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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나 고민의 본질은 자기 자신에게 있다.

젖은낙엽 |2010.05.08 01:14
조회 343 |추천 5

그러니까 고민이 대체 뭐야? 뭐가 고민인데 (웃음)


당신 지금 뭘 고민하는지조차 불분명해. 그래서 엄마가 차별하는 동생이 미워서 동생을 벌하고 싶다는 건가, 아니면 그냥 다른 집 엄마들도 당신 엄마와 별다를 바 없다는 보편성을 인증 받아 심리적 위안을 얻고 싶은 건가. 그도 아니면 엄마와의 이런 불편할 관계를 해소하고 싶다는 건가. 도대체 목표가 불분명하잖아.


간단히 따져 보자고. 일단 모든 엄마들이 다 이러한가라는 질문은 그야 말로 황당한 질문이다. 대한민국 수백만 명의 엄마들은 다 다르지. 엄마라는 범주로 묶어서 평균 도출해 답해줄 수 없는 문제라고. 인간은 다양한 존재론적 속성을 머금고 있는 존재이고, 개개인별 개체로서의 경향성도 다 제각각이니까. 고로 당신 엄마와 비슷한 엄마도 있고 비슷하지 않은 엄마도 있을 테고, 큰 차이를 보이는 엄마도 있고 별 차이 없는 엄마도 있을 게다.


그러나 남의 엄마들이 어떤지 보편성, 동질성 확인 받고 “아. 원래 다 그런 거구나.”라는 식의 심리적 위안 따위 지금 당신 삶에 아무 도움 안 된다는 거부터 먼저 인식하고 본론으로 들어가자.


우선 당신 참 후졌다. 당신과 당신 엄마와의 문제에 동생 탓은 왜 해? 당신과 당신 엄마와의 불협화음은 당신과 당신 엄마의 문제고 동생과 엄마의 화음은 온전히 그 둘만의 관계다. 그러니 미성년자인 중삐리 동생을 당신과 등가나열 시키는 후진 세계관 따위 버려라. 그리고 동생과 엄마의 관계는 온전히 그 둘의 것임을 인정하고 당신과 엄마의 관계와 분리시켜라.


가족이라는 이유로 자웅동체 지렁이 새끼마냥 한 프레임 안에서 논할 게 아니라는 거다. 그렇게 엄마와 동생, 그리고 엄마와 당신. 이 둘을 각기 다른 프레임으로 설정하지 못한다면 애꿎은 동생이 뒤지거나 네가 말라 뒤지거나 그 둘 중 하나만 남을 테니.


그리고 당신 엄마. 당신 입장에선 탓할 만해. 탓하고 싶으면 탓해. 기분 나쁘고 이해 안 되는 일이 발생할 때마다 지금처럼 고삐리 시절에 기분 나빴던 일들 메모리 시켜서 소여물 되새기듯 곱씹지 말고. 그 때 그 때 마다, 그 순간순간 마다 다신 그러지 말라고 해. 그리고 뭐가 문제인지, 엄마는 당신에게 뭐가 불만인지. 먼저 다가가서 계속 대화를 시도해. 단, 그 대화의 소재 속에 동생은 절대 집어 넣지마. 중삐리 미성년자를 성인인 당신과 등가나열 시키지 말고 독립된 객체이자 성인된 인격의 주체로서 대화하라는 거야.

 

그렇게 동생 탓 그만하고 엄마와의 화음을 위해 모든 에너지를 집중해. 오해가 있었다면 오해 풀어주고 당신이 잘못했다면 가서 진심으로 사과하고. 엄마랑 함께 사는 게 정 불편하고 도저히 관계개선 안 된다 싶으면 알바라도 구해서 고시원 얻어 독립해.


성인으로서 부모에게 얹혀산다는 것은 일정 부분의 부모 개입이 들어갈 수밖에 없는 거다. 잔소리도 따르고. 다 커서 싫은 소리도 들어야 하는 거다. 그건 성인으로서 부모와 함께 산다는 선택에 따른 비용이다. 모든 선택에는 당연히 비용 따르는 거고. 지극히 정상인 거다. 이 아저씨는 어려서부터 그게 졸라 싫어서 19살에 독립한 거고. 다만, 그 비용에 상처받지 않을 자신 없다면 엄마와 관계개선 하라는 거다.


대게의 고민은 선택만 누리고 비용을 외면하려는 데서 생겨난다는 거 잊지 마라. 그 비용 지극히 당연한 거다. 밥 처먹으면 똥 싸는 거고, 작용 있으면 반작용 있는 거고. 태어나면 죽는 거다.


여기까지 아저씨가 조낸 맴매 때렸으니까, 이제 위로 좀 해보자.


당신 엄마는 당신에게 어려서부터 기대가 컸을 거다. 그러나 전문계 고교진학과 가출로 인해 엄마는 그 기대에 부흥하지 못하는 당신에게 배신감 느낄 걸게다. 물론 이건 네 잘못 따위 하나도 없다. 부모 기대에 부흥하지 못하는 거 너무나 당연한 거니까.


인간은 자웅동체 지렁이 새끼 아니다. 고로 각자에게 고유의 삶에 대한 배타적 권리가 있음을 인정하고 그것을 온전히 존중하는 것. 그게 바로 인간에 대한 예의다. 그 어떤 자격도 그것을 넘어 개입할 권리 없음이다. 가족이란 이유로 그 선을 넘을 권리 있다고 착각하는 것은 그래서 그 자체로 폭력이다. 도착적 가족윤리가 바로 그렇게 탄생하는 거고. 다만, 부모에게 얹혀사는 만큼 그 불합리한 비용 치룰 수밖에 없는 것 역시나 당연하다.


당신 엄마는 왜 그럴까? 간단하다. 부모가 자식에게 주는 사랑은 무조건적인 것이고 이타적인 행동의 대표 격인 순수한 사랑. 우리가 보편적으로 듣고 보편적으로 사회에서 통용되는 이야기들. 하지만 과연 그러한 행동이 진짜로 무조건 적이고 이타적이기만 할까? 상투적이지만, 누구나 한번은 들어봤을 얘기 중 하나. 바로 '내가 널 어떻게 키웠는데..'라는 부모님들의 말. 이 말의 기저에는 내가 널 열심히 키웠으므로 너도 나에게 거기에 따른 물질적 혹은 감정적인 보상을 바란다는 것이 깔려있기도 한 법.


만약에 자신의 자식이 부모의 기대와 다른 행동을 보인다면, 거기에 배신감 느끼지 않을 부모 얼마나 될까? 아무리 이타적인 행동으로 보일지라도 거기에는 다 나름대로의 자신이 그러한 행동으로 무언가를 얻기 위한 것이라는 욕망의 기본 패턴을 벗어나지 못 하는 경우가 많다는 게다. 그게 가족윤리의 가장 기본적인 프레임인 거고.


그러나 그거 탓할 수 없는 거다. 부모 된 모든 자들에게 지극히 당연한 거니까. 그래서 당신 어머니 지극히 정상이다. 그와 더불어 다 커서 부모의 잔소리와 개입을 원치 않는 거. 그 역시도 성인된 자식 모두에게 지극히 당연한 거다. 각자의 입장차이라는 거다. 당신도 엄마 되면 똑같을 게고. 당신 자식도 성인 되서 머리 크면 그게 당연하다는 거다.


그래서 이 아저씨가 볼 때는 고민 같지도 않은 지극히 평범한 문제일 뿐. 세상사 천지 빼가리로 널리고 널린 게 지 가족 간의 분쟁갈등 스토리니까. 네 고민 하나도 특별할 거 없다는 말씀이다.


자. 아저씨가 했던 말 이제 마지막으로 복습해 보자.

 

 


첫 째. 네 동생 몫과 네 몫을 명확히 분리해라.


네 엄마와 동생 관계는 온전히 그 둘의 몫이고 당신과 당신 엄마의 관계는 온전히 네 고유의 몫이다. 고로 성인된 당신과 중삐리 미성년자 동생을 그 어떤 경우에도 등가나열 시키지 마라.

 


둘 째. 부모 기대에 부흥하지 못한 자식에 대한 서운함과 미칠듯한 속상함의 감정발로


그런 속상함을 자식에 대한 감정으로 표출하는 거. 물론 이치에 맞지는 않는 거다. 그래서 당신 속상함 충분히 공감한다. 그러나 그거 세상 모든 부모의 숙명이라는 거 이해해라.

 


셋 째. 열손가락 깨물면 다 똑같이 아프다는 말. 그거 개구라다.


그 보다 조금 더 아픈 손가락 있고 조금 덜 아픈 손가락 있다. 그렇게 자식에 대한 차별을 가지는 부모 세상에 널리고 널렸다. 당신 동생에 대한 엄마의 차별대우. 아마도 그건 당신 동생이 엄마의 기대에 좀 더 부흥하고 있기 때문일 게다. 그러나 그거 탓하지 마라.


자기가 과거에 했던 행동이나 결정 등이 반향을 일으켜서 내게 되돌아와 만드는 윤곽선이 바로 당신이니까. 그중에는 맘에 안 드는 것도 있겠지만 그게 있는 그대로의 당신이다. 그걸 받아들여라.


만약 그걸 받아들이지 못하고 합리화 하게 된다면 당신과 엄마와의 관계개선 절대로 이루어지지 않는다. 자신을 합리화 하는 자가 무슨 얼어 죽을 관계개선이냐.



넷째. 관계개선의 룰은 주둥이가 아니라 행동이다.


관계개선의 룰은 주둥이가 아니라 행동이다. 행동을 먼저 한다면 주둥이 말빨이 발기불능이라도 자연스레 엄마와 돈독한 화음 만들어 질 게다. 가족 간에 식사가 끝나면 성인된 당신이 한 발 먼저 나서서 설거지도 하고 청소나 빨래도 손수 나서서 세탁기 차면 돌려서 널어라. 엄마에게 보이려고 엄마 계실 때만 하려고 하지 말고 안 계실 때 아무렇지도 않게 끝내놓고 시크하게 TV나 보고 있어라. 나중에는 다 알아 주실 게다.


그리고 그러한 행동이 부모를 돕는 거라는 관점도 버려라. 돕는 게 아니라 성인된 자식이 부모에게 얹혀사는 만큼 마땅히 치루어야 할 당연한 ‘비용’이니까. 다 커서 듣는 부모 잔소리 역시나 그 비용의 마땅한 옵션인 거다.



다섯째. 무덤 들어갈 때까지 자식의 변화된 모습을 기대하며 사는 게 부모라는 존재.


열 손가락 깨물어서 전부 똑같이 아프지는 않으나 전혀 안 아픈 손가락은 없다. 그러니까 당신 잘 할 수 있을 게다.


 

 


               - 졸라 야매 상담가 아저씨의 코멘트 -


수현이 아니었으면 내가 미쳤다고 한 시간 동안 이 글을 썻겠냐? 엄마와 관계개선 잘 되거든 차후에 수현이한테 밥이나 한 끼 사라. 이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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