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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시어머니

막내며늘 |2003.07.08 11:07
조회 1,194 |추천 0

요즘 날씨가 넘 덥죠? 장마가 끝난건가? 오늘 밤에 비가 온다니 직딩맘들께서는 우산들 챙기셨죠?

음~ 오늘은 저희 시어머니 얘기를 해볼께요...

첨 시어머니를 뵙게된게 2001년 구정때였죠.. 그때 시아버님께서 같이 저녁이나 먹자고 해서 시댁근처로 갔더니 시아버님, 시어머님, 시누(신랑누나), 신랑 이렇게서 기다리고 있더군요...

친구들한테서 친구들시댁 얘기를 들었을때 에효..나같은 뇬 시댁가서 잘 할수 있을까? 욕이나 안먹으면

다행이겠지 했었죠.. 첫 인상은 자그마한 체구에 자그마한 키, 곱슬한 파마머리.. 전형적인 동네 아주머니의 모습이었죠.. 첨 본 시누 역시 자그마한 키에 약간통통하면서도 무테 안경을 쓰고 나온 약간은

깐깐하게 보이는 그런 직장여성(병원 임상병리사로 근무중)으로 보였죠..

잔뜩 움추린 모습으로 고기집에서 밥을 먹는데 꼭 얹힐것 같은 느낌.. 다들 아시죠? 분위기...

그때 시어머니의 말씀... " 왜 그날 당신만 나가서 얘를 혼자 미리 봤어? 나두 보구 싶었는데.. "

ㅋㅋ 시아버님께서 한번 보자구 해서 신랑이랑 먼저 봤던걸 갖구 시어머님이 아버님한테 하신 말씀이셨음당..

어찌어찌해서 결혼후 바로 임신... 암으로 입원하신 어머니... 항암치료로 모든 기운을 잃어버리신 시어머니.. 평소엔 동네아주머니로부터 발발이라는 별명을 들으실정도로 잘 놀러 다니셨었는데...

예정일 다가왔을때 저희 시어머니 저보구 친정가서 편안히 있으라고 하시더군요..

항암치료기간중에 제가 출산을 했죠...어쩔수없이 수술해야 한다는 의사말에 수술결정 내리고..

신랑과 친정 엄마가 옆에 계셨죠... 마취로 인해 기억에는 없지만 나중에 신랑이 그러더라구요..

애기는 할머니가 안아봐야 한다면서 첫째도 아닌데 그 아프신 몸을 이끌고 병원에 오셨더라구요..

수술끝나고 아직 수술대위에 누워있는 저한테 먼저 달려오신 시어머니... 친정엄마는 그때까지 인큐베이

터 안에 있는 애기만 쳐다보구 계셨음.. 딸이 죽어나는지 어떤지...관심밖...

신랑이 정신없는 나한테 시어머니가 수고했다라는 말하시면서 제 손을 쓰다듬으셨다고 하네요..

이틀후 병실에 누워있는데 시댁식구들(아주버님댁은 지방인관계로 못오시고) 전부 오셨네요

저희 아버님은...허허 웃기만 하시고...저희 어머님은 부은 제 손을 계속 주물러 주시고...

그때 저희 애기는 뱃속에서 태변을 먹은지라 아산병원 신생아 중환자실로 보낸상태라...제가 신랑을

계속 재촉해서 얼릉 델구 나왔어요.. 이상없다 해서...

퇴원하고 애기 데리고 친정에를 왔습니당...한달간을 몸조리했는데 사돈댁인지라 전화는 못하고..궁금하기도 하셨겠죠.. 제가 좀이 쑤셔서 그냥 한달만에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집에 오니 벌써 저희 시어머니께서는 시골까지 가서 토종꿀(이게 꽤 비싸더라구요)에 호박에 몇달 먹을양을 직접 고아서 PET병에

준비 하셨네요.. 에효... 몸이 많이 편찮으실텐데...

평생 처음으로 해외여행을 가셨을때 가시고 나서 벌써 2년이란 시간이 지났지만 전 아직까지 여행담을

듣고 있습니당...  아마 열번은 넘었을걸요?

오히려 시아버님께서 저보구 넌 그얘기 또듣고 지겹지두 않냐? 저라고 왜 안지겹겠어요.. 그치만

얘기하실 상대가 저뿐인걸요.. 평일 낮에는...

형님네가 한달에 두번 또는 한번꼴로 서울로 올라오시긴 하는데 그렇다구  잘 사시는 형님네하고 저희하고 비교하지 않고 동등하게 대해주시며 오히려 저희한테 폐끼치지 않으시겠다고 다짐하시는 어머니..

폐라뇨~ 그런 말씀하지 마세요... 얼마 안된 새댁이지만 싫은소리도 하시고 좁은 집이지만 자주 놀러오시고 잠도 주무시고 가시면 좋으련만 바로 옆이라...

요즘은 저희 시어머니께서 시아버님한테 평생 서운했던점을 얘기 하세요...

저사람은 무뚝뚝하다... 살갑게 대하질 못한다.. 주물러달라면 1분을 못넘긴다는둥..제 앞에서 시아버님

흉 보세요.. ㅋㅋ 전 그 모습이 이런말 하긴 뭣하지만 귀여우세요~

오늘 시어머님께서 다시 입원하시네요... 항암치료 받으러....

요 며칠간 후유증에서 벗어나셔서 저희가 녹즙이다..생식이다 해서 챙겨드리고 했더니 그걸 동네분들한테 자랑하고 다니셨나봐요..ㅎㅎ

어제저녁때 갑자기 찾아오셔서 애기 보신다고...애때문에 아범하고 제가 저녁을 제대로 못먹을것 같다 하시면서 신랑 퇴근즈음해서 애 봐주시데요...  그냥 근처 지나다 들렀다고 핑계대시면서..

저희 어머님 멋지시죠?

나쁘게 생각하면 아들만 생각해서 그럴수 있다 하지만 전 그렇게 생각안해요... 물론 평소에 서운한점

당연히 있죠.. 하지만 그건 제가 잘못했기때문에 그런것일수 있다라고 스스로 되집어보면..금방 풀리고

좋은게 좋은거라잖아요....

입원하셔서 힘이 드셔도 제가 옆에서 힘이 될수 있도록 할수 있는건 다 해드리려고 노력하는데 잘 안되네요... 오늘도 열심히 사시는 며느님들.... 화이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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