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21살 여대생입니다.
방금 겪은 이야기를 해 볼까 합니다. 제목 보시면 아시겠지만...
일단 그 말은 뒤에서 하도록 하고, 이야기 시작하겠습니다.
저희 반이 오늘 종강파티를 했습니다.
프로젝트 건이 있어서 2주 전에 이미 했어야 할 종강을 오늘에서야 한 거죠.
대구의 유명한 평화시장 똥집 골목에서 -_-;; 똥집 왕창 먹다가 피곤해서 먼저 나왔어요.
경산 사는 친구들이 있어서 버스 시간대 놓칠까봐 빨리 나오길래 저도 따라 나왔죠.
이렇게 셋이서 나왔는데 두 친구가 경산에 살고 저는 그냥 대구 사람이거든요.
그래서 두 친구를 건너편 버스 정류장으로 가는 모습을 보고 저도 버스 정류장으로 갔습니다.
종강 파티였지만 그다지 즐겁지 않아서 (죄송합니다 학우들이여...) 술도 많이 안 마셨지만,
중간에 무슨 얘기였지? 성적 얘기였나 암튼 그래서 정신이 번쩍 들었었어요 ㅋㅋ;;
그래서 전혀 취하지는 않은 상태였습니다.
암튼 버스 정류장으로 가는데 어이쿠야 제 버스가 지나가네 ?
힐 신고 미친듯이 뛰었지만 버스는 떠나가고...
그래서 의자에 가만히 앉아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웬 학생들도 있었고, 어른들도 있었고, 아주머니 세분도 계시고.
10시 10분 정도 되는 시간이었는데 음... 사람이 꽤 있더라구요.
그래서 시끄럽다고 생각해서 MP3를 들으며 지나간 버스를 기다렸습니다.
그렇게 한 8분 정도 기다리니까 버스가 전전 정류장을 출발 했대요.
그래서 아 이제 버스 타고 집에 가겠구나 하면서 신나게 교통카드 챙기는...
데!
버스 정류장 보면 부스처럼 생겼잖아요. ㄷ자 모양.
그 안에서 제가 앉아 있었는데 (다른 사람들 다 서 있었음)
갑자기 어떤 아저씨가 그 안으로 들어서더니 기웃 기웃 거리는 거예요.
별 상관 안 하고 전 제가 듣던 노래 계속 들었죠.
근데 갑자기 그 아저씨가 제 팔목을 잡아 끄는 겁니다 !!
그리고 버스 정류장 왜 그거 있잖아요 번호판? 노선판? 암튼 그 쪽.
부스 밖으로 절 끌어 내더군요. 뭐라 뭐라 말 하면서.
엠피 너머로 뭐 잠깐만요 잠깐만요 이랬던 거 같은데,
아. 길 물어 보는 건가. 하고 일단은 따라서 나왔어요.
제가 원래 낯선 사람이나 누구나 거절을 잘 못 하는 성격이라 ;;
전화도 막 인터넷 바꾸란 전화 와도 함부로 못 끊는... 그런 여자입니다..
암튼
저를 끌고 나온 사람은 다시 봐도 아저씨였습니다. 한 30대 중반 ?
제가 안면 인식 장애 (장애...) 까진 아닌가. 암튼 사람 얼굴을 잘 기억 못 해요.
그냥 아저씨인 것만 기억합니다.
그렇게 절 끌어내선 뭔 말을 하길래 이어폰을 뺐습니다.
그랬더니 갑자기 저한테 인사를 하시더라구요.
그래서 저도 인사 했습니다.
근데 갑자기 자기도 뭐 선뜻 이런 말 하긴 뭐하다면서 무슨 말을 하는데.
"제가 저기 보이시죠, (도로변의 차를 가리킴) 저 차를 타고 가다가
그 쪽 보고... 왜 그런 말 있잖아요. 이상형 ? 그런거...
그 쪽이 제 이상형이시거든요. 그래서 차 세우고 고민하다가...
진짜 용기 내서 이렇게 불러 냈어요."
??????????????????? 뭐라구요 ??
저 진짜 뜬금없이 여자 끌고 나와서 뭔 소리 하는가 했습니다.
보자마자 갑자기 치는 이 이상형 드립이 매우 진심 베리 수상하더라구요.
저 여기 있는지 한 8분? 밖에 안 됐는데 무슨 ?? 무슨 용기를 냈 ?? 음 ??
게다가 이상형 ?? 저 지금 무슨 만화 속 주인공임 ?
제가 예전에 길거리 화장품 사기를 당한 적이 있어서
(길거리에서 접근해서 차 안으로 데려가서 설명 듣는 거 있잖아요.)
뭔가 촉이 오는 거예요. 수상찮다. 진짜.
"아니, 지금 이런 말 들으시고 황당하실 거 아닌데 전 진심이거든요...
저 이상한 사람 아니구요..."
제가 그 일을 당했으니까. 딱 얼굴에 드러났나봐요 긴장한 표정이.
그래서 갑자기 저런 말을 하시더라구요. 이상한 사람 아니라고. 진심이라고.
"제가 지금 초중학교 사회 선생님이예요. 지금 애들 시험기간이 어쩌고 저쩌고
일찍 학교에서 나와서 어쩌고 저쩌고"
자기 직업도 이렇게 밝혀 주시지만... 저는 그저 의심...
솔직히 저 얼굴 이쁘게 생긴 편도 아니고 몸매도 좋은 거 아니예요.
그냥 보통 얼굴에 보통 몸매에 하체 비만인데 !!!!!!! (서럽다 ...)
아 오늘 내가 한 쌍꺼풀 액이 잘 못 됐나
대문 나설 때 우리 쫑(강아지 이름)이 짖더니 바로 이거였나
엄마가 오늘 종강파티건 뭐건 비오니까 가지 말랬는데 그냥 가지 말껄 그랬나
아 경산 애들 따라 나오지 말 걸 그랬나 거기서 똥집이나 더 먹고 올껄 그랬나
이딴 생각이 줄줄줄 ;; 식은 땀도 줄줄줄 ;;;
근데 여기서 끝이 아니라... 결정타를 던지더라구요.
"저, 근데 어디 사세요 ?"
"네? 아니 저... xx 운동장..." (엄마한테 왜 사는데 알려 줬냐고 뚜드려 맞았음... 아니 무서워서...)
"아 그럼 xx동 ?"
"아 네 뭐 그 쪽... 비슷..."
"그럼 저도 그 쪽인데 태워 다 드릴게요."
"그럼 저도 그 쪽인데 태워 다 드릴게요."
"그럼 저도 그 쪽인데 태워 다 드릴게요."
시
to the
망
태워다 준다는 말 들으니까 내가 저 차에 탔을 때 부터 집 까지 가는 그 길이 상상이 되면서
완전 오만 생각이 다 들더라구요 우와 진짜 파노라마였음 나 죽다 살아 난 것도 아닌데
"네 ? 아뇨, 저 버스 곧 오는데"
이건 거절 해야겠다 확실히 거절 해야겠다 싶어서 딱잘라 얘기했습니다.
화장품도 이걸 거절 못 해서 제가 사기를 먹었다구요 40만원 !!!
뭐 다시 철회 받긴 했지만 여튼 !!!
"아뇨, 저 제 이상형이라서 놓치기 싫어서 .."
"아뇨 저... 음... 저 부모님... 버스..." (무서워서 말 꼬임)
하지만 거절 해도 놓아 줄 리 없을 걸 알고
일단 부모님 드립을 치면서 버스 정류장을 쳐다 봤는데
아나 전전에 온다는 놈이 왜 이렇게 안 와 !!!!!!!!!!!!
버스 어디갓어 !!!!!!!!!!!!!!
진짜 아 이렇게 시간 끌다가 손목 낚여서 끌고 갈까봐 진짜 무서운 겁니다
아 진짜 이게 지금 무슨
주위 사람들 그렇게 많은데 왜 이 사람이랑 나를 의심 안 해
요즘 여대생 납치살인에 완전 세상 뒤숭숭한데 지금 왜 아무도 ?? 나를 신경 안 써 ??
게다가 내가 지금 저 아저씨 이상형이야 ?
아니 그 전에 원조라고 이거 난 지금 여대생이라고 저 아저씬 사회 선생님이라잖아
아니 이럼 아저씨한테 실롄가 아니 그게 아니라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아 암튼 진짜 후달리더라구요.
근데 이 아저씨가 갑자기
"아, 그럼 혹시 연락처..."
"네!?" (버스 오나 안 오나 확인)
"내일 휴일이니까 노실 거 아니예요, 그러니까 같ㅇ..."
"아니 저 내일 아르바이트 하거든요 !!" (진짜 합니다)
"아, 그럼 연락처라도..."
그 때 버스가 !
도착했다 !
내 사랑 !!
"아, 저 버스 왔거든요 !! 저 가 볼게요 !! 죄송합니다 !!"
"아, 저기 !!"
저 힐 신고 냅다 달려서 헉헉 대면서 버스 탔습니다.
그리고 창문 안 보고 바로 집 갔음.
떨리는 손으로 엄마 불렀음
"엄마 ㅎㄷㄷㄷ 나 납치 당할 뻔한 거 같아 ㅎㄷㄷㄷ 데리러 나와줘"
혹시 뒤에 버스 따라 와서 납치 해 갈까 싶어서 (요새 세상이 넘 무서워서 ㅎㄷㄷㄷ)
왜 그런 얘기 있잖아요 할머니 따라서 내린 여학생이 납치 당해서 어쩌고 저쩌고 ㅎㄷㄷㄷ
무시할 수 없어서 엄마 불러서 내려서 엄마 만나서 집에 갔습니다
엄마 보니까 힘이 탁 풀리더라구요
엄마 손 잡으니까 엄마가 손에서 땀 난다고 ;
저 몸에서 웬만하면 땀 잘 안 나는데 ;; 그거 듣고 아... 이러면서 집에 왔습니다.
집에 오니까 아빠는 그 얘기 듣건 말건 일찍 다니던가 드립
아 예...
이런 일 처음이라서 식겁 했네요 진짜 ;;
진짜 제가 이상형일 리 없지만 혹시나 그런거라면 오해해서 죄송 ;;
암튼 쩌네요 ;; 와 ;;
요즘 납치 요런건 진짜 외모 이런거 안 따지고 그냥
여자이면 다 잡아 갈 기세 ;;;;;;; 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