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책갈피

현대차 결함숨기다.

은빛윤슬 |2010.02.16 07:11
조회 6,175 |추천 3

현대차도 결함 사실 숨겼다


경제투데이] 일본 토요타와 혼다의 리콜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국내 대표 자동차기업인 현대차가 리콜을 은폐하려 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11일 싼타페 동호회 등에 따르면, 신형 싼타페(CM)는 고압 펌프 파손과 기름 유출 신고 건수가 100여건이나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달리던 중 고압 펌프가 터져 시동이 꺼지면서 기름이 콸콸 새는 증상을 보였던 것.

자동차 전용도로를 달리다 이런 상황을 당한 한 운전자는 현대차 AS센터를 찾았을 때의 황당한 경험담을 동호회 게시판에 올렸다. AS센터 직원이 “싼타페 디젤은 원래 그렇다”면서 보증수리비 130만원을 내야 한다고 말했다는 것.

이게 문제가 돼 언론의 취재가 시작되자 “원래는 돈을 받아야 하는데 특별히 무상수리해주겠다”며 태도를 바꿨다는 것이다.

싼타페는 이밖에도 2륜구동 LSD(차동 제한장치)가 말썽을 일으키고 있다. 이 장비는 차가 험로나 미끄러운 길에 빠졌을 때 구동축이 헛도는 것을 막는 장비다.

그런데 이 차를 모는 J씨는 핸들을 돌릴 때 큰 소리가 나고 차체가 흔들거리는 느낌을 받아 AS센터에 입고해보니 미션에 장착된 LSD가 문제라는 판정이 나왔다.

그는 “부품가격에 공임을 합쳐 수리비가 500만원이나 되기 때문에 수리도 못하고 불안한 상태로 운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2륜구동 싼타페는 대부분 오래 주행했을 때 변속기에 내장된 LSD에 문제가 생기지만, 센터에서는 쉽게 인정하지 않는다”며 “노면이나 타이어 문제라는 식으로 차일피일 미루다 보증기간을 넘기면 무상수리를 해주지 않고 수백만원을 요구한다”고도 폭로했다.

싼타페 동호회에는 LSD 관련 문제도 수백 건 올라와 있다.

싼타페의 경우와 달리 투싼ix 수동모델에 대해서는 클러치 결함 사실이 동호회를 중심으로 퍼지자 현대차가 신속하게 무상수리를 해줬다. 이 차는 클러치를 밟은 뒤 원위치로 되돌아오지 않거나 늦게 돌아오는 결함이 발견됐다.

클러치가 원위치로 되돌아오지 않을 경우, 엔진의 동력이 바퀴에 전달되지 않아 차가 갑자기 멈추는 현상이 발생할 수 있다.

현대차는 지난달 미국시장에도 투싼ix를 출시했으나 모두 자동변속기 모델이었다. 이번에 국내에서 무상수리 대상 모델은 636대인 것으로 밝혀졌다.

 

◇리콜, 숨길수록 문제 커져

리콜이란 자동차 회사가 제조결함에 책임을 지고 공개적으로 결함을 수리해주는 것을 말한다. 최근 문제가 된 토요타 차량들은 가속 페달에 문제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고, 하이브리드카인 프리우스는 브레이크 결함으로 확인되고 있다.

혼다는 에어백 결함으로 리콜을 인정했지만 자사의 하이브리드카는 문제가 없다고 밝히고 있다.

이들 사례를 보면 몇 가지 공통점을 발견할 수 있다. 토요타의 경우는 프리우스를 제외한 나머지 차종의 경우 모두 일본 이외에서 생산한 차종이었다는 것, 초기에 결함을 인정하지 않고 쉬쉬할 경우 여론의 호된 뭇매를 맞는다는 것, 그리고 결국에는 업체가 잘못을 인정하고 리콜을 결정했다는 것이다.

우리의 경우는 어떨까. 국내 자동차업계는 자동차공업협회(KAMA)를 내세워 리콜을 자주하는 회사가 소비자들을 더 배려하는 것이라고 적극 홍보해왔다. 그러나 실상 공개 리콜은 피하고 있고, 소비자들의 요구에 못이겨 시행하는 리콜을 ‘자발적 리콜’로 포장한다든지, 리콜 대신 ‘무상 수리’ 또는 ‘서비스 캠페인’이라는 단어를 사용하고 있다.

이러한 국내 업체들이 해외에서는 적극적으로 리콜에 임하고 있다. 결함에 대한 잣대가 엄격하고 시장경쟁이 치열하며, 숨겼다 들통날 경우 엄청난 후폭풍에 휩싸이기 때문이다.

현대차는 지난해 미국에서만 모두 100만대에 가까운 리콜을 실시했다. 단일 결함으로 가장 큰 규모는 53만1894대의 리콜이 실시된 브레이크 램프 결함이다. 해당 차종은 2005년부터 2008년까지 생산된 엑센트(베르나), 투싼, 베라크루즈, 앙트라지(기아 카니발의 현대차 버전), 싼타페, 엘란트라(아반떼), 쏘나타, 아제라(그랜저) 등이다. 브레이크를 작동시켰을 때 스위치 접점불량으로 제동등이 켜지지 않을 수 있는 치명적 결함이다.

또 하나의 대규모 리콜은 1999년부터 2004년까지 생산된 EF쏘나타와 XG300?350(그랜저 XG)으로, 서브 프레임이 부식되는 결함이 발견돼 17만5765대 리콜이 실시됐다. 이 리콜은 일명 ‘쏠트 벨트’로 불리는, 겨울철에 눈이 많이 와 염화칼슘을 많이 뿌리는 주에 해당됐다. 그대로 방치할 경우 로워 컨트롤 암이 분리돼 바퀴 축이 차체에서 떨어져 나갈 수 있는 중대 결함이었다.

앞선 브레이크 램프 결함의 경우 국내에서도 같은 이유로 리콜이 실시됐다. 차종은 미국보다 적은 5개 모델로, 베라크루즈, 싼타페, 아반떼, 쏘나타, 그랜저가 해당됐다. 그러나 미국에서 리콜됐던 베르나와 투싼은 국내에서 빠졌다. 또한 2006년도 일부 모델에만 국한돼 리콜 규모도 3만7794대에 그쳤다.

서브 프레임 부식 문제와 관련한 리콜은 아예 국내에서 실시되지 않았다. 이들 차종은 현대차가 미국 공장을 세우기 전에 한국에서 생산된 모델이어서 내수용차에도 같은 결함이 있을 수 있다. 특히 올해처럼 잦은 폭설로 염화칼슘이 많이 뿌려지는 상황에서는 이들 차종을 몰고 다니는 운전자들이 피해를 입을 수 있다.

이와 관련해 현대차 관계자는 “해당 차종은 미국에서도 눈이 많이 오는 지역에 한정돼 리콜이 실시됐다”면서, “국내에서는 이에 해당되지 않아 리콜을 실시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국토해양부가 운영 중인 자동차결함신고센터( www.car.go.kr )를 방문하면 현재 어떤 차종이 리콜되고 있는지, 과거에는 어떤 차가 리콜됐었는지 확인이 가능하다. 이 정보에 따르면, 리콜 시행일로부터 최근 18개월 이내에 진행된 리콜에서 현대차는 단 3건의 리콜만 실시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앞서 언급한 브레이크 램프 문제와, 아반떼 XD의 측면 에어백 결함, 투스카니의 글로브 박스 결함 등이다.

대림대 김필수 교수는 “국내 자동차 업체들이 리콜에 소극적인 것은 사실”이라며, “특히 80%에 달하는 점유율을 가진 현대?기아차는 소비자들에게 더 적극적인 조치를 취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또 “개발 과정에서 좀 더 적극적인 테스트를 거쳐 사전에 문제점을 찾아내는 게 중요하다”며, “출시 일정에 쫓기다보니 문제가 생기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추천수3
반대수0

공감많은 뉴스 시사

더보기

뉴스 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