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책갈피

비련의 여주인공은 없다.

전지전능최... |2010.04.01 22:02
조회 246 |추천 0

한 달째 너저분한 머리를 붙들고 다니다가

오늘 드디어 미용실을 갔다.

친구가 두달전에 잘랐던 곳으로 잘 자르더라면서

적극 추천하여 혹하는 마음에 같이 머리를 자르러 갔다.

퇴근길 지하철로 가는 방향에 있는 미용실로

역삼역 근처에 굉장히 큰 교회?성당? 이 있는데 바로

거기 뒷편에 간판을 끈채로 영업을 하고 있었다.

가까이 가니 유리벽 안은 환했고 여자손님들이 좀 있었다.

----미용실

무난한 이름이구나 하는 생각과 여자들 많은데는 무서운데

라는 생각을 하여 문을 열고 들어갔다.

 

그런데

 

싸늘하다...

카운터 직원이 당황한듯 하다.

처음오냐고 묻는다.

처음이라 대답하며 커트하러 왔다고 말한다.

그리고 고개를 돌려 가게안을 둘러보는데

아뿔사...

여자 손님들이 담배를 피고 있다.

미용실은 금연이 아닌가하는 생각과 함께 시선을 이동하니

미용사인지 손님인지 모를 모자를 쓴 여자가 잡지를 손에들고

빤히 쳐다고 있다.

뭔가 이상하다고 느낄때 쯤 감이 왔다.

아, 언니들 출근준비 하는구나...

여긴 그런 곳이구나...

그리고 나가기 뭣해 버팅기며 서 있으니 자리로 안내한다.

모자를 쓴 여자는 미용사였고 내 머리를 잘라주었다.

머리를 자르기 위해 난 안경을 벗었고 시야는 곧 뿌옇게 변했다.

혼란스러웠다.

혼자 벌거벗고 있는 느낌이였다.

훌러덩 벗고 다니는 것은 언니들인데 내가 부끄러웠다.

시야가 흐려 보이지 않아 더 시선을 어디다가 둬야 될지 몰라

차라리 눈을 감아 버렸다.

머리카락은 스걱스걱 잘려나가고 있지만

이미 머리에 대한 생각은 안드로메다로 간지 오래다.

어느새 마무리를 하고 샴푸를 하러 갔다.

옆에 있는 언니도 치마가 짧다.

얼른 눈을 돌려 자리에 앉아 딴청을 피운다.

샴푸를 하고 드라이를 하고 안경을 썼다.

머리는 꽤 마음에 든다.

손질할 거 있으면 다시오라고 한다.

 

올 것 같냐?

 

친구의 머리가 끝나지 않아 가만히 앉아서 주위를 관찰했다.

여전히 언니들은 담배연기를 쫙쫙 뱉어주시고 있다.

서로의 안부를 물으며 친근함을 표하기도 하고

미용사의 화장솜씨를 칭찬하는건지 함박웃음을 지으며

재잘거리기도 한다.

아무리 둘러봐도 못난 언니들은 보이지 않는다.

한 언니가 다가와 내 뒤에 있는 물건을 집기위해 내 앞에서 손을 뒤로 뻣는다.

난 눈이 튀어나올 뻔 했다.

이것이 바로 3D입체 야동인건가...

어찌나 골이 깊던지 호랑이도 살것 같았다. 

난 깜짝놀라 고개를 돌렸고 그 언니도 살며시 옷을 추스린다.

왠지 내가 죄를 지은 느낌이다.

여튼 언니들은 화기애애 했다.

표정들은 다들 밝았고 자신의 미모에 감탄하는듯

거울을 이리 저리 보며 만족스런 표정을 짓는다.

여자들은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러 갈때 화장을 하며 참 즐거워 한다던데 이 언니들은 뭐가 이리 즐거울까하는 생각을 잠깐하다 깨달았다.

아~ 이 언니들은 돈을 사랑하는구나.

좀 있으면 사랑하는 님 실컷 만나겠구나...

그래서 저리 기분이 좋은거구나....

슬프지 않아 좋구나.

 

기다리는 동안 친구에게 전화가 왔으면 했다.

어디냐고 물으면 천국이라고 말해주고 싶어서.

뭐, 나도 어쩔 수 없는 남자니까.

 

근데 언니들이  아무리 화장을 하고 머리를 하고 성형을 해도 미용실에서 제일 이쁜 언니는 당연 미용사라는 것.

 

그거슨 진리.

 

야무지게 열심히 사는 사람이 세상에서 제일 이쁘다.

추천수0
반대수0

공감많은 뉴스 시사

더보기

뉴스 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