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난히도 비가 쏟아지는 오늘 아침
여전히 미친듯이 붐비는 3호선 지옥철을 타고
회사에 출근하는 길이었습니다.
잠원을 지나 고속터미널에서 교대로 가는 길, 사람들이 물밀듯이 밀려들어오더군요.
비가 와서 그런지 사람은 평소때보다 훨씬 더 많았고
서로의 발을 밟고 힐에 사정없이 또 밟히며 단 1mm의 공간도 허락치 않는
지하철 내에서 숨을 죽이고 빨리 교대역에서 내리기만을 기다렸습니다.
아침 출근길 서울 지하철을 타시는 분들은 다 아시겠지만
그렇게 온 몸을 다른 사람과 밀착할 수 밖에 없는 상황에서는
여자나 남자나 다 난감할 겁니다.
전혀 의도치 않았는데 오해받는 남성분들고 계실거고,
그렇기 때문에 일부러 팔을 위로 올리고 팔짱을 끼시는 분들도 계십니다.
그런데 오늘, 정말 살다 살다 이런일을 또 겪을 수 있을까 싶을만큼
너무나 불쾌한 일을 경험했습니다.
제 앞과 뒤, 양 옆엔 모두 건장한 남성분들이 계셨고
최대한 공간을 만들어보려고 했지만 전혀불가능한 상황이었죠.
그런데 제 앞의 어떤 4,50대정도로 보이는 키가 많이 작았던 아저씨가
심하게 저에게 붙어 자기 몸을 부벼댔습니다.
뭐라고 한마디 하려고 했는데 순간
갑자기 엉덩이를 저를 향히 쑥 빼더니 몸을 ㄱ자 모양으로 기울이는 거 아니겠습니까.
대체 이 아저씨가 공간도 좁은데 왜 이러나 했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그 조용한 가운데서 지퍼를 슬슬 내리는 소리가 들리더니
순식간에 제 바지에 뜨끈한 뭔가가 느껴지는겁니다.
첨엔 진짜 뭔지 몰랐습니다.
갑자기 왜 이렇게 따뜻해지지? 했습니다.
그런데 바로 교대역에 문이 열리는 순간 이아저씨가 절 쳐다보고
바지를 올리면서 황급히 지하철을 나가더군요.
그때야 모든 상황이 파악됐습니다.
지하철에서 내리고도 너무 황당하고 기가막혀서
일단 물티슈로 수십번을 닦고 또 닦았습니다.
회사에 오고나서 숨을 좀 고르고나니
참았던 눈물이 쏟아지더군요.
그 땐 어떻게 해야하는줄 몰랐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정말 죽이고싶을만큼 화가 납니다.
남부끄러워 회사 사람들에게도 말 못하고
이제와서 신고를 할 수도 없고
할 수만 있다면 지하철 CCTV라도 대조해서 찾아내서 멱살이라도 잡고 싶은데
그렇게도 못하네요.
일도 손에 안잡히고 책도 눈에 안들어와서
이렇게 판에라도 하소연해봅니다.
정말..살다보니 별 미친사람을 다보는군요.
X밟았다 생각하고 오늘 입었던 바지는 버려버릴겁니다.
앞으로는 구석으로 가든 어찌하든 해서
이런 일이 다신 일어나지 않도록 조심하려고 합니다.
무서운 세상,
여성분들..조심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