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수원사는 아직은 20대초반이고 싶은 여자임.
헤드라인 보다가 나도 생각나서 적어봄.
지금은 웃으며 이렇게 쓸수 있지만 그당시에 난 초죽음이었음.
때는 바야흐로 한여름 땡볕이 푹푹 찌던 작년 이맘때였음.
원래 수원사람이 아닌데 직장때문에 수원으로 옮기게 되면서 나도 이사하게 됫음.
여기저기 둘러봐도 마땅한곳이 없었고 그나마 딱 한군데 맘에 드는곳을
발견하긴 했는데 하필이면 반지층이었음.
그것빼곤 곰팡이나 습기도 없었고 보증금이나 옵션들이 너무 좋아서 덜컥 계약 해버렸음.
무엇보다 주인집이 같은 건물에 살아서 불편한게 있으면 바로 해결해준다고 했음.
근데 난 부동산 아줌마에게 속은거였음.
원래 여자들은 반지층에 방 잘안준다는데 이아줌마는 나에게 아무런 얘기도 안해줬음.
물론 그전엔 대부분 2-3층에 살았었던지라 반지층에 대해 크게 두려움이 없었음.
이미 이사한후에 들은 얘기라 어쩔수 없었음.
그렇게 이사하고 보름정도 지났을때였음.
울집 베란다창이 벽의 반정도를 차지하고 그뒤로 한사람정도 지날수 있는 공간이있음.
그리구 원룸촌들 알아다시피 원룸들이 거의 다닥다닥 붙어있지 않음?
우리집 또한 다른집들과 마찬가지임.
그공간 바로 뒤쪽으로 원룸이 또 있는데 난 크게 걱정안했음.
반대편에서 우리집이 잘 보이지도 않고 낮지만 벽도 있어서 설마 사람이 왔다갔다,
하겠냐며 가볍게 생각한게 실수였음.
그날도 여전히 날씨가 푹푹 찌고 너무 더워서 팬티바람으로 컴터를 하고 있었음.
에어컨이 있긴 하나 6월달부터 에어컨 틀면 전기세 감당하기 벅찰것 같아서,
그냥 베란다문 한쪽을 열어놓고 컴터에 열중하고 있었음.
근데 그날따라 우리 돌맹이오빠가 베란다를 보며 마구 짖는게 아니겠음.
평소 발자국 소리에 짖긴 했으나 조금 그러다 말거나 못하게하면 안짖는데,
이날은 못하게 막아도 계속 짖어댔음.
왠지 느낌이 이상하긴 했으나 별생각없이 컴터를 하는데 점점 더 심해지는거임.
순간 욱하는 마음에 돌맹이오빠에게 쫒아가서 한소리 하려는 찰나..
난 보지도, 듣지도 말았어야 했음.
아님 베란다문 이라도 닫고 뭐라고 했었어야함.
어떤 미친님께서 날 향해 당당하게 아랫도리를 오픈하시고 열심히 손운동을 하고 계셨음.
그것도 대낮이었고 본인얼굴은 가리지도 않았음.
이렇다할 생각도 없이 문부터 닫고 허겁지겁 옷을 챙겨입었음.
사람이 당황하니 아무것도 생각할수 없었음.
생각나는건 오로지 우리 엄마밖에 없었음.
112가 생각나지 않아 119 눌렀다, 엄마한테 전화했음.
울강여사는 나의 다급한 목소리에 더 놀라 무슨일이냐며 물으셨고,
난 상황설명을 속사포 랩으로 쏟아내고 겨우 112에 신고했음.
무조건 와달라는 나의 말에 경찰들은 주소를 부르라며 다그쳤음.
이사온지 얼마 안되서 번지수도 잘몰랐음.
후다닥 계약서를 찾아내서 번지수 불러주고 경찰이 올때까지 기다리고 있었음.
경찰에게 연락하고 곧바로 친구들에게 연락해서 계속 통화하고 있었음.
그렇게 몇분정도 지나서 친구가 그미친님 갔냐고 물어보길래,
당연히 그미친님 갔을줄알고 베란다창을 통해 밖을 보다 또 기절할뻔함.
난 그날 나의 목청이 그렇게 큰줄 처음 알았음.
그미친님은 더욱더 당당하게 날 정면으로 바라보며 아랫도리를 훌러덩 벗으셨음.
그리고 티셔츠로 본인의 얼굴을 뒤집어 덮고 손운동을 아주 바쁘게 하셨음.
난 또 한번 경찰에게 연락했고, 경찰은 가고 있다며 날 위로해줬음.
몇분 안지나서 경찰들이 왔고 그주변을 샅샅이 뒤졌으나 그미친님은 사라지고 난후,
그러고 경찰들이 나에게 인상착의를 물어봤는데 난 기억이 안났음.
정면으로 보긴 했으나 시력도 나쁜데다 너무 놀래서 옷색깔만 기억났음.
그러고 경찰이 주변을 더 순찰했으나 비슷한님은 없다고 하시고 돌아가심.
그렇게 몇달이 지날때까진 그미친님은 나타나지 않으셨음.
그후에 울엄마 달려오셔서 베란다창에 시트지 다 붙여주시고,
현관문에 그거 뭐지? 암튼 거는거 달아주시고 몇일 경호해주다 가셨음.
그렇게 까마득하게 잊고 살던 어느날, 또한번 그미친님이 날 찾아오셨고 난 또한번,
경찰들을 불러서 한바탕 대소동을 벌였음.
쇼파 바로 맞은편이 방 창문인데 낮에 환기시킨다고 창을 열었다가 깜빡하고 안잠궜음.
퇴근후 난 샤워를했고 내친구는 새벽에 고향간다고 기다리고 있었음.
피곤한몸을 이끌고 다 씻고 나오는 순간 내친구가 날 바라보며 아무말도 못하고 있었음.
그저 손으로 창문만 가리키고 있었고, 난 또다시 심장이 철렁 거렸음.
스피드하게 경찰에게 연락하고 난 잽싸게 옷을 입고 있었음.
여름에 그미친님과 동일인물인지는 모르겠지만, 이번엔 좀 더 대담했음.
친구가 컴터를 하다 순간적으로 창문을 바라봤는데 남자의 손이 방창문을 스윽-
열고 있었다고함.
그러다 내친구랑 눈이 마주치자 다시 스윽-하고 창문을 닫았다함.
그렇게 우린 또한번 목청을 높여 소리지르고 경찰을 불렀음.
다행이 여경님이 오셔서 상황을 설명해주고,
남자경찰은 밖에서 다른분과 순찰을 돌고 계셨음.
방창문이랑 베란다창이랑 다 잠궈주시고 또 이런일이 생기면 연락하라고 하심.
알겠다, 대답하고 수건를 빨으러 화장실 문을 여는데..
이새키가 어디서 지켜보고 있었던건지 이번엔 화장실 창문을 열어놓으심.
또한번 경악하고 경찰들 부르고 이날 울집에 3-4번은 다녀가셨음.
결국 안되겠다며, 창문에 설치하는 경보기를 갖고와 달아주심.
(이거 작은데 은근히 도움됨. 각 동네 경찰서마다 있고 무료로 달아주심.)
창문을 인위적으로 열려고 하면 경보음 소리를 내는건데 작은게 꾀 강함.
그 경보기 달고도 안심이 안되서 날이 밝자마자 열쇠 아저씨 불렀음.
기존에 쓰던 키통을 통채로 바꾸고 외시경도 달았음.
요즘 원룸들은 거의 번호키이거나 외시경이 달려있는데 우리집은 안달려있음.
외시경달고 꼼꼼히 확인한후 열쇠아자씨 돌아가셨음.
그후론 배달이오거나 누가 왔다갔다 하는 소리가 들리면 잽싸게 외시경으로 훑어봄.
그이후로 두번다시 나타나진 않는데 지금도 여전히 무섭긴함.
낮에 환기시키려고 창문 열때도 주변을 꼼꼼히 살피고 확인하고 잠깐 열었다 닫음.
아무래도 그미친님은 내 주변 어딘가에 살던 미친님같음.
그리고 그후에 남친님이 본인의 옷들과 속옷들을 몇개 가져다 베란다에 널어놓음.
글구 바로 주인집에 전화해서 변태나타났으니 조치를 취해달라, 얘기했더니
다음날 그 공간에다 철사에 뾰족이 달린거 맞나? 암튼 그거 넝쿨처럼 감아놓으심.
혼자사는 여성분들 아무리 높은층에 산다해도 남자가 있다는걸 알려야함.
대놓고 남자있어요! 라고 광고하라는게 아니라 간접적으로라도 알려야함.
우린 여자둘이 살았는데도 그미친님이 나타나셨음.
생각보다 길어져서 손가락도 아프고 미안하군.
근데 끝은 어떻게 맺어야 되는거임?
-끄읏-