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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여간

길기는과객 |2010.03.23 17:00
조회 234 |추천 0

 

 

그 폭설에서의 운전은 자못 어렵고도 험하였다. 그날 갓길에 뒤로 돌아앉아 가드레일을 붙잡고 신세한탄을 하는 자동차가 무릇 기하였으며, 그 미끄러운 도로로 인해 이리저리 밀려 귀밑에를 붙이고도 멀미로 뻩어내린 스티어링휠이 몇어찌였겠는가? 더욱이 차선을 바꾸다 힘차게 트리플 악셀을 시도하는 SUV를 지켜보는 내 마음은 흥에 겨워 다리가 떨리는 것이 아니라는 걸 참 잘 알아주었더라.

 

아무도 밟은 것 없고, 간 적없는 길을 눈길에 차 바퀴 자국을 그려야 하는 마음은 새 신발에 흙자국으로 덮혔을 때 애재의 마음과, 순백을 바라보며 어디론가 향한 가학의 끝간 데를 알 수 없는 쾌감은 인간이 지닌 양면성을 잘 드러내주는 것이리라.

 

다음 날 산은 일등급 아니, 특등급 품질의 마블링으로 잘 숙성되어 있었더다. 간혹 사태가 난 곳이나 완만한 곳에 밭으로 경작한 부분은 피하지방으로 품질이 조금 떨어지긴 했어도, 큰칼로 저며내어 숫불에 올린다면 기분 좋은 스모크향을 피워올려줄 것이리. 저 어디 먼 곳에서는 푸른 안개가 일려오는 곳도 있어서 맛좋은 저 산으로 잔치를 치르고 있는 중인 모양이었는데 나도, 이미 손질이 끝난 특등급의 산 고기도 있어서, 어디 피워진 불만 있다면 몇 점 고기를 올리고 싶었지만 바쁜 출근길이라.......

 

하여간 지구에는 유기물이 많으니, 어디든 몇 삽 흙을 걷어낸다면 맛있는 고기를 캐낼 수 있게 진화되지 못했을까 묻고 싶으이. 그럼 콧등이 짠해지는 그런 일들은 좀 줄어들 듯 싶은데......

 

하여간......

 

하여간 음악이라도 올리고는 싶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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