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딘가를 가겠다, 마음 먹고 멀리 움직이지 않으면 갈 만한 곳이 별로 없는 내가 사는 곳...
도시보다 맑은 공기와 북적이지 않는 도로..
조금만 벗어나면 탁 트인 시골풍경을 얼마든지 즐길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도시에 살던 나에게는.. 꼭 보고싶은 재미있는 영화가 있을 때나..
늘 쉽게 구하던 제과재료를 구하기 어려운 때..
그리고 소도시의 장점들이 단점으로 느껴지는 변덕이 살짝 스멸스멸 올라올 때..
한번쯤 이 곳을 벗어나고픈 생각이 든다....
누가 한식구 아니랄까봐..가끔 봄바람이 살랑이는 주말이 되면 가까운 곳에 드라이브라도 하며
차 한잔 마셨으면 좋겠다는 투덜이 우리 와이프...
그런 날에는 마땅히 갈 곳이 없어 서로 서먹하게 앉아
텔레비젼 리모컨만 만지작거리는 주말을 보내고는 했었다.
그런 심심한 주말을 보내고 있는 우리에게 그리 멀지도 않고, 맛과 멋 또한 부족함 없는
괜찮은 아지트가 생겼다.
숲속의 도란도란......
아기자기하며 조금은 간질간질 하기도 한 상호처럼...
우리는 가끔 봄바람이 살랑일때면 이 곳을 찾아가...말 그대로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고는 한다.....
이 곳은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있다...
경기도 이천에서 광주 방향으로, 곤지암 초입에 위치한 이 곳은....
마을 내 골목으로 조금 들어가야 찾을 수 있다.
늦은 오후, 입구에는 작은 불빛과 함께 만개한 자두나무꽃이 은은한 향기를 퍼뜨리고 있었다..
벚꽃과 흡사해 구분이 어려운걸 보니, 간혹 자두나무꽃을 보고도 벚꽃이라고 착각한 때도 분명 있었으리라...
입구에 들어서니 작은 화단과 연못이 눈에 띈다.
연못을 자세히 들여다 보니 커다란 잉어 몇 마리가 노닐고 있었다.
어머니(장모님)는 특유의 천진스러운 표정으로 잉어가 산다며 한참 동안이나 연못을 들여다보고 계셨다..
투덜이 우리 와이프와 어머니, 즉 큰여사님과 작은여사님이 함께 잉어에 대한 이야기꽃을 피우며
즐거워하는 동안, 오늘은 꼭 블로그에 이 곳을 소개해보겠다는 일념 하에..
부족한 사진기술을 총 동원하여 사진을 찍어대기 바빴다.
이 아기자기하게 꾸며진 곳을 다 담아내기엔 내 기술이 너무 부족함을 느낀다. 아흐...
더 따뜻한 날씨가 계속되면 이 작은 화단은 온갖 꽃들로 넘쳐나겠지...
문득 장독 뚜껑을 열어보고픈 충동도 잠시 느꼈다.
큰어머니께 얻어와 아끼고 아끼며 맛있게 먹고 있는 그런 귀한 장들이..
이 안에도 가득 담겨있을까...?
아...갖고 싶은 커피 머신....
바리스타 공부를 하면서 유독 머신에 대한 욕심이 늘고 있지만,
사업이 아닌 개인소유로는 선뜻 탐내기 어려운 가격 탓에
이렇게 머신만 보면 사진으로라도 갖고 싶은 마음이다.
언젠가, 내 개인소유의 작은 머신을 집에 들이고..
내 가족들과 함께 마실 향이 좋은 커피를 직접 뽑아낼 수 있는 날이 오겠지....
두 사람만을 위한 찻잔 세트?
장식용인지 실제 사용하는 것인지는 잘 모르겠다.
일단, 우리는 저 찻잔으로 차를 마셔본적이 없으므로....ㅎㅎㅎ
혹 장식용이라면 귀한 손님이 오실 때만 내어 놓는 찻잔일까?
이 곳을 알고 난 후, 우리 와이프는 찻잔 욕심이 생긴다고 했다.
늘 집에서 머그잔이나 투박한 전통 찻잔만을 사용하다가
선명한 꽃무늬가 화려한 찻잔에 차를 마시니 뭔가 모르게 맛도 다른 듯 하다고.....,
고민하고 또 고민한 후에 꼭 예쁜 찻잔 한 세트는 장만하겠으니 반대하지 말라고 선수를 쳤다.
난 그런 생각도 없었는데....
비싸봐야 찻잔인데..얼마나 하겠다고...
흠....혹시 이건 내 착각일까..? 설마 찻잔 한 세트에 몇만원씩 하려고..... ㅡ.,ㅡ
뭐 그렇다고 해도 반대할 생각은 없다.
나 또한 찻잔에 따라, 분위기에 따라, 차 맛은 얼마든지 더 훌륭해질 수 있다고 믿으니까..
무엇보다...누구와 함께 마시느냐가 가장 중요한 맛의 요소이겠지만 말이다. ㅎ
굳이 간단히 설명하자면 이 곳은 한실???
의자를 늘 불편해하시는 어머니는 오랜시간 앉아있어도 따뜻하면서도 편안함을 유지해줄 한실을 택하셨다.
작은 소품들과 화분으로 간결하면서도 멋스러운 분위기가 있었다.
카메라를 이리도 움직여보고 저리도 움직여보지만 역시나 부족한 기술로 인해
빛을 잡아내기가 힘들다. TT
전체적으로 은은하게 자연광이 스며드는 한실은 어르신들도 좋아하실만한 분위기..
사진을 찍기 위해 문고리를 풀고 창문을 열려고 했다가 와이프한테 잔소리를 들었다.
아, 무셔....!!! 언젠가는 꼭 열어볼테다. 쳇..!!!
여기는 반대니까 양실..??? ㅋㅋㅋ
한쪽은 창문 밖 풍경을 마음껏 즐길 수 있게 창문쪽으로만 일자로 ..
반대쪽은 앞사람과 말 그대로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눌 수 있도록
테이블이 배치되어 있다.
지난 번 와이프와 둘이서만 왔을 때...
우리는 첫번째 양실 사진의 맨 끝쪽에 앉아 마주보며 차를 마셨다.
난 아메리카노를...
그리고 때쟁이 우리 와이프는 카라멜마키아또를....
평소 국수를 좋아하는 와이프는 잔치국수를, 나는 수제비를...
저녁으로 한 그릇 다 비워낸 후였다.
"배불러~배불러~ 이렇게 배가 부른데도 이 커피가 다 넘어가는거 봐.. ㅡ_ㅡ;;
오빠랑 나는 밥배랑 빵배만 따로 있는게 아니라 커피배도 따로 있는걸까?
내 마시마로 궁둥이는 다 오빠 탓이야!! 웬슈~!!"
결국 빈 잔만 남겨 놓고, 다이어트하려면 운동해야 하는데
늘 먹기만 한다는 때쟁이 때문에 한참 웃었던 일이 문득 떠오른다.
이 사진은 와이프가 찍은 사진....
사진 잘 나왔다고 입이 마르도록 칭찬을 했더니..
좋다고 방실방실...
물 한잔도 작은 찻잔 하나로 이렇게 분위기 있을 수 있다니...
와이프의 선택은 돈까스...
커다란 접시에 푸짐하기도 하다.
도톰한 고기의 돈까스와 새콤달콤 매콤하기까지 아삭아삭 야채무침, 도톰하게 잘라진 오랜지 두쪽,
고소하고 바삭하게 잘 튀겨진 감자튀김, 감자튀김 뒤에 숨어있는 프랑크소시지 한개,
기다란 단무지와 머스터드 소스, 그리고 캐찹...
와이프가 가장 좋아했던 것은 주먹밥...
돈까스 시켜놓고 왜 주먹밥을 보고 좋아하느냐고 했더니...
돈까스에 맨밥 나오는건 이제 지겹단다. ㅡ,.ㅡ ㅋ~
더군다나 평소 간장에 참기름만 넣고 밥 비벼먹는걸 좋아하는 사람이니..
저 주먹밥이 오죽 반가웠을까. ㅎㅎㅎ
남은 밥알 하나까지 싹싹 긁어먹으려 드는 와이프를 보고...
간장주먹밥 한번 해줘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분명, 자기 밥을 자기가 비비려 들지는 않을게 확실하다.
비빔밥을 먹을 때는 실컷 비벼놓은 내 비빔밥을 자기 앞쪽으로 당겨놓고..
밥만 덩그러니 있는 자기 그릇을 내 쪽으로 내밀며 헤헤~웃음으로 얼버무리는 상습범이었으니까. ㅎㅎㅎ
의외로 대부분의 감자튀김은 어머니 차지셨다.
은근히 감자튀김을 좋아하신다니까...ㅡ,.ㅡ
가끔 차 뒷자석에 앉아 페스트푸드점에서 산 감자튀김을 맛있게 드시고는 한다. ㅋㅋㅋ
어머니와 나는 잔치국수!!!
깔끔한 맑은 국물에 돌돌 말린 국수를 풀고
매콤하고 새콤한 고추를 한개 올려 한 젓가락 입에 넣으면...
후루룩~하고 부드럽게 잘 넘어간다.
저 양념된 고추와 국수 맛이 참 조화가 잘 되는 것 같다.
배가 불러 그만 먹어야지 하면서도 국수 위에 고추를 계속 올리는 나...ㅎ
와이프도 저 고추반찬을 좋아한다.
(어느 날 갑자기..나에게 저 고추반찬과 똑같이 만들어내라고 하지 않기를 바랄뿐...ㅋㅋㅋ)
깍두기와 배추김치도 맛있지만..
그래도 입맛 당기는 건 저 고추반찬, 조금 더 매력있다.
어머니께서 폭신폭신 대추 씹는 맛도 좋다고 칭찬하셨던 진한 맛과 향의 인삼차.
저 꿀벌, 찻잔에서 내가 제일 마음에 들어한 무늬다.
벌을 유난히 무서워하는 아내도 저 꿀벌은 정이 간단다. 아...미쳐~~
듬뿍 뿌려진 초코시럽과 풍부한 크림,
시럽과 크림을 섞고 싶지 않다고 스푼으로 크림과 시럽을 듬뿍 떠
단맛의 절정을 느꼈을 와이프. 이제 만족하는가??
아래 사진은 아내가 찾잔을 들고나서 풍뎅이 있다며 기겁하던 찻잔 받침...ㅋㅋㅋ
자세히 좀 봐, 이게 어디가 풍뎅이야. 무당벌레지..
그리고 찾잔 무늬라고...이 사람아!!!
집에 오자 마자 와이프가 갖고 싶다며 이리저리 인터넷을 뒤져대던 그 문제의 찻잔...
결국 어떤건지 알아내고는 너무 흡족해 하더니만, 더 예쁜게 있을지 모른다고..찻집에 또 가야한단다. ㅡ,.ㅡ
(참고로 와이프는 평소 나비를 너무 좋아해서 우리집 그릇들은 죄다 나비그릇이다. 물론 이것과는
다른거지만.....ㅋ)
내가 봐도 색이 선명하고 디자인도 예쁘다는 생각은 든다.
와이프 말대로 가끔 내게서 보이는 여성스러운 면이 이런게 아닐까? 예쁜걸 알아본다는...그런거??? ㅡ,.ㅡ 흠..
어머니는 건강에 좋은 인삼차를 드신다고 했고, 와이프는 카페모카를 선택했다.
늘 느끼는거지만, 테이크아웃 커피전문점의 머그잔이나 종이컵과는 사뭇 느낌이 다르다.
음식만큼이나 담아내는 그릇 또한 얼마나 중요한지를 다시 한번 생각하게 해준달까?
마키아또 만큼이나 달콤한 카페모카를
크림과 초코시럽부터 한 스푼 듬뿍 떠 입에 넣고 좋아라하는 우리 못난이 와이프.
그리고 은은한 인삼향도 좋고 찻잔 또한 너무 예쁘다며 오랜만의 나들이를 즐거워 하시는 어머니.
차 한잔, 식사 메뉴 하나를 앞에 두고도...
이렇게 도란도란 이야기가 끊이지 않는 곳...
오랜만에 작은 휴식처를 찾아냈다.
아마도 와이프는 적어도 이 집에 있는 찻잔을 다 구경할 때 까지
봄바람 살랑이는 주말이 되면 나를 괴롭힐 것 같다.
"오빠, 우리 커피마시러 갈까?"
혹시나 이 곳을 찾고 싶은 분들을 위해 약도와 연락처를 준비해보자면...
(이것이 블로그의 매력 아닌가..!!! ㅋㅋㅋ 서툰 솜씨 가지고 그림판으로 편집하느라 나름 애먹은 작품이다. ㅋㅋ)
(A)라고 표시된 지점이 "숲속의 도란도란"이다.
네비게이션을 이용한다면 더 쉽게 찾을 수 있지 않을까?
메뉴 중 가장 비싼 가격이었던 백숙은 예약을 하지 않으면 먹을 수 없다.
그외의 메뉴인 돈까스와 수제비, 잔치국수는 언제든 맛볼 수 있다.
인삼차와 대추차 유자차 등 전통차가 있고,
다양한 커피류와 주류도 준비되어있다.
잔치국수와 수제비는 6천원
돈까스는 8천원
예약이 필수인 백숙은 4만5천원
주류는 4천원~5천원선
커피와 전통차는 5천원~6천원대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