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싸움을 아주 잘한다.
나는 싸움을 아주 잘한다. 원래부터 내가 싸움을 잘 했던 것은 아니고, 오랜 수련과 연마를 통해 싸움의 기술을 터득했다. 검도관이나 태권도장 같은 무슨 ○○도장을 차려볼까도 살짝 생각해 보았다. 하지만 수련생들이 적을 것만 같아서 포기하기로 했다. 나의 싸움의 기술이 그냥 썩는 것만 같아서 안타까웠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에게 전격 공개하기로 했다. 나는 대한민국이 싸움을 아주 잘하는 나라가 되기를 간절히 원기 때문이다.
내 주변에는 키도 크고 잘 생기고 힘도 센 사람들이 많다. 그뿐만 아니라 부와 명예 그리고 권력을 쥐고 나를 위압적으로 몰아세우려는 사람들이 참으로 많다. 우선, 나는 그들의 모든 것들을 인정해 주기로 했다. 당신은 나보다 키도 크고 잘생겼고 힘도 정말 세군, 그리고 내가 지니지 못한 부와 명예 그리고 권력도 갖고 있구나, 라고 철저히 인정해 주기로 했다. 예전에는 절대 인정하지 않으려고 했었는데, 아무리 생각해보아도 그것은 현실과 사실을 거부하는 나의 옹졸한 마음에서 비롯된 치졸한 열등감의 확인에 지나지 않았다. 그래서 일단 모든 객관적 사실들을 인정해 주고 나서, 혹시 그들이 갖고 있지 않은 그 무엇이 있나, 살펴보기로 했다.
우연히 공자의 <논어>를 읽게 되었다. 평상심이란 단어가 나온다. 항상 마음이 평온한 마음의 상태를 이르는 말이다. 사람으로 태어나서, 어찌 평온한 마음을 계속 유지할 수 있다는 말인가? 처음에는 웃기는 짬뽕과 같은 것으로 취급했다. 성현이 아니면 절대 지닐 수 없는 그 평상심을 나와 같은 평범한 사람이 어찌 지닐 수 있겠는가? 그런데, 가만히 생각해보니, 키도 크고 잘생기고 힘도 센 사람뿐만 아니라 부와 명예 그리고 권력을 쥔 사람들도 그 평상심을 갖고 있지 않았다. 나는 고집이 강하고 자존심이 강한 사람이다. 그래서 그들이 갖고 있지 않은 평상심을 갖기로 했다. 요가도 배워보고, 교회도 다녀보고, 불교 관련 서적도 읽었다. 그런데, 평상심은 미꾸라지처럼 나의 마음속을 잘도 빠져나갔다. 조금씩 나는 지쳐버리기 시작했다. 그 놈의 미꾸라지 같은 평상심!
하지만, 나는 고집이 강하고 자존심이 아주 강한 놈이다. 가급적 폭력영화나 폭력적 오락을 피했다. 그리고 사랑의 시보다, 마음의 평온을 주는 시를 찾아 읽었다. 그리고 새벽에 일어나면 하루에 5분 정도 명상이라는 것을 해보았다. 거창한 명상은 아니었다. 그냥 내가 살고 있는 곳은 어디이며, 나는 왜 살고 있는가? 나와 함께 살고 있는 사람들은 누구이며, 내가 어떻게 살아야 인간답게 행복하고 평화로울 수 있겠는가? 이런 공상 비슷한 생각을 계속하다보니, 나도 몰래 습관이 되었다. 떨어지는 빗방울을 보면서, 저 동그란 원은 불교에서는 충만함과 원만 그리고 완성을 상징한다던데, 이런 생각들이 찾아들기 시작했다.
어느 날부터인가? 나는 키도 크고 잘생기고 힘도 세며, 부와 명예 그리고 권력을 지닌 사람들을 만나도 주눅이 들지 않았다 참으로 놀라운 변화였다. 나는 자신감을 회복했다. 나의 자신감을 회복시켜 준 평상심에 감사의 마음을 갖는다. 물론 가끔씩 미꾸라지 같은 평상심이 달아나기도 하지만, 다시 자신감을 회복하기 위해 미꾸라지를 잡기 위해 노력한다. 싸움은 타인과 하는 것이 아니라, 내 자신과 싸움이 가장 어렵다는 진리를, 나는 바보처럼 뒤늦게 깨들은 것이다. 여러분들도 자신의 마음속에 미꾸라지와 싸움에서 승리하는 훌륭한 싸움꾼이 되기를 기원해 본다. 모두들 행복하시길 바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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