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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연에서 인연으로?? - 3

안녕하세요. 

 

대학교 시절 일어났던 실제 몇가지 에피소드지만 그것만 적기엔 너무 간결해서, 판에서 해서는 안될 [픽션]을 감히 첨가 하여, 마치 소설류 처럼 써봤습니다 ㅠ

 

내용이 짧은 줄 알았으나 쓰고 나니 다소 길어져서, 완결이 아님에도 편 수를 나눴습니다. 관심 갖고 읽어 주실 분들이 얼마나 되실까 싶다만은, 그래도 올려볼께요.

 

 ps :배경은 90년대 말, 대전 입니다. / 긴 내용이 된지라, 이야기를 나눠 편 수를 분리해서 올린다는게 잘못하여 삭제하여 다시 올립니다 ㅠ

 

 

<3편>

 

그 : 끔찍합니다. 학기초부터 대범한 지각생으로 완전히 찍혔네요. 1교시 교양과목은 귀에 들어온것도 없이 끝나버렸습니다. 다음주부터는 교재를 준비라하고 하시네요. 암암 그래야죠. 그럴줄 알고 10만원이나 준비해왔지롱~ 그래도 1학점 짜리 강의를 위해 교재를 사야하는건 너무도 아깝단 생각이 듭니다. 2교시는 전공 과목 시간입니다. 강의실을 옮겨와 자리를 맡았습니다. 옥스포드 대학까지 직접 가서 사오라고 해도 그럴 시늉이라도 해내야하는, 전임교수님 담당 강의시간입니다. 아, 친구녀석이 담배 피러 가자 합니다. 이녀석아 난 제를맨이라 담배 안핀다구~. 아,,, 젠틀맨인데 발음 한번 굴려봤습니다. 명색이 그래도 영어과인데 딱딱하게 발음할수야 있겠습니까? ㅎㅎ 친구가 대신 커피라도 마시자고 합니다. 그래 좋다, 난 오늘 아침부터 너무 많은 일이 있었기에 지금 딱 갈증이 나니 어~메리칸 모닝 커피라도 마시자 싶어 중앙복도로 함께 걸어 나갔습니다.

 

그녀 : 커피를 뽑았는데, 어머 이런... 맹물이 나와버렸습니다. 대학 커피가 괜히 싼게 아니였나봅니다. 아깝지만 100원을 더 넣어 새로히 다시 커피를 뽑았습니다. 자판기 탓에 잃은건 100원 뿐이지만, 왠지 더 잃은 기분이 듭니다. 아, 아침에 그로부터 100원을 사기 당했죠? 호호 그래도 그의 그 당황해하던 모습을 생각하니 귀엽습니다. 어머! 저쪽에 그가 왠 곰인형을 들고 오네요. 곧있으면 화이트데이인데 누군가에게 선물을 할 인형인가요? 그렇다면 그는 여자친구가 있는가봅니다. 저의 이제 막 돋아나는 애틋한 대학생활에서의 연애감정은 싹도 피우기 전에 시들어버리나 봅니다. ㅠㅠ 호호 아니였네요. 곰인형인가 싶었던 그 옆에 있는 곰은 사실 곰처럼 덩치가 큰 그의 친구인가봅니다. 호호 제 표현이 너무 오바스럽다구요? 하지만 어쩔수 없어요, 제가 그를 많이 생각하나 봐요. 그러니 질투의 렌즈가 제 눈위에 얹어져 그의 친구가 곰인형처럼 보였겠고 그래서 그것이 또 다른 연상 작용으로 떠오르는걸 보니까요. 어찌했든 다행이다 싶은 마음으로 그 둘을 바라보고는 강의실로 향하려 했습니다. 그런데
"네?"
그가 저를 기억해서 아침 일을 사과할겸 커피라도 사주려고 부르나 싶어 얼떨결에 대답을 했습니다.

 

그 : '야야 아프다구' 이녀석 덩치는 산만해서 재롱이 심합니다. 그의 재롱에 헤드락 걸리는 듯한 저의 심정. 오늘 아무래도 일진이 좋진 않은가봅니다. 어찌했든 그래도 이렇게 커피를 함께 마시는 친구가 있다는 것은 참 좋은 일입니다. 더욱이 사소한 100원이지만 그 100원을 대신해준다면 더더욱 좋은 친구겠죠. 헙... 그러고보니 지금 말고 아까 버스탈때좀 나타나서 백기사 역할 좀 해주지 그랬나 싶은 생각에 친구의 얼굴을 한번 바라봤습니다. 녀석 둥글둥글 곰같은게 참 푹신푹신 합니다. 아침부터 그녀석의 품안에 안겨 졸 수는 없습니다. 얼른 커피를 마시고 말짱한 정신으로 강의를 들어야겠죠? 으악!! 아침에 낯이 익은 그 버스에서의 여성분이 왜 저쪽에 계시는거죠? 혹시 제가 떼어먹은 100원때문에 우리 학교까지 쫓아온건 아니겠죠? 아니, 그녀는 이경규의 몰래카메라 PD? 요즘 시민들의 양심을 체크하는 특수 다큐를 맡고 있던 중에 오늘 제가 버스에서 버린 양심이 걸려들어서 저의 일거수 일투족을 살피기 위해 나타난건 아니겠죠? 물론 당연히 아니겠죠, 제 나이는 21살 대학 2년생인데, 생각하는건 완전 유치합니다. 아무튼 방송 PD든, 또는 정말 제게 나름 삥뜯긴 100원을 찾으러 온건진 몰라도 그녀가 우리를 쳐다보네요. 어라,, 근데 웬일 입니까. 그녀가 우릴 보고 웃네요. 아아... 저 웃음은 분명 저의 양심을 F학점으로 평가해버리는 비웃음일 겁니다. '저 원래 그런 사람 아니거든요~~~'라고 속으로 외쳤지만, 정말로 그 속삭임 중에서 "저~"란 단어가 입 밖으로 튀어나와 버렸습니다. 그래서 제 옆을 지나가려던 그녀가 멈칫하더니 제게 "네?"라고 대답을 하네요. 아... 안되겠지만 저 가중처벌 받겠습니다. 아침에 그런 대형 양심 범죄를 저지르고, 이번엔 이렇게 아리따운 여학생을 얼떨결에 불러 세워놓곤 그녀를 쌩~하니 무시해버리고 자판기로 걸어가버리니 말입니다. 곰같은 친구가 무슨 상황인가 궁금해하는 눈빛으로 저를 바라봅니다. '넌 몰라도 되는게 있단다 자슥아~'

 

그녀 : 어머, 괜히 부끄럽습니다. 솔직히 아침에 그 100원으로 인해 커피를 대접하려나보다 했던 생각까지는 아니여도, 분명 제게 무언가 말을 거는줄 알았는데, 그는 분명히 저를 불러놓고는 무시해버립니다. 타과 건물에 와서 가뜩이나 낯선 기분인데... 어쩌면 그는 분명 아침 버스에서의 동전도 일부러 그런게 아닌가 싶은 생각도 듭니다. 강의실로 들어갔더니 거의 자리가 잡혀 있고 곧 강의가 시작하려 합니다. 빵은 약간 뜯어서 떼어 먹고 지금 막 뽑아온 커피를 한모금 마셨습니다. 따뜻한 커피가 제 식도를 따라 내려가면서 한참 멀찌감치 위에 있는 제 눈꺼풀도 끌고 내려가나봅니다. 따뜻한 커피에 되려 잠도 함께 옵니다. 남들은 커피를 마시면 잠이 안온다는데, 저는 따뜻한걸 마시면 졸려하는 버릇이 있습니다. 뭐 어차피 나를 아는 사람들도 없고, 이 영어 강의는 대부분 여학생들인데 부끄러울껀 또 뭐 있겠습니까. 잠시 책상에 엎드려 있어야겠습니다. 교수님 오셔도 제 어깨 두드려 깨워줄 사람은 없지만, 대놓고 푹 자려는건 아니니 교수님 들어 오실때 고개를 들어야겠습니다.

 

 -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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