둥글게 둥글게 살라는데, 그렇게 둥글어 지다 보면
당신은 정말 아무짝에도 쓸모 없어 지게 된다.
세상에는 사회라는 거대한 장벽이 서있고
세상 사람들은 저마다 자기 몸에 딱 맞는 틈을 찾아 헤맨다.
(딱 안맞아도 대충 헐거운 틈에서 버티는 한이 있더라도..)
'너나없이' 좀 더 견고한 틈을 찾아 이리저리 움직이고 있다.
여기서는 세상에 자기를 맞추기 위해 자기계발(?)을 하는것이 미덕이다.
꽉끼워져서 단단히 고정될수록 기쁜일이기 때문에
젊은이들은 날카로운 연장으로 자기 몸 이곳 저곳을 깍아낸다.
'심지어 연장으로 자기 몸을 깍는 사람들도 있다!' 가 아니고,
모두다 멀정한 몸을 '어려서 부터' 미리 미리 깍아낸다.
비싼 연장일수록 성능이 좋아서, 좀 더 세밀한 조각이 가능하다.
얼마나 멋지게 조각하느냐에 따라서
장벽의 틈바구니에 간택 될 수 있다.
장벽의 취향은 아주 까다롭다.
이 돌은 좀 튀어나오고.. 이 돌은 너무 길어서 안맞아..
언제나 조금 더 높아지기를 원하는 장벽은
오늘도 수도 없는 돌맹이들을 '걷어내며' 스스로를 높인다.
처음에는 돌들이 모여 만든 장벽인데, 이제는 장벽이 돌을 고른다.
이렇다보니 스스로 둥근 사람에게는 아무런 틈이 주어지지 않게된다.
어떤 사람들은 나처럼, 틈에 들어가야 할 이유조차 잃는다.
무언가 처음부터 잘못되었다.
나는 오늘도 둥글어 지고 있고.
여전히 나 자신을 모나게 갈아대야 할 이유를 모르겠고,
내가 원래 어떤 모양이었는지도 모르겠다.
나는 그냥 들판에 드러누워 하늘을 바라보고 싶고,
강물을 따라서 넓은 세상을 구르고 싶다.
나는 아직 장벽틈에 끼어들 준비가 덜 됐고,
그렇다고 장벽 역시 아직은 무너질 준비가 덜 된듯하니.
당분간, 아무것도 끝나지 않을것 같다.
나는 그래서 오늘도
우리 연아와....
식모일만 하다가 죽은 불쌍한 세경씨와
마지막으로 우월하신 나의 유이를 보며
취직준비나 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