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을 만드는 행위야 말로 예술에 가장 가깝고,
예술의 가장 상위 개념에 위치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우리는 눈으로 보고, 귀로 소리를 듣고, 코로 냄새 맡고, 혀로 맛을 보고, 손으로 만지는,
오감으로 인식할 수 있는 의식주에 관련된 수많은 창작의 결과물 속에 살고있다.
‘음식을 먹는다’라는 일련의 행위....
신의 창조물인 자연이 담겨진 재료들,
‘땅’과 ‘바다’에서 자라온 재료들을 최적의 생산지와 재배지에서 엄선하여,
가장 빠른 시간내에 요리할 수 있는 환경으로 옮겨와야 하고,
그 선택받은 재료로, 자연의 신선함을 그대로 유지하기 위해
가장 빠른 시간내에 ‘불’로 요리한다.
그 음식을 요리하는 요리장은 그 나라의 문화와 역사,
각각의 재료가 가지는 특성까지 체득되어 있는 사람이어야 한다.
우리는 오감으로 그 음식을 느낀다.
그리고 가장 빠른 시간내에 몸속으로 사라진다.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 재료가 된다.
하지만 우리에 뇌리에는 영원히 남아있다.
어릴적 어머니의 손맛처럼,
향과 맛, 입속에서 씹히는 아삭한 소리와 촉감까지
기억 속에서 평생을 함께한다.
자연이 우리 몸에 들어와 사라지고
다시 우리는 자연과 하나가 된다.
음식을 만들고 먹는 것은
그림을 본다던지, 설치미술을 감상하거나, 음악의 연주를 듣거나, 건축의 공간을 느끼는,
다른 장르의 예술처럼, 지식인이 될 필요는 없다.
‘맛있다’라는 것은
누구나 느낄 수 있는
가장 쉬운 예술이다.
하지만 가장 최고의 예술이다.
요리하고, 먹고, 마시고,
오감을 만족시키는
모든 일련의 행위가
바로 ‘레스토랑’에 담겨진다.
Ola 1 Bachun lake - Modern - Glass beads
Ola 2 Bachun lake - Classic - Time & Tide
Ola 3 Youido park - Natural - No skin, No sheet, No paint
Ola Mario Itaewon - Chic - Nonorganic romanticism
Ola 5 Banpo - Cozy - Deconstruction of the kitchen
Ola1
Ola1은 1999년 겨울 백운호수에 지어졌다.
설계할 당시 주변환경은 사람의 손때가 묻어있지 않은 자연그대로의 모습을 많이 간직하고 있었으며, 도시적, 상업적 문화에 의해 거의 오염되지 않은 장소였다. 아름다운 호수를 앞에 두고 있었고, 대지를 감싼듯한 산과 넓은 하늘, 너무나 완벽한 자연 그대로였다. 건축하는 행위를 공간을 창조하는 작업이라고 볼 수도 있겠지만, 결과적으로 자연 속에 인간이 parasite하기위해 자연의 공간을 파괴, 훼손하는 것일 수 있다. 하지만 그 자연 속에서 우리는 공간을 점유해야 하고, 점유할 공간은 건축되어야 한다. 오랜 세월 유지되어온 자연의 연결성과 흐름의 단절을 최소한으로 줄여보려는 부담감에서 설계를 시작했다. 원래의 자연, 그 연결성의 절개와 공간의 이식에 대해 이 레스토랑의 공간은 최대한의 합리성과 당위성을 가져야만 했다.
Glass beads
어항 속에 유리구슬들을 넣어보면, 유리는 물과 매질이 같아 구슬의 경계는 보이지 않고 그 속의 무늬들만 떠있는 것처럼 보인다. 새로이 태어날 공간이 ‘유리구슬’같이 자연 속에 투명하게 놓여져 있게 만들려는 의도에서부터 설계를 시작했다. 결과적으로 그 공간은 하늘과 땅이 만나고, 호수와 산이 만나는, 수직적으로 수평적으로 자연이 모두 꿰어지는 ‘장소’가 되어야 한다. 이 공간이 나무처럼 뿌리내려 자연과 다시 하나되고, 원래의 항상성(homeostasis,恒常性)을 빠른 기간내에 회복할 수 있기를 바랬다.
내부공간은 오히려 최대한 좁아 보이는 구조로 계획했다. 하나의 홀처럼 큰 공간이기보다는 80평 정도의 규모임에도 불구하고, 그 전체의 공간을 크기를 하나로 인지하지 못하게 각각의 공간을 나누었다. 구획된 공간들은 좁지만 각 공간마다 특징을 살려 다양성을 부각시켰으며, 각각의 공간들에 open space를 끼워넣어, 내부공간에서 외부의 자연을 만나는 방식 또한 제각각의 view point와 방향성을 만들어 주었다.
Ola1의 외부 형태와 인테리어의 분위기는 modern이다. 다운타운의 문화적, 상업적 요소를 그대로 이식하는 태도를 취해, 비교적 서울근교의 한적한 분위기의 자연풍광속에서 도시적 욕구 충족이 목적이었다.
Ola2
2003년에 완성된 Ola2 또한 백운호수에 위치해 있다.
Ola2의 내부공간의 atmosphere는 classic을 추구했다.
레스토랑은 요리만을 소비하는 장소가 아니라, 문화를 함께 소비하는 장소이다. 음식을 먹는 잠시동안의 머무름 동안, 그 공간까지 소비하는 장소인 것이다. 음식뿐만 아니라 이태리 문화의 정통성을 공간속에 표현하기 위해 노력하였으며, exotic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Ola1, Ola2 모두 반투명한 스킨(Transparent skin)으로 건물표면이 레이어드(layered)되어 있다.
Ola1은 알루미늄으로 펀칭하여 반투명한 표피를 덧대었으며, Ola2는 흑단(黑檀)으로 우드그릴을 만들어 노출콘크리트 외벽의 바깥에 스킨을 덧대어 두고, 그 레이어(layer)들 사이에 Main entrance의 출입 동선의 공간을 두었다. 이러한 반투명한 표피는 낮에는 불투명한 소재의 스킨이 되고, 밤에는 투명한 소재로 변화한다. 건물의 하루의 시간동안, 햇빛과 조명장치로 인해 얼굴표정을 변화시킬 뿐 아니라, 내부공간의 액티비티(activity)를 건물표면에 드러내는 역할을 한다. 이런 변화적인(flexible) 요소들로 인해 광고적 효과를 이루어내고, 레스토랑의 주목성과 아이덴티디(identity)를 확고하게 만들 수 있었다.
Time & Tide
언제나 새것같은 무표정한 얼굴의 건물이고 싶지 않았다. 시간이 흘러 마감재의 유효기간이 끝나면, 다시 리뉴얼해야하는 건물이고 싶지않았다. 세월의 흐름에 따라 주름지고 늙더라도 그 세월만큼의 지긋한 표정과, 역사성을 간직한 건축물이고 싶었다. 외부의 재질은 노출콘크리트와 동판으로 정했다. 동판은 처음 시공이 되었을 때는 번쩍이고, 날것같아 조금은 경박해 보이지만 일년이 지나고 이년이 지나면, 점차 검은색에 가까운 진한 밤색이 되어간다. 또 10년 20년이 흐르면 진한 밤색위로 초록색의 자연스러운 녹이 짙어질 것이다. 세월에 흘러 나이가 들더라도 낡거나 초라해지기 보다는, 중후하고 멋스러운 분위기의 얼굴을 간직한 건축물이기를 바랬다.
Ola3
2007년에 완성된 Ola3는 여의도에 만들어졌다.
건축 작업을 제외한 인테리어 작업만으로 공간을 만들어야 했다. 내부공간에서의 작업이지만, 매시브(massive)한 자재를 조적한다거나, 거푸집에 콘크리트를 부어넣는 등의 건축적 구축방식을 적용해 보았다. 공간의 표면에 마감재를 덧바르는 방식이 아니라, 재료자체로 공간을 구성하고 건축하려는 의도였다.
Ola3의 대표적인 atmosphere는 natural이다.
No skin, No sheet, No paint
모든 소재의 컬러는 본래의 물성이 가지는 재질감을 그대로 사용함을 원칙으로 하였고, 자연의 소재가 아닌 인공의 소재는 것은 전혀 사용하지 않았다. 나무소재를 표현하기위해 얇은 무늬목을 나무인양 쓰거나 진짜같은 나무결 무늬의 sheet를 취부하지 않고, 더이상 뒤틀어지지 않는 50년 이상된 한옥고재에서 발췌한 대들보를 그대로 마름질해 사용하였고, 돌소재를 사용함에 있어서도 얇은 돌판재를 겉에 바르는 식의 껍질로써의 재료로 쓰지않고, 원석자체로 벽이나 빌트인 가구를 쌓아 만들었으며, 금속소재를 사용에는 원래 쇠물이 구로에서 판재로 나올때 검은색 그대로를 사용하였다. 모든 컬러를 인위적인 페인트로 겉에 칠하기 보다는, 나무를 태워서 올리브 기름칠을 하거나, 금속자체의 원래색을 그대로 두거나, 부식시키는 방법으로 표현하였다. 돌, 나무, 철, 황동. 자연의 소재로만 이루어진, 자연의 색으로만 이루어진 공간을 추구하였다.
(구로철판으로 entrance를 마감시켰으며, 한옥에서 기둥으로 쓰였던 고재를 그대로 사용하고, 한옥고재의 대들보로 쓰였던 것을 40cm 폭으로 잘라내어 두판을 하나의 테이블로 만들기도 하고, 9mm의 구로 철판들을 용접하거나 황동을 부식시켜 테이블의 재료로 사용하였으며, 콘크리드에 뼈대로 쓰여지는 철근자체로 와인셀러를 만들고, 화강암 원석 3개의 덩어리로 chashier를 쌓아 만들었다.)
Ola Mario
2008년 가을에 OLa Mario가 이태원에 만들어졌다.
Ola Mario의 내부공간의 atmosphere는 chic이다. 전체의 tone & manner를 Black, Red, Gold로 잡았다.
도시는 이미 20대와 highteen을 위한 공간으로 가득차 버렸다. 30-40대의 urban psyche를 충족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고 싶었다. 30-40대들이 소위 폼나게 '놀 곳'을 만들고 싶었다. 이태원이라는 context 때문에 restaurant에 '술'이라는 요소인 'bar'가 더해진 program이어서 luxury한 느낌에 sexy함을 더한 atmosphere를 표현하고 싶었다.
Trance music + Restaurant + Bar + Matini + Mojito + Wine + Cigar
모두가 공간의 주체이며 모두가 섞여져야 한다.
Nonorganic romanticism
Ola Mario 작업에서는 좀 다른 방향의 의도를 가져봤다. natural을 표현하기위해 자연을 끌어와 '박재'된 뭔가로 포장하기 보다는, 자연의 재료를 마감의 소재로써 사용하기보다는 자연을 '흉내'내는 방법을 시도했다. 더 디지털한 소재로, 더 테크놀로지한 방법으로 오히려 더 자연을 닮은, 더 자연을 상상할 수 있는, 더 '낭만적'인 모습을 연출하기로 했다.
밤하늘에 떨어지는 별똥별을 보며, 다 떨어지기 전에 소원을 빌면 이루어진다던지, 아마도 어떤 한 사람이 세상을 떠났구나 라는 식의 감상을, 별똥별이라는 것은, 대기권에 지구의 중력에 의해 들어온 큰 돌덩어리가 공기의 저항에 의해 타들어가는 것이 시각적으로 꼬리가 길게 보이는 것이며, 곧 다 타버려서 지구의 표면까지는 거의 도달하지 못한다는, 그런 과학적이고 객관적인 시선은 때때로 우리를 덜 감상적, 덜 낭만적이게 한다.
‘낭만’이라는 것은 어쩌면 ‘진실의 왜곡’이다.
자연자체를 소재로써 사용하기보다는 디지털한 테그놀로지로 '자연을 흉내내기'.
reality를 직시하기보다는 약간은 흐릿(blurring)하게 약간은 왜곡(distortion)해서
더 상상하게....
'nonorganic romanticism' 이라 이름지어 작업의 화두로 삼았다.
광섬유로 빛의 점들이 무수히 떠있는 느낌의 Lighting을 제작하였다. 예상보다 많은 예산과 엄청난 공이 들어갔고, 그 결과물은 만족스러웠다. 흡사 까만 밤하늘에 빽빽한 별을 공간에 띄워 놓은 듯, 바람에 별빛들이 흩날리는 듯, 의도했던 ‘낭만’적인 가짜 은하수가 공간속에 떠있는 모습이 만들어졌다.
Ola5
2008년 크리스마스 즈음 Ola5가 반포에 완성되었다.
Ola Mario는 customer의 타겟(target)이 이태원이라는 context에 접근할 수 있는, 소위 유희의 공간을 지향하는 30~40대에 편중된 디자인이라고 할 수 있다. 그래서 조금은 매니아적인 공간이라고 한다면, Ola5는 모든 보편적인 customer를 수용하기 위한 디자인에 중점을 두었다. Ola5는 대규모 유통매장의 레스토랑들이 모여있는 곳에 위치한 관계로 가족단위, 연인들, 쇼핑을 위해 모인 모든 사람들이 편안하고 안락한 분위기를 느낄 수 있어야 했다.
Ola5의 전체적인 atmosphere는 cozy를 목표로 하였다.
대중적이고 보편적이면서 그 속에서 luxury함이 공존하게 만들어야 하는 점이 숙제였다. 이렇듯 특정한 컨셉을 염두하지 않고 공간을 디자인한다는 점이 오히려 어려움이었다. 먼저는 기존의 Ola의 좋은 점들만 추출해 구성(composition)하기로 했다. Modern, Classic, Natural의 모든 요소를 합쳐서 cozy한 공간을 만든 후 luxury의 요소를 강하게 드러내야 했다.
Deconstruction of the kitchen
restaurant에서의 고급화(luxury)를 주방공간의 해체로 보았다.
단순히 주방을 열어 open kitchen의 형태로 만드는 것이 아니라, 주방과 홀의 경계를 완전히 허물어 하나의 영역으로 만들고 싶었다. 완성된 음식을 주방으로부터 옮겨 서브하는 일반적인 구조에서 탈피해, 주방공간 속의 조리공간을 펼쳐두고, pantry와 서브테이블을 전체공간 곳곳에 배치하고, 상하수시설의 infrastructure를 바닥에 설비하여 basin테이블을 빌트인하였다. 어쩌면 전체의 공간이 하나의 kitchen이며, restaurant이 되는 것이다. 이로 인해 요리하는 행위의 ‘장’이 전체의 공간으로 확장된다. customer는 ‘요리의 행위’에 참여하고, 요리장은 ‘식사의 행위’를 함께하는 하나된 ‘kitchen’의 공간을 만들고 싶었다.
2 0 0 9 0 1 2 0 A r c h i t e c t D. H U N L E E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