궁금합니다.
남자친구와 헤어진 후, 그 남자친구의 물건들 이를테면 선물이라던지, 혹은 남자친구가 자신의 것을 준경우 어떻게 처리하시나요?
사실 그 친구와 헤어진지는 상당히 오래 되었어요. 원래 선물같은 거 잘 받지도 않아서 저에게 남아있는 것도 없구요. 그런데, 그 와중에도 정말 처리하기 힘든 것이 있어요. CD나 목도리, 장갑 같은거는 그냥 둬도 별 상관도 없고, 딱히 처리할 이유도 없지만 정말 "사진"만큼은 어떻게 할 수가 없네요.
둘이 찍은 사진이야 뭐 찢어버려도 되고, 태워버려도 되고 어쨋든간에 버리든 가지고 있든 상관없는데, 제가 이 친구 어릴때 사진을 좀 가지고 있어요. 정말 갓난 아기때 사진, 유아기때 사진, 고등학교 수학여행 사진, 그리고 부모님이랑 같이 찍은 사진두요. 이건 참 버릴수도 없고, 갖고 있을수도 없고, 그렇다고 이제와서 돌려주자니, 연락끊긴지 오래고.. 버리자니 정말 이건 제가 가지고 있을 뿐, 제 것도 아니고, 제 추억도 아닌데..
사실은 여태까지 신경안쓰다가, 집청소하다가 발견이 되니까 이거 참 골치더라구요. 그래서 돌려주려고 해요. 그 친구와는 연락이 안되지만, 그 친구의 친구와는 연락이 가능하니까 그 아이에게 연락해서 전해달라고 할까 하는데, 괜찮을까요?
괜한 긁어부스럼을 만들게 되지는 않을까 걱정이에요. 그 친구는 지금 오래 사귄 여자친구가 있거든요. 이것도 오래전 이야기지만, 그 친구의 여자친구와 싸운(?) 적이 있어요. 그 친구가 어렸을 때부터 하고 싶은 일을 하게 되어서 격려차 편지를 쓴적이 있어요. 하고픈 일 하게 된거 축하한다, 잘 지내고 여자친구랑 행복해라 이런 내용으로 써서 보냈는데, 제가 제 이름은 안적었거든요. 그런데 며칠후에 이 친구의 여자친구에게 전화가 와서 왜 자기 남자친구한테 편지썼냐고, 뭐라고 썼냐고, 거기에다가 입에 담지 못할 그런 욕을 하더군요. 순간 저도 확 열이 받아서 너 남자친구가 군대가기전에 나한테 연락했던거 모르냐는 얘기를 했습니다. 이건 사실이었어요. 자기 군대가는데, 생각나서 연락했다고 문자를 한 적이 있었거든요. 그 때는 저도 다른 남자친구가 있었던 지라 그냥 잘 마무리지었습니다. 그러고 나서 한 달 후쯤, 그 친구가 휴가를 나왔는지 저에게 직접 문자를 했더라구요. 자기가 언제 연락했었냐고요. 정말 어이가 없고, 기가 막혔지만 더 이상 말도 하기 싫어서 "그냥 나 하나 미친년 만들고 말자"라고 끊었어요. 물론 제가 잘한 것은 없어요. 어렸을 때 만났던지라 그 친구의 꿈이 이루어진다는 것에 축하해주고, 격려해주고 싶었을 뿐이었고,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었거든요(물론 한 때 좋아했던 사람이니까 좋은 감정은 남아있었겠죠. 그렇다고 그 친구와 다시 만나야겠다 그런 생각은 전혀 없었어요. 그냥 좋은 추억에 대한 좋은 감정일뿐이죠.). 그런데 그냥 저 혼자 알고 넘어가면 되었을 것을 굳이 여자친구한테 얘기하고, (저라고 편지에 밝히지도 않았는데) 제 전화번호 알려줘서 별의별 소리 다 듣게 하고, 나중에 자기가 했던 말을 번복하는 것을 보니 정말 다시는 어떤 일로도 보고싶지 않더라구요. 여자친구의 막말도 너무 충격적이었고.
헤어진지도 벌써 5년은 지났고, 그 일이 있었던 것도 3년은 지났습니다. 그런데 이 사진들이 너무 마음에 걸립니다. 다른 것도 아니고 어렸을 때 사진들인데, 차마 버릴수가 없더라구요. 돌려주자니 괜히 또 그 때 일 반복될 것 같고, 가지고 있는것도 저한테 의미없고, 그렇다고 버릴수도 없고.
친구를 통해 어릴적 사진들 돌려줘도 괜찮을까요? 괜한일 하는걸까요? (다시 만나는 일은 없을거에요)
다른 분들은 이런 것들 어떻게 처리하시는지 궁금하고, 또 어떻게 처리하는 것이 현명한지 궁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