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가 더 무겁게 깊어지는 소리를 들었다.
후드득 후드득..
분명 개운하게 내리는 비 였는데.
날 채찍질하라고.
내게 성내라고.
하는 것 같았다.
나는 스스로에게 채찍질도, 성내지도 않았다.
단지 가만히 누워 빗소리를 들었다.
후드득 후드득..
개운하게 들리지 않는 빗소리가,
개운하게 들리기를 기다렸다.
기다리고 싶었다.
그게 언제든, 그냥 기다리고 싶었다.
하지만 비가 그치는 그 순간까지
나는 개운한 빗소리를 듣지 못했다.
그래도 나쁠건 없었다.
비가 그침과 동시에 마음도 텅 비울 수 있었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