데,

사실은내가지금이글을왜쓰고있는지도모르겠다.

 

 

항상고맙게생각하고있다.

아름다웠으니까.아름다운시간을선물해줘서고맙고미안했다.

리얼리티보다는꿈이좋은바보같은사람인데다받은만큼나도주지못한것같아,

그래서고맙고미안하다.

 

내가사랑했던그녀들은아름답다.

추천수0
반대수0

공감많은 뉴스 시사

더보기

뉴스 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