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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사람을 향한 67통의 편지.

이즈 |2010.06.06 19:48
조회 2,132 |추천 5

오랜만에 판에서 이런저런 글들을 보았습니다.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어떤 일까지 해보았냐는 톡을 보았는데, 저도 한가지 써보고 싶어서요.

 

전 이제 전역을 50일쯤 남긴 군바리입니다.

입대 전부터 마음에 담아두었었던 한 사람이 있었어요. 저는 한 번 사람을 좋아하면 오래 가는 편이에요.

08년 9월에 입대했는데, 아마도 그 사람을 08년 3월에 처음 만났고, 7월달 즈음에 내가 이 사람을 좋아하는구나 깨닫게 되었습니다.

 

입대때문에 전 고백하지 않고, 이렇게 생각했습니다. 만약에 전역하는 그날까지도 내 마음이 지금과 같다면 그때 꼭 그 사람에게 고백하겠다고. 그리고 입대를 했죠.

그리고 시간은 흘러 흘러... 09년 10월이었습니다. 휴가를 다녀온 후 주말이었는데, 무슨 바람이 불어서인지 그 사람에게 매일매일 편지 한통씩 전역날까지 한 번 써보자 그렇게 생각이 들더군요. 그래서 10월 25일인가 26일부터 이듬해 1월 중순이었나? 거의 매일 편지를 썼습니다. 모두 합치니 67통이더라구요. 솔직히 이를 악물고 매일매일 꾸준히 쓰려고 노력 했었고, 또 중간 중간에 훈련같은때는 못 쓰기도 했지만, 또 훈련때 밤에 후레쉬 불키고 막 쓰기도 몇 번 하긴 했습니다. 모든 군대 전우들이 미친놈 또라이 라고 했지요. 그리고 처음 시작할때부터 얼마 못 간다고 했는데, 11월 12월이 오니, 대단하다고 매일 그러더라구요. 나중에는 모두 관심 가지면서 너 오늘은 편지 언제쓰냐? 안쓰냐? 계속 물어도 보구요. 지금 그 편지는 집에 있습니다. 편지 한장 한장 그날마다 봉투에 넣어서 보관해두었죠. 그 사람에게 전해주고 싶지만, 이제는 그 사람에게 닿기가 힘들 듯 하네요.

 

왜 1월쯤까지 편지를 67통 쓰고 그만두었냐 하면, 깨달음이 있었어요.

물론, 지금도 그 사람이 그립고, 보고싶고, 참 특별하긴 하지만, 그건 제가 그 사람을 이성적으로 사랑해서가 아니라 그냥 정말 친누나였으면 하는 나를 챙겨주는 사람이었으면 하는 그런 바람이 더 컸구나 싶어서 이건 이성적인 사랑이 아니구나 생각이 들어서 그만두게 되었습니다. 아깝지는 않아요. 그 수 많은 편지들... 저는 결과보다는 과정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사람이라서 그 사람이 절 사랑해주고 사랑해주지 않고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내가 그 사람을 사랑한다고 느껴서 썼던 그 편지들을 쓰는 그 순간 순간들 그 추억만으로도 충분합니다. 훗날 참 웃을 수 있는 추억이겠지요. 그리고 저보다 더 많은 편지를 쓴 사람들도 분명 계시겠지요? 궁금하네요. 몇 통의 편지까지 써 본 사람이 있을지...

 

여성분들 너무 남자들 욕하지는 마세요.

이 세상 모든 남자들이 다 그대들의 마음 아프게 하고, 상처 주고 그러지는 않습니다. 속썩이지도 않구요.

충분히 한 사람만을 바라보고, 순수하게 사랑을 갈망하고, 육체적인 관계보다도 정신적인 안정을 추구하는 그런 사람도 존재해요.

 

 그 사람이 혹시라도 이 글을 본다면 전하고 싶네요.

어디서 무얼하든지 꼭 행복하라고 ^ ^

소중한 추억을 남겨주어서 참 고맙다고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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