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가 나서 나도 모르게 자판을 두드립니다.
일단, 저는 맞벌이 부부이고, 결혼생활 10년차입니다.
말이 십년차지...나가면 아직도 싱글로 볼 정도로 결혼을 일찍했습니다.
25살에 시집와서 28살에 두아이의 엄마가 되었네요.
그리고, 지금까지 한번도 맞벌이를 접은적 없이 열심히 살았습니다.
제 성격은 털털하고 호탕하고 그리고 잘웃고...애교는 넘칩니다.
경상도로 시집와서 절대로 기죽지 않고 여전히 애교쟁이로 사회생활에 부부생활에 시댁에도 애교가 철철 넘친다고 할 정도로 깨방정입니다.
어쩔때는 남사스러울 정도로 푼수끼는 다분하지만, 그래도 늘 웃고...항상 긍정적이라는 말을 잘 듣습니다.
단지, 인상은 좀 차갑고 날카로운 편입니다. 그래서 섣불리 말붙이는 사람이나 함부로 하는 사람은 없습니다. 하지만, 막상 친해지고 나면 스스럼없이 모두와 잘 어울립니다.
반대로 신랑은 인상이 선하디 선한 상입니다. 눈가가 웃고있고, 웃는 주름이 잡혀있어서 무슨 말을 해도 다 들어줄 것 같은 좋은인상입니다.
그래서, 같이 어딜가도 아주머니들이 시집잘갔다고 합니다. 신랑이 뭐든 다 해줄것 같다고 너무 너무 잘갔다구요..
보이는 인상은 다가 아님에도 그만큼 인상에서 신랑은 확실히 플러스 먹고 들어갑니다.
우리는 새벽에 수영을 다니는데 신랑이 워낙에 인상도 선하고 수영도 잘해서 그 팀 사람들과 곧 잘 어울리고 술도 잘마시고 주말엔 산에도 가고..래프팅도 하고 신이 났더랬습니다. 그러다가 문자를 확인하니, 여자 회원이 오빠..어쩌구저쩌구 하길래...삼가해 달라고 경고했더니, " 질투해?" 하며 웃습니다. 그때까지만 해도 눈흘기며 웃으며 지나쳤습니다.
그리고 그 문자의 주인공 아가씨는 전근을 가면서 자연스럽게 떨어져 나갔고, 같이 수영하는 아줌마 회원이 있는데 서로 친구 먹는다고 하더라구요.
아이들 정보도 같이 공유하고 함께 이것 저것 상담도 하고 이야기도 하고 수시로 문자 보내고, 어울려 술도 마시고..그러다가 저한테 그 아줌마와 교육문제로 비교질 하길래 대판 싸웠습니다. 그리고도 몇번이나 그룹...(두사람 포함 3-4명)으로 산에도 간다며 스케줄을 빵빵하게 잡아 났길래 길길이 날뛰었습니다. 그래도 자기도 자기 취미가 있다며 오히려 있는대로 성을 내더라구요.
그래서...대판 싸우고 열받아 쏟아붓다가 마음을 다스려서 저도 차라리 친해지려고 회원 아줌마에게 살갑게 굴었습니다.
그리고, 농담도 하고 그랬더니...울신랑 통해서 정말, 이것저것 옵니다.
절대 저에게 직접인건 없고, 두사람만이 서로를 통해서 빵도 오고, 토마토도 오고, 온갖 간식도 오고...뭐...좋습니다. 정말..도움받아 고맙고..좋습니다.
하지만, 제가 꺼림직하게 여기고 기분상해 하면..자제하는게 좋을것 같지만, 전혀 미동이 없길래..쿨하게 웃으며 넘겼습니다.
결정적으로 서로를 심하게 배려하고 챙기는 유부남, 유부녀의 모습에 친구라고 빙자하기엔 기막힐 정도로 자존심이 상한적이 많기에 꾹꾹 눌러참고 웃으며 난..쿨한 여자라고 주문도 외웠습니다.
하지만, 자존심이 상할일이 또 생겼네요.
제가 외국으로 몇일 연수가는 바람에 울신랑이 그 아줌마에게 신세를 진 모양입니다.
아이의 학원문제로 태워주고, 게다가 초밥과 짜장도 해왔다고 자랑하네요.
그래서 고맙다고 제가 사온 선물 챙겨줬더니, 안그래도 주말에 만날거라고 신이 났습니다.
주말에 같이 경기장에서 아이들 데리고 축구경기가 있다고 하네요. 그래서, 알았다고 했습니다. 우연히 울 신랑 메세지를 보니, 누구누구 맘은 집에서 쉬라고 하면 싫어할까? 그럼 울신랑이름쓰고, 오기 싫으려나..라는 문자가 있네요. 대놓고 절 떼어내고 오라는 문자를 보고 격분했지만, 꾹 참고 아이들 데리고 가라고 했습니다. 저녁에 시댁에서 아버님이 저녁을 산다고 하길래 청소하면서 기다렸습니다. 전화한통 없네요...오전일찍 나간사람이 전화도 한통없고 화가 슬슬 나기 시작했는데 오후 6시 넘어서 전화가 왔네요.
아줌마의 번호에 걍..안받았습니다. 문자가 왔네요...선물 고맙다고...
걍..씹었습니다. 정말 극도로 열받은 상황이라 아무것도 안보이고 안무것도 안들리는데..
울신랑 저녁에 관한 전화가 없길래 문자 넣었습니다. 밖에 저녁먹냐고? 그럼 난 집에 그냥있겠다고...그제서야 7시 넘어서 전화가 옵니다.
씹었습니다. 집으로 와도 씹고, 핸드폰도 씹었는데 연거푸 오길래 늦게 받았더니..혼자 중얼거리는 소리가 들립니다.
" 내 전화도 안받는데..."
헐..
두사람 같이 그시간까지 있는 모양입니다.
아이들에게 물어보니, 아이스박스에 새우하고 고기를 가지고 구어먹고 신나게 놀았다고 하네요.
게다가 학원도 빠트리며( 절대로 학원 빠트리는걸 용납하지 않는 신랑입니다.)
하지만, 그들끼리 아이들과 함께 우르르 같이 찻집에서 아이스크림과 커피를 마셨다고 합니다.
피가 거꾸로 솟아납니다.
기막히고 코막혀서 열뻗혀 죽겠는데...제가 신랑 얼굴을 보고싶겠습니까? 입다물고 아무말도 안하니, 도대체 왜 화가났지? 라고 합니다.
오늘 문자로 도저히 못참겠다고 분노의 글귀를 썼더니..답변이 가관입니다.
" 도대체 이러는 이유가 뭔지....?"
저...미친거죠?
보통의 여자들은 이런 상황에 웃으며 쿨한데..제가 오바하고 괜히 혼자서 호들갑 떠는거죠? 그렇죠? 보통의 여자들은 화가 납니까? 웃으면서 넘깁니까?
진심으로 울신랑이 저한테 의부증 어쩌구 저쩌구 예전에 뭐라고 하길래..왠만하면 꾹꾹 참는데.. 이제는 홧병 수준이라...오늘은 법원가서 이혼청구서 가져왔습니다.
오늘 확실히 결판을 내려구요.
이제...서른다섯입니다.
십년 산 부인보다 수영장에서 만난 아줌마의 한마디가 더 소중한 사람을 과연 신뢰하고 살 수 있을까요?
다른 분인들이라면 어찌하십니까?
웃고 치우십니까?
아..답답해서..돌겠습니다.
밤새 혼자서 울고..혼자서 속병앓이 중입니다.
제가 오바하는 건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