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의 제목을 처음 들었을때, 이런 생각이 들었었다. 배우들이 알몸으로 나오는 것에 대한 논쟁인가?
아직까지는 보수적인 우리나라에서 한명도 아닌 4명의 남녀배우가 알몸연기를 한다는 것만으로도
사회에 충분히 논쟁거리를 만들어 주는것이 아닐까..??
연극을 보기 전 나 스스로에게 물었었다. 과연 나는 제대로된 시각과 기준을 갖고 연극을 볼 수 있을까?
과연 이 연극은 나에게 예술로 마무리 될것인가? 아니면 흥행위주의 외설로 마무리 될것인가..
연극 <논쟁>은 남자와 여자 중 누가 먼저 변심을 하는가? 라는 가장 오래되고 유치한 논쟁을 위한
실험을 전체 극 구조로 두고 있다.
권력을 가진 인간이 인간을 사육하고, 가장 원초적인 감성인 사랑을 실험하는 비인간적인 구조하에서
탄생하는 가장 순수한 인간들을 표현하고 있다 - 라고 팜플렛에는 써있다.
원작 소개글과 같이 논쟁에는 순수한 4명의 사람들과 4개의 사랑이야기가 있다.
우선 '누'와 '나'
가장 처음 등장하는 커플이며, 사랑을 처음 시작할때의 설레임과 가슴 아픔을 담고 있다.
누에게는 나뿐이며, 나는 그런 누를 바라보며 자신이 소중하고 소중함을 받을 존재라는 것을 알게된다.
두번째 '나'와 '너'
연극을 보면서 가장 웃게해준 '너'.
서로가 아름답다고 주장하며 그리고 서로를 무시한다.
두명의 여성 사이에서는 질투라는 관계 밖에는 성립하지 못한다. 그리고 그들은 서로의 곁에 없는
'누'와 '우'를 서로에게 자랑한다. 둘은 결국 마지막까지 화해하지 못한다.
세번째 '누'와 '우'
이 둘은 서로의 몸을 사랑(?)한다. 그리고 서로에게 '나'와 '너'를 자랑한다.
'나'와 '너'처럼 동성의 관계지만 이들 사이엔 '질투'가 아닌 '우정'이 남게된다.
네번째 '나', '너', '누', '우'
마지막에 네명의 배우들이 모두 모이게 된다. 서로가 마음이 변한것을 알고
상대에게 마구 자신의 말만 해댄다. 남자들은 피하려고만 하고, 여자들은 상대의 이야기를 듣지 않는다.
지금의 남녀 사이도 이렇지 않을까.. 라는 생각을 하게..
연극은 누드로서 순수한 마음과 생각을 표현하고자 한것 같다.
중간에 옷을 입혀 놓고선 "우아하게~"라는 단어를 써가며 사회 관념의 목줄을 졸라 맨다.
하지만 난 다른 곳에서 재미를 발견 했다.
지금까지 자신의 모습을 보지 못하고 살아온 '나'..
자신을 처음 보는게 무대 앞의 냇가이다. 자연 그대로의 본인 모습을 자연에 그대로 비추는..
이때 까지만 해도 '나'에 게선 순수라는 말이 너무도 잘 어울인다.
다음은 천에 그려진 본인 모습. 누군가에 의해 그려진 자신의 모습이다.
'누'는 '나'의 모습을 가지려다 '나'의 요청에 '나'에게 다시 건네어 준다. 그리고
둘중에 하나를 고르라는 말에 '나'는 둘다 갖겠다며 욕심을 부린다. 그러나 결국
마지막에 가서는 '나'의 그림과 '너'의 그림은 물어 뜯기고 바닥에 버려지는 신세가 된다.
마지막으로 거울에 비친 본인 모습.
거울은 꾸미기 위한 장치이다. 세수하고 보는 본인 모습은 장동건, 고소영보다 멋지지 않은가?
나만 그런건가? ㅋㅋ 각설하고, 거울은 순수하지도, 그렇다고 남이 꾸미지도 않은
자신 스스로 꾸민 얼굴이다. 그래서 '나'와 '너'는 얼굴이 그려진 천이 아닌
자신이 너무나도 이쁘게 나오는 거울을 상대방에게 들이댄다. 뭐 결과는
본인이 이쁘다는 말만 서로들 하는 모습이지만..
간만에 본 연극 <논쟁>. 제목처럼 많은 논쟁을 일으키게 할만한 작품이지만 직접 본 나로서는
괜찮은 연극이였던것 같다.
봄날은 간다의 유지태의 말처럼 "사랑이 어떻게 변하니~~!!" 라고 외치고 싶은 심정이다.. ^^
하지만 그게 어쩌면 사람의 본성이 아닐까? 새로운 것에 흥미를 느끼는..
<끝맺으며..>
논쟁을 보기 전에 여러 블로그에 있는 글처럼.. 삐딱한 시선으로 시작된 연극이
마지막엔 배우들의 열정으로 다 채워지는 것을 나도 느꼈다.
외설과 예술을 구분하는 눈을 나도 어느샌가 가지게 된것일까..?
연극이 처음 시작하고 잠시동안의 어둠 속에서 여기 저기서 기침 소리가 들인다.
처음에는 요즘 감기가 유행인가..? 했지만 나중에 보니 긴장한걸 풀려는 것 같았다.
연극을 보면서 자신도 모르게 헛기침을 했다면 그건 자기도 모르게 긴장하고 있다는 증거 일듯.. ㅋㅋ
중년의 아저씨들만 그득~ 할거라는 나의 예상은 보기 좋게 빗나갔다.
아직은.. 나도 세상속에 물든 시선을 가진 그저 그런 한 사람인가 보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