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소녀를 좋아한 마을 청년이야기
- 비틀어진가시나무
어느 시골 마을에 한 청년이 살고 있었다.
그냥 정말 평범한 시골 청년이었다.
성실한 건 말할 필요도 없고
그저 그런 고전 소설들에 나오는 그런 평범한 청년이었다.
그리고 정말 전형적이게도
이 청년은 마을에서 가장 예쁜 소녀를 사랑하게 된다.
그 후로 청년은 가슴이 터질 것같이 두근 거리고
날이 갈수록 잠도 못자고 일에 집중도 하지 못했다.
결국 청년은 마을에서 가장 유능하다는 의사를 찾아가게 되었다.
"의사선생님, 저 가슴이 터질것만 같아서 죽겠습니다..."
"아... 설마 자네...... "
"예, 그렇습니다. 사실은 어저께 잘못해서 아버지 라이타 리필용 기름을....
이 아니라 마을에서 가장 예쁜 소녀를 사랑하게 되었습니다."
"크흑.. 자네가 그녀를 사랑하게 되다니...
그럼 방법이 없네, 그녀에게 다가가면 다가갈 수록 가슴은 더 터질 것같다가
결국은 터져서 죽어 버릴 것이네.."
"아우어러어우우우어러어엉ㅇㅇ어어엉어..."
"자네에게 줄 처방은 시간이라는 약 뿐이네..낮엔 일에 더 집중하고 밤엔.. 미드를보게(쿨럭;;)"
여하튼 청년은 그 후로 점점 상태가 호전되었고 그녀를 생각할 시간을 주지 않던 어느날..
마을에는 유명한 축제가 있는 데 축제 기간엔 토마토로 축제를 하는 어떤 마을의 이야기를
들었지만 이 마을은 특이하게도 바나나로 축제를 하는 마을이었다.(헐랭)
결국 축제날이 되었고 청년도 다른 주민들과 마찬가지로 축제에 가게 되었다.
실로 엄청난 인파였다. 골드 스위티 바나나가 특산품인 이 마을의 명성에 걸맞게
마을은 사람들로 붐볐고 청년도 덩달이 들뜨기 시작했다. 청년이 바나나광장(푸훗)으로
향하고 있는 와중엔 이미 거리에 사람이 너무도 많아 내 발로 가는 지 아니면 둥둥떠서
가는 지 모를 정도로 사람이 많아졌다. 바나나광장에 다다르고 바나나가 쌓여 언덕을
이루는 장관이 보이는 순간 그는 찌릿한 전율을 느낄 수 있었고 이 익숙한 느낌에서
그는 단번에 그 소녀를 떠올리게 되었다. 소녀는 대각선 으로 광장 맞으편에서 무리에 이끌
려 둥둥 떠 오고 있었다. 청년은 가슴이 다시 쿵쾅쿵쾅 뛰기 시작했으며, 그후론 그녀의
아름다운 모습만 보였다. 그 때 바나나에 환장한 무리들은 너도나도 앞다투어 바나나를
향해 돌진했고 무리에 이끌리는 청년과 그 소녀는 이대로 가다간 정면충돌 할 기세였다.
청년의 가슴은 소녀가 다가올 수록 더 크게 뛰어만 갔고, 청년의 머릿속엔 지난날의
의사의 말이 귓속을 스쳤다. '밤엔.. 미드를보게밤엔.. 미드를보게...' 가 아니라,
'결국은 터져서 죽어 버릴 것이네..'
'이대로 가단 죽게 될꺼야!'
라고 생각하면서도 청년은 아름다운 소녀의 모습에서 눈을 뗄 수 없었고
결국은 뛰는 가슴을 부여잡으며,
'그래, 어짜피 이렇게 된거 한 번 안아보고 죽어버리겠어..'
라고 청년은 두팔을 벌리고 다가오는 인파에 몸을 실었고
그 소녀를 끌어안게 되었다.
그 순간 청년은 의식이 점점 몽롱해지며 기억의 일부가 사라지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점점 어둠 속으로 빨려 들어가면서 청년은 깨어나기 위해 발버둥을 쳤다.
뚜 뚜 뚜 뚜 뚜 뚜 뚜 뚜 뚜 ㄸ 뚜 .....
청년은 벌떡 일어나서 익숙한 위치에 있는 시계를 다소 무겁고 거칠게 누르며
비틀비틀 걸어갔다. 어둔 벽을 더듬더듬 거리며 나아가 전등으로 추정되는
스위치를 찾아 누르고 어 어 어어어어 어머니의 된장국을 불에 올린다.
그리고 몽롱한 정신을 이끌며 식탁의자에 털썩 앉고 팬티 바람인 그의 귀에는
윤하의 '텔레파시'가 귓속을 멤돈다 '꿈에서도 만나게 될꺼야~♬'
어 어 어어어어 어머니의 된장국은 끓는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