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나 목마름의 원천인
내 음악갈증은 끝이 없다.
마라톤을 완주한 선수의 목마름보다 더한
내 음악에 대한 갈은 언제부터인가
점점 더한 금단 현상으로 치닿는다.
이제는 먼지 쌓인 LP음반을 뒤척이며
제니스 이언의 건조한 갈색빛 음색을 탐닉하는
커다란 즐거운 쾌락에 내 모든 신경을 모아본다.
그렇게 내가 아끼는 생의 유일한 음악듣기란
타인이 이해 못하는 범주의 영역이라 되내이지만
어쩌면 그것은 수박겉할기에 불과한 수준인지도 모른다.
토스카니니가 지휘한 레닌그라드 필의 운명을
즐겨 듣는이가 있는 반면
레오나드 번스타인이 지휘한 뉴욕 필의 운명을
혹은 갸라안이 지휘한 베를린 필의 운명을 즐겨 듣는이가
있는 것처럼 난 나만의 울타리 안에서
음악을 골라 듣는다.
얄팍한 나의 간지러운 음악의 쉼터에
공허가 맴돈다는 이런 싸구려 느낌은 또 뭘까?
요즘 라디오에 TV에 흘러 나오는 3류 음악에
길들여진 탓일까
나의 두 귀에 혼돈의 위기감 같은 것들이 번져 오는 듯한
희뿌연 생각들이 포진한다.
점점
잊혀져가는 어떤 글자들과 존재들과 멜로디들과
나는 날마다 죽음을 건 사투를 벌인다.
젊은 날의 정신적 불구였던 나는
유연한 시간의 감옥에서 분과 초와 시를 불활용했다.
정말 커다랗게 볼륨을 높이고
16인치 우퍼의 전율을 등골이 오싹해지도록 듣고 싶다.
죤보넴의 스틱이 깃든 레드 제플린...
그것은 전설이였고
그것은 가혹스런 황홀한 즐거움이였다.
그리고
김현식...
참 바보스런 존재...
혹독한 고독과 고립적인 성격과 폭력성...
불루스와 락의 두 경계선에서 결국 죽음을 자초한 바보...
1월이 끝나가는 이 황량한 달력의 숫자에서
난 다시 그를 찾는다.
나를 움직이게 하는 것들...
아마 그 중심선상에 음악이 있고
그 음악이라는 섬안에 김현식이 있다.
어쩌면 의사의 권고를 무시한채 노래를 택한 그이
결과가 죽음이였음 알고 불렀던 여러 노래들중
유독 4집을 아끼는건 나만의 고집과 사연이 깃들어서일지 모른다.
아니
다른 사람들이 모르고 잘 알려지지 않은
휘귀성 때문일지도 모른다.
술보다 담배보다 여자보다
난 음악을 사랑한다.
술은 못해서 싫고 담배는 매워서 싫고
여자는 무미건조해서 싫다.
변함없는 나의 꼼빠니아 음악...
오늘은 잔잔하게 음악과 동침을 한다.
어디부터 플레이 할까.
점점 두근거리는 나의 두뇌와 가슴이 왈츠를 춘다.
나는 이래서 존재한다.
나는 이래서 행복하다.
나는 이래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