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어리에 써놓은 글을 그대로 옮긴거라.. 반말 이어도 이해바랍니다..
문제는 4월 1일.. 그 날 밤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내가 주최한.. 그래 주최하지 말았어야 할 그 모임이 열리고 만다.
처음부터 간호대 11명중의 일부가 표정이 좋지 않았다.
처음이라 어색하니까..어색한게 당연하니까 얼음장 같은 분위기를 깨고자 이쪽저쪽 테이블을 돌아다니며 놀기 시작했다.
그렇게 한참을 놀다가 추가로 도착한다는 일행의 전화를 받고 계단을 내려가는 순간 '그녀'들의 목소리가 들린다.
"진짜 못생겼네, 남자ㅋㅋㅋ 사랑을 찾긴 무슨ㅋㅋㅋ 괜히 왔어 얘네 진짜 싫어"
대충 이런 내용의 대화였는데, 눈 딱 감고 못들은척 했다. 나만 모른척 하면 다들 재미있게 놀다 갈 수 있는 자리였다고 생각했으니까.
그게 내 크나큰 착각이었다는 것을 깨달은 순간은 얼마 되지 않아서였다. 연달아 도착하는 새 멤버들을 마중나가 데려오고, 취한 친구들을 집에 데려다주고 하는 사이 어느새 술자리는 나도 모르는 사이에 마무리 되어가고 있었다. 마지막 남은 녀석 버스타는데까지 데려다주는 길에 03학번 선배님에게서 전화가 왔다. 이 녀석이 전화기를 뺏어들더니 막말을 하기 시작한다. 너무 당황해서 말릴 틈도 없었다. 후에 다시 전화가 와서 사과드렸지만 약 10살 정도 어린 녀석한테 막말을 들으시니 기분이 잘 안풀리시나보다. 어쩔 수 없다. 나중에 혼나더라도 나는 술자리를 마무리할 책임이 있었다. 모임이 있던 술집에 도착하자 한 녀석이 나에게 오더니 말을 꺼낸다.
아까 내가 들은 말들. 더도 덜도 아니었다. 딱 그만큼. 자기한테 대놓고 이야기를 하더랜다. 이 녀석은 꽤나 빈정이 상한듯 했다. 이 이야기를 나머지 아이들에게 해야하나 말아야하나 고민하는데, 우리조 아이들.. 착하디 착하고 순한 아이들.. 내 눈만 봐도 아나보다. 자기들도 다 안다더라. 누구처럼 대놓고 듣지는 않았지만 너무나도 선명하게 들렸다더라. 그렇게 씁쓸하게 서있는데 또 다른 한 녀석이 다가온다. 말을 꺼낸다. "형.. 못생겨서 죄송해요.."
억장이 무너진다. 열받아서 눈물나보긴 처음이더라. 눈물이 날 것 같아서 일부러 그 녀석에게 화를 냈다."사내새끼가 그런 말 좀 들은거 가지고 뭘 그러냐"라고 나무라다가 조원들 그런 대접 받게 하는 내 자신이 조장이라는게 너무 한심해서, 하나하나 모두 멋지고 잘난 녀석들인데 조장을 잘못 만나 그런 말이나 듣게 만드는 나에게 화가나서, 꼴에 자존심은 있어 차마 미안하단 말은 못하고 그냥 멋쩍게 웃어보였다. 그렇게 한참을 우리 아가들 기분 풀어주고 집에 돌아왔다. 아무리 생각해도.. 이쁘면 말도 안한다. 우리 아가들이 간호대 '그녀'들에 비하면 훨씬 아까운데 그런 소릴 들었다는 것에 자존심이 팍 상한다. 그렇게 재미없었던 자리였나 싶어서 자책하고 있는데, 인문대와 공대, 상대 그리고 사회대 참석자(간호학과와 우리조를 제외한 나머지 전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에게서 연락이 온다. 정말 재미있고 유쾌한 시간이었으니 다음에 이런 자리 있으면 빠뜨리지 말고 자기 꼭 불러달라고.
아무래도 이 모임의 분위기 자체가 잘못 되었던 것은 아닌 것 같다.
그래도 이 일을 문제 삼고 싶진 않다. 우리 아가들이야 내가 어떻게든 달래주지 뭐..^^
다음날 밤, 메신저로 쪽지가 온다. 간호대 녀석 중 하나였다. 순간 눈에 불꽃이 튀었지만, 참는다. 웃으며 대했다. 그러나 해명 정도는 들어야 나도 우리 아가들에게 할 말이 있을것 같아 해명을 요구했다. 물론, 미안하다는 말 밖에 안 할 것이라고 알고 있었지만 그래도 이것이 내가 상처 입은 아가들에게 해줄 수 있는 최대한의 역할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그녀의 대답은 의외였다.
오빠한테 미안하긴 한데~
간호학과가 잘 못 어울려서 그런건데
오빠가 분위기 띄워준것도 아니고 그랬자나요
저희가 멀 잘 놀아요~
애들 다 집에 가고 싶어 죽을라하던데^^
아니 근데 오빠가 먼저
잘생긴 사람 많이 온다고 그랬었자나요
오빠가 그렇게 먼저 말해서
얼굴 기대하게 했자나요
미안하다고 말하는데 뭐 어쩌라구요 <대화내용중 일부 발췌>
순간 이 일을 그냥 넘어가려던 내가 병신 같아 흥분 상태가 되었다.
여성에게 친절하게 대한다고 자부하는 나이지만, 욕을 섞어가며 맹비난하기 시작했다. 계속 몰아붙이자 어느새 말이 없다. 열받아서 대화명을 바꿨다. 물론 내용은 간호대를 비난하는.. 뭐.. 그랬다.
그러자 다시 말을 걸어온다. 제발 지워달라고. 우리 아가들을 걱정하는게 아니라, 지네 과 이미지를 걱정한다는 것에 다시 한 번 분노했다. 나도 참 다혈질이지.. 결국 간호학과의 선배를 불러 뒤집어 엎었다. 누가봐도 그쪽 잘못이니 팔이 아무리 안으로 굽는다 해도, 입이 열개라도 할 말이 없다. 그쪽 선배가 한 마디 하자마자 바로 월요일에 사과하러 오겠다고 한다. 내가 그 녀석 보다 나이도 많은데 나는 다른과여서 만만하고 그 녀석은 직속 선배라 무서운가보다. 어이없지만 한 번 꾹 눌러담으며 사과를 받아낸다는 것에 만족하며 넘어가기로 했다. 나는 이제 우리 아가들을 보호한다는 점에 있어서는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했다고 생각한다. 지친다. 그저 이 모든 것이 만우절의 장난이었으면...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