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그대로입니다.
저는 지금 스물세살, 졸업을 앞두고 있는 여대생입니다.
원래 타지에서 대학생활을 하다가, 사정상 집에서 다니게 되었는데
매일매일 부딪치게 되는 아빠가 요즘 들어 더욱더 밉습니다.
바로 엊그제, 엄마와 싸우셔서 집안분위기가 불편해져서 그런 탓일수도 있지만....
생각하면 답답하고 속상합니다.
저희 아빠는, 그냥 겉으로는 멀쩡하십니다.
그런데 편집증적 성격이세요. 집착하고.... 또 자기 기분따라 이랬다저랬다 하시는 것요. 엄청난 완벽주의에, 너무 편협해서 남의 생각을 들으려고 하질 않으십니다. 언제나 자기가 옳다주의지요. 이해하거나, 애정을 표현할줄도 모르시구요.
전 정말, 물론 어떤분의 입장에서는 호강에 처진 소리라고 할수도 있습니다만...
어쨌든 제가 살아온 입장에서는요. 전 단한번도 아빠가 절 진심으로 사랑한다고 느낀적 없습니다. 늘 말로만 당연히 아빠니까 사랑하는것, 이라고 배워왔을 뿐.
진심으로 '아,아빠가 정말 우릴 사랑하는구나' 라는 감정을 못 느꼈었습니다.
우리가 20살 넘은뒤로는 이제 간섭을 안하시지만, 어린시절 아빠는 언제나 공포의 대상이었습니다. 도둑질을 했다고 일곱살이었던 언니 가슴에 멍이 들게 때리고, 초등학교 1학년이었던 저에게 알림장을 낭비한다는 이유로 몽둥이를 휘두르셨던 분이죠. 그땐 당연히 아...이게 엄청나게 잘못한거구나라고 생각했는데 제가 자라서 그 나이때의 아이들, 부모님들을 보니 너무 억울한겁니다. 열살때는 컴퓨터에 있는 잘 쓰지도 않는 가계부 프로그램이 지워졌는데, 제가 바로 그 전에 컴퓨터 사용을 했거든요. 절 불러다가 왜 이게 뜨지 않느냐고 엄청나게 화를 내시면서 뺨을 엄청나게 때리셨죠. 정신없이 뺨만 맞았던 기억이 납니다. 어이없이, 황당하게 맞은 것은 이 뿐이 아닙니다. 언니도 어린시절에 텔레비전을 보다가 아빠 발가락을 그냥 만졌는데 그걸로 엄청나게 맞았습니다.
그외에도 언니와 다투거나, 사소한 잘못을 해도 늘 혼나고 맞았습니다. 주로 주먹으로 많이 맞았어요. 주먹으로 머리를 때리셨습니다. 머리가 완전 정신없이 흔들릴 정도로요. 맞고 나면 늘 이마쪽이 시퍼렇게 멍이 들었지요.
남들은 한창 뛰어놀게 내버려둔다는 유년시절, 초등학교 시절에도 저희는 늘 맞고, 혼나고 꾸중듣기만 했습니다. 언니가 초등학교 3학년때 수학을 '미'를 맞아왔는데 수학책을 갈기갈기 찢어버리셨어요 거실에서. 그러고 엄청 언니가 혼났구요. 남들은 친구들이랑 놀러다녀도 우리는 늘 아빠눈을 피해, 거짓말을 치면서, 조심조심 놀아야 했습니다.
중학교 1학년때 햄스터를 키웠었는데 제가 엄청 예뻐했거든요. 처음으로 키운 애완동물이라서요. 그런데 그때 기말 성적이 평균 85정도였나? 그정도가 나왔다고 제가 키우던 햄스터를 산에 버리고 오라고 하셨어요. 그때 엄청 울었던 것 같아요.
아빤 저흴 믿어주지 않았습니다. 늘 의심하고, 집착하고, 캐내려고 하셨죠. 사춘기시절엔 언니가 방에서 일기를 쓰고 있었는데 아빠가 들어가니까 일기장을 닫았습니다. 그런데 그걸 내놓으라며 언니를 때리고 결국 뺏아서 아빠욕을 쓴 일기를 읽었죠. 제가 중학교땐 핸드폰이 잠시 있었는데 마트에 가서 핸드폰 고리를 샀어요. 작은 물병모양에 사랑해~ 라고 써진 핸드폰 고리였죠. 그런데 그걸 아빠가 보시더니 어떤 남자애랑 사귀냐고 화를 내시는겁니다. 전 너무너무 억울했어요. 울면서 아무리 아니라고 말해도 절대 믿지 않으시더군요. 머리도 자주 감으면 싫어하셨구요.
아빠는 무엇보다도 저희들이 즐거워하는걸 싫어했습니다. 어디놀러간다고 하면 당연히 신나잖아요 어린마음에, 그래서 막 저희가 까불고 신나하면 '저것들이 놀기좋아한다고'엄청 무안을 주시면서 마음에 담아놨다가 나중에 뭐 쪼금만 잘못걸리면 엄청 혼나는 겁니다. 언니랑 저랑 나이차이가 별로 안나 둘이 신나게 얘기하고 있으면 가만히 지켜보시다가 갑자기 상관없는 일로 (주로 성적) 불러서 혼내셨구요.
제가 고등학교땐 밥먹고 식탁에서 엄마,언니와 재밌게 이야기하면서 막 크게 웃고 그랬는데 아빠가 가만히 티비보시다가 절 부르시더니 매를 들고 와서 머리를 막 때리셨어요. 왜 혼났는지 잘 모르겠습니다. 뭐 보나마나 만만한 성적때문이었겠죠.
그렇게 못했냐구요? 아뇨. 못했을 때도 반에서 10등안엔 들었습니다. 중학교때는 평균 82가 나오면 엄청 못나온거였구요. 시험볼때마다 스트레스 엄청나게 받았습니다. 아빠한테 맞을까봐요.
언니가 수학여행간다고 옷을 사려고 했는데 학생이 교복만 있으면 되지 무슨 옷이냐고 엄청 혼내셨었습니다. 그래서 엄마가 몰래 돈주셔서 옷 겨우겨우 사입었구요.
제가 고등학교 입학해서 이름표를 맞췄는데이름표가 남자사이즈로 나온겁니다.(남녀공학이었거든요)그래서 이름표가 너무 크다고 엄마께 그랬는데 아빠가 듣고계시다가 무슨 이름표크기가 중요하냐면서 또 주먹으로 때리시는거에요.
칭찬 한번 제대로 해주신적 없습니다. 생일온다고 좋아하면 나땐 생일같은것도 없었다면서 무안주셨죠. 공부도 못하는게 그런거나 챙긴다고요. 생일축하한다고, 널 사랑한다고, 한번도 말씀해주신적 없어요. 늘 모든건 공부로 흘러갔죠. 뭐해도 공부 뭐해도 공부
전 그래서 공부못하면 다 거지같이 사는 줄 알았습니다. 공부 못하면 다 찌끄레기 같이 사는줄 알았어요 .그렇게 우리는 편협하게 자랐지요. 도전,모험,열정,패기같은건 한번도 가져볼 기회도 갖지 못한채로요. 겁만 많고, 안정주의에, 히스테리, 편집증,신경증까지 모두 내재된 거지같은 성격은 갖게 되구요.
가장 싫은건, 내가 그렇게도 싫은 아빠 성격을 그대로 가졌다는 겁니다.
강박적 완벽주의,기분파,(자기 기분이 나쁘면 주변을 너무 불편하게 만들어요. 저희아빤 친구도 없습니다.),편집증,히스테리,신경증, 염세적인거.
저희아빤 늘 그랬어요.
뭘 해볼려고 하면 그게 잘 되겠냐, 니가 해서 되겠냐 엄청 부정적으로요. 항상 최악의 상황만 생각하시는거에요. 도전해봐라, 경험해봐라가 아니라 닌 해봤자 안된다. 닌 구제불능이다. 닌 거지가 될거다.
대학 다니면서 더욱 화가 났던건 아동심리, 유아발달단계쪽 전공을 접하면서
어렸을적, 어떻게 보면 우리가 달라질 수 있는 그 중요한 시기때, 가장 부모 사랑 많이 받고 지원받으면서 인성을 형성하고 감정과 성격을 만들어가는 그 시기때,
우리는 어떻게 하면 덜맞을까 눈치만 보고, 아빠 비위만 맞추려고 빌빌 기고, 비굴해지고, 매 앞에 한없이 쭈그려 들기만 하면서 왜곡된 성격을 가지게 되었다는 겁니다.
누군가들은 그러십니다.
성격은 자기 몫이 아니냐구요. 맞는 말입니다. 그런데 유아기적 가장 원초적인 성격은
우리 몫이 아니에요. 그것은 환경의 영향이 너무도 크지요. 유전적으로 부모의 성향을 닮은 것에다가 보태서 가정환경이요. 우린 어렸을 때 선택하지 못합니다. 좀 더 용기있을 것인지, 좀 더 크게 말 해볼 것인지, 우리는 처음으로 자아를 접하면서 환경과 다리를 맺어가기 시작하거든요. 그런데 그런 시기때, 사범대를 나오셔서 현직 교사까지 하고 계시는 우리 아버지가 어린 자식들의 경험을 차단하고, 인성에 생채기를 내고, 언어 폭력 신체 폭력을 행사하셨다는게 너무너무 화가 납니다.
지금 전 꿈이 없습니다.
무모하게 도전하고싶은 꿈조차 없어요. 아빠처럼 삽니다. 그냥 주어지는대로 머물러 있듯이요. 상황이 크게 변하면 두려워하구요. 그게너무너무 싫어요.
평소엔 그러려니 살지만 때로는 너무 화가 납니다.
왜 우린 다른 친구들처럼 평범하지 못하고 뭔가 삐뚤어진 방식으로 생각할까
왜 우리 아빠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