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 희망, 사랑.
그 얼마나 가슴뛰는 이야기던가.
나는 언제까지 그
가슴뛰는 것들을
쳐다만 보고 있어야하나.
손이 닿지 않는 작은 항아리에 담아
깊숙한 수납장안에 밀어넣어 놓고
그 언저리만 바라보고 섰다.
가슴이 뛰면 죽는 줄 아는지
설레임 자체가 그저 죄인냥
두려움 반 좌절감 반으로 처다본다.
현실과 타협하라는 말이
나는 그저 꿈, 희망, 사랑 그런것들을
까만 크레파스로 칠하라는 줄 알았다.
현실에 적응하라는 말이
나는 그저 꿈, 희망, 사랑 그런것들을
가차없이 포기하고 우습게 여기라는 줄 알았다.
혈실과 타협하는 것은
현실에 적응하라는 것은
그저 없애고 죽이라는 것이 아닌데.
나는 언제까지나 그렇게만 알고 있었더랬다.
그래서 이미 없어진 그런 것들을 찾아
공허해진 마음 한 구석을 휘휘 젓고만 있다.
속시끄럽다.
타다 남은 누룽지도 없는 빈 솥을 긁고 있는 마냥
너덜너덜해진 걸래를 푹푹 삶고 있는 마냥
내 마음은 그러했다.
돌이켜보면 나는
꿈꾸기 좋아하고
도전하기 좋아했다.
또 돌이켜보면 나는
포기하기 좋아하고
몸 사리기를 좋아했다.
이제 먼 훗날 돌이켜볼 나는
내가 만들어나갈 것을 아는데
새롭게 시작하기 앞서서 두렵다.
도화지는 더이상 하얗지만 않았던 것이다.
하얀 줄 알았던 도화지가 아니었던 것이다.
조금의 실수가 내 그림을 망쳐버릴 것 같아 두렵다.
그래도 시작해야지.
그래도 이대로는 아니지 않는가.
그래서 나는 오늘 꿈을 꾸려한다.
멍청하게 앉아
멍청하게 한 곳을 바라보다가
멍청하게 귀를 닫고 눈을 감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