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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소매물도] 혼자하는 당일치기 여행

청춘바라기 |2010.06.21 04:37
조회 4,526 |추천 4

언제고부터 가고 싶었던 섬.

영화에서나 볼 수 있던 그 풍경을 보려 아침부터 부지런히 움직여 터미널로 향했다.

부산에서 1시간 반을 달려 통영에 도착하여 다시 통영항까지 이동을 하는 동안, 난... 무한한 설레임으로 숨을 멈출 지경이었다.

축복같은 날씨가 나의 여행을 돌봐주고 있었다.

 

챙겨온 책의 첫 페이지를 여는 순간, 나를 더 자극하는 글귀가 들어왔다.

- 여행은 떠나는 것이 아니라 향하는 것입니다.

 

그래.. 난 지금 강한 이끌림에 순종하여 향하고 있는 것이다. 그 섬으로...

마침 흘러나오는 MP3에선 my soul이 흘러 나왔고 나의 감성을 더욱 자극하였다.

 

때마침 들어가는 배 시간이 맞아 11시 배를 타게 되었는데, 바다를 건너는 내내 난 흥분으로 들떠 있었다.

지나는 어선의 어부아저씨가 두 손을 흔들어 주었고, 나 역시 답례로 손을 흔들었다.

내가 느끼는 건 막연하기만 했던 자유... 비상... 딱 그것들이었다.

 

 

항구에 도착하자 우리가 탄 배는 나를 비롯한 많은 사람들을 쏟아 내었다.

눈에 보이는 것들이 정녕 내 것이 맞던가.

지금 이 풍경은 나 혼자 마냥 누리고도 넘쳐나는 기쁨이었다.

 

 

다솔산장... 몇 년 전 티비를 통해 소개된 후 유명세를 치르는 곳.

그리고 소매물도와 함께 스타가 되어버린 웃는 개... 사모예드~

 

 

누구를 기다리는 것인지, 아님 어떤 소식을 기다리는 것인지.

이 녀석 빨간 우체통 앞에서 해를 온 몸으로 받으며 곤히 잠들어 있다.

지나는 사람들의 발소리에도 아랑곳하지 않은 채.

 

 

하늘로 난 길은 나의 숨을 퍽도 가쁘게 만들었고,

땀이 송글송글 맺힐 때 뒤돌아 보면 바람 한 줄기가 쉬어가렴~ 부추기고 있었다.

 

 

드디어 오른 망태봉.

색색깔의 옷을 입은 사람들 속에 섞여 나도 펼쳐진 하늘이며, 구름이며, 바다를 내 눈에 그리고 나의 프레임에 넣기 시작했다.

나의 발길이 닿은 곳, 나의 눈길이 닿은 곳 모두가 내 것이 되는 순간이다. 참으로도 벅찬 감동.

 

 

망태봉을 지나 등대섬을 가기위해 다시 내려가던 순간.

드디어 난 영화 속 그 섬에 흡수되고 있었다.

수평선을 뒤로 하고 참으로 이쁘게 우뚝 서 있는 등대섬. 

 

 

뭔가에 이끌려 아무 준비없이 떠나온 이유가... 바로 이것들이었을까.

부비적거리며 손수건을 꺼내 흘러내리는 땀을 닦으며, 바람에 나를 맡겨 본다.

아래엔 이제 막 물길이 열리고 있었다.

모세의 기적이라 불리는 저 길을 지나야 한다는 생각에 다시 발걸음을 재촉한다.

 

 

믿을 수 없다.

내가 본 최고의 절경이다.

정말 믿을 수 없다. 믿을 수 없을만큼 벅차다 보니... 갑자기 소중한 한 사람이 떠올랐다.

그리고 아쉬워 하는 그 사람을 위해 아름다운 이 풍경을 전송한다.

 

 

잘 닦여진 듯 하지만 가파른 절벽 비슷한 곳을 멈추지 않고 내려가니...

드디어 끝이 보인다.

곧 보석이라도 캐일 듯한 에메랄드 바다가 내 눈 앞에 펼쳐지고 있다.

 

 

아직도 물길은 열리는 중이다.

저 길을 건너야 했지만 완전히 다 열리려면 30분이나 더 기다려야 한다.

30분을, 아니 3시간을 기다려서라도 오르고 싶은 등대섬.

하지만 미리 표를 끊어 나가야만 했으므로 그냥 이 정도까지만 즐기자고 토닥이며, 바로 앞의 등대섬은 그림으로 남겨둔다.

 

 

성질이 급한 사람들이 신발을 벗고, 바지춤을 끌어 올리고 물길을 향해 나간다.

한 사람이 건너자 다른 이들도 합세한다.

나 역시 그러고 싶었지만... 그러고 싶었지만... 아!! ㅜ,ㅜ

 

 

저 세찬 파도를 보라.

 

저들에 대적하지 않고 온몸으로 받아 동글동글 잘 다듬어진 몽돌들.

내 삶도 그러해야 하거늘... 항상 대적하려고만 했으니... 부디 동글동글~ 내 마음도 다듬어 주길.

 

 

한껏 절경에 빠져 있다 다시 발길을 재촉한다.

다시 산을 넘어야 하지만...  짜증이 나거나 힘들지 않았다.

내가 어찌 그들에게 짜증을 남기리오.

 

 

이건 정말 로또다!! 난 오늘 로또 맞은거다.

많은 날 중에 오늘 이 섬을 찾은 건 그야말로 축복이며, 행운이다.

하늘이 완전!!  구름도 완전.... 3D입체영상이다!! ㅋㅋㅋ

조금 빡씨긴 하지만 이건 완전 신선놀음이다.

 

 

아쉬움에 뒤돌아보니... 그곳은 아직도 천국이었다.

제법 세찬 물보라도 유유해져 보인다.

 

 

다음 번에 다시 온대도 이런 날씨는 힘들 듯 하다.

더 아쉬워진다.

하지만... 내 가슴에 묵직하게 자리잡은 감동이 한참동안 나를 설레게 할 것이다.

 

 

뭍으로 돌아가는 사람들 속에 섞여있다.

내가 타고 갈 배가 길~게 포말을 일으키며 다가온다.

 

내 다리가 조금만 덜 후들거렸더라면 아마 하루를 묵었을 것이다.

그리고 바다로 지는 해와 바다에서 뜨는 해를 맞이하였을 것이다.

하지만 평지에 선 내 다리는 중심조차 잡지 못하고 후들거리고 있었다. 저질체력 ㅋㅋㅋ

 

 

돌아가는 배에선, 안으로 들어가 지친 몸을 뉘었다.

잠시 누웠다가 다시 선상으로 나와 마지막 빛을 강하게 뿜는 태양을 맞았다.

반짝거리는 바다위에 작은 고깃배가 지난다.

이 배의 아저씨 역시 손을 흔들어 준다.

바다사람들은 억척스럽고, 무지막지하다고 알고 있는데... 내가 들은 건 다 거짓말인가.

바다 위 그들은 너무도 선량하고 관대했다.

 

 

 

내려놓음을 위해 떠난 여행.

뿌듯하고 벅찬 이 느낌이 돌아오는 내내 내 가슴을 뛰게 했다.

 

파란 하늘에 푸른바다.

MP3에선 my soul이 흘러나오고

구름은 바람에 비켜가고 내몸도 마음도 둥둥뜬다.

급하게 먹은 밥은 체한다는데

급하게 온 여행은 그 깊이가 두배로구나.

사는동안 기회가 있다면 선상에서 춤을 춰보자.

지나칠 수 밖에 없는 인연이었지만 감사히 생각하며.

그리움도 추억도 포말에 보내버리며...

 

난 오늘 정말로 여행자가 되었다.

 

 

 

<부산출발 당일여행시 참고사항>

 

1. 부산 사상터미널에서 통영행 승차(20분마다 운행/ 10,100원)

2. 통영까지 2시간 소요예상시간이 2시간이지만 평일기준 1시간 반이면 도착.

3. 통영에 도착하여 여객터미널까지 택시이용 (6,000원 정도/ 평일기준이며, 시내버스 있음)

   통영 여객터미널에서 소매물도행 승선 (13,*** 정확히 기억안남 ㅋㅋ/ 소매물도까지 40분정도 소요됨)

   07:00, 11:00, 14:10분(원래 14:30분이었으나 앞당겨졌다는 공지가 있었음.)

4. 소매물도 도착 후 입구에 다솔산장을 비롯 몇 군데의 숙소가 있으나 당일치기로 적합 (섬에는 물과 음식 모든 게 부족하다고 함.)

5. 입구에서 생수 한 병 구입 후 망태봉-등대섬을 돌아오는데 2-3시간 정도.

    물론 물때가 맞아 등대섬까지 갔다오면 넉넉히 예상해야 할 듯 ^^

    승선표를 끊을 때, 돌아나오는 배 시간이 미리 정해지니 그 시간에 맞추도록~

6. 완만한 관광이라 생각하면 오산.

    반드시 모자와 등산화 및 운동회 필수~ 나에게는 최고 난이도였음 ㅡ,ㅡ ;;

 

 

 

 

추천수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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