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책갈피

꿈을 좇는 한 고등학생.

 안녕하세요.

 대한민국 고등학생입니다.

 제가 고등학교 공부가 싫어질 때가 있었습니다. 그때가 언제냐 하면 제가 글을 쓰고 싶어졌을 때였을 것입니다. 그래서 글을 썼습니다. 공부는 뒷전으로 하고. 그래서 100등정도 떨어지는 결과를 낳았지만 후회하진 않습니다. 아직 고1일뿐더러 지금 이 글을 올리는 순간부터 이 고민은 해결 되어 공부에 매진 할 수있거나 정말 잘 되면 꿈을 향하여 갈 수있는 발판이 될 것이므로.

 결과적으론, 소설 하나를 완성했습니다. 이것을 본 여러분들의 생각이나 감상, 맞춤법 지적, 비판까지 전 기쁘게 읽어나갈 수 있을것 같네요. 위에서 말했듯이 이 글과 소설을 올리고 공부에 매진할 생각입니다. 아마도 저번처럼 대충, 그냥 열심히 공부하는 제 자신은 오지 않을겁니다.(이 일을 전환점으로)

 그냥 소설하나 보고 가시라구요 ^^;(글자 10point로 A4용지 7장 분량입니다.)

 

 

<멈추지 않는 그 시간 >

-정화랑(2010년 현재 경산 무학고 재학 중)

2010년 6월 25일 구름 많음

제목: 할아버지의 이야기

 “날이 날인만큼 이야기를 하나 해주마.”하며 할아버지가 내게 말씀하셨다. 그리곤 이야기를 해주셨다.


 어느 마을엔 형제가 살고 있었는데 평화로운 그 마을에서 제일 사이가 좋았지. 그 형제는 조상들이 물려준 옷, 집, 토지로 옷을 입고, 잠을 자고, 농사를 지었어. 형은 대장장이를 했고, 동생은 농사를 지었어.


 할아버지는 계속해서 이야기를 해주셨다.

 …그 집……. 아니, 그 집이 아니라 우리 집…….

 우리 집은 형제가 대장간과 농사를 나눠한다. 내가 대장간을 하고 주영이가 농사를 짓는다. 우리 형제는 사이가 좋다. 마을도 고요하고 평화롭고 말이다. 부모님은 계시지 않는다. 내일은 장날이라 내일 장에 내놓을 물건을 확인하는 중이다. 주영이가 언제 왔는지 내게 말을 걸었다.

 “형, 내일 나가는 장날이구나?”

 “어. 내일 하루는 나 없이 혼자 밥 좀 먹어.”

 “응, 형 대장간에 있을 때도 혼자 먹곤 했는데, 뭘.”

 “근데 혹시 낫 거푸집 본 적 있어?”

 “아니. 없으면 내일 장에서 사면되잖아? 없으면 안 되니까 말야.”

 “그 전에 한 번 더 찾아 본거야.”

 “형!”

 “왜?”

 “……. 아, 좀 있다가  밥 먹으러 오라고. 밥 잘 됐어.”

 “넌 여기 올 때마다 그 소리 하더라. 알았어. 지금 가자.”

 집에서 저녁을 먹는데 주영이가 계속 허리가 아프다 길래 괜히 걱정이 됐다.

 다음 날, 해가 뜨기 전에 장으로 발걸음을 옮겼지만 장에 도착하니 좋은 자리가 없었다. 어쩔 수 없이 구석에 자리를 잡았다. 근데, 웬일로 저번보다 잘 팔린다. 한 번에 여러 개를 사가는 사람도 들었다. 손에게 물어보니 내 물건이 대장장이 기술이 좋기로 소문이 났다고 한다. 난 내 물건을 만들 때 자루에 ‘河駿(하준)’이라고 내 이름을 새겨 넣는다. 사람들이 그걸 찾는 것이다.

 오늘 손 중에서 특이한 사람을 만났는데, 소문이 퍼져서 날 찾아왔단다. 그는 볕에 나가 본 적이 없는 듯 얼굴이 하얗고 울상을 늘 짓고 있었다. 그의 몸에선 비가 오기 전에 그 습한 바람 냄새가 났다. 대장간을 하기로서 비가 오는 하늘을 볕 쨍쨍한 하늘보다 좋아하는 대장장이는 없을 것이다. 사람이 얼굴만 희지 전체적으로 몰골은 꾀죄죄했고 씻은 지 시간이 꽤나 지났을 것이다. 그래서 그를 손으로 받기가 싫었다. 나 같은 사람이 그래선 안 되지만 받기 싫은 마음이 들었다. 나보다 어려 게 확실한데 말을 놓는다.

 “낫은 안 파오?”

 그 손의 비 냄새가 맡아진다. 냄새가 바뀌면 숨이 턱 막힌다.

 “몇…개 있…었는데, 크흠! 일중에 다 팔렸고 만들어 놓은 것도 애초에 몇 없었소.”

 “뭐가 그리 불친절 하오? 기술이 좋대서 와 봤는데. 이거 원.”

 아니, 뭐가? 뭐가 불친절 하단건지 몰랐지만 대충 대꾸해 주었다.

 “낫은 다음 장이 열릴 때 손의 것을 따로 빼두겠소”

 라고 하니 그제야 ‘고맙소.’ 하고는 가 버린다. 기분 나쁜 손이었다.

 오늘은 그와 거래를 운운하던 시간이 유괘하진 않았지만 내 이름을 건 물건이 소문났다니, 장인으로서 자신이 만든 것이 인정받는 것보다 기쁜 일은 없다. 물건도 다 팔렸다. 낫 거푸집을 사고 집으로 돌아가는 발걸음이 가볍다.

 다음 장날을 준비해서 낫을 만들었다. 그 손의 것을 따로 신경 쓰기 싫어서 일부러 낫을 많이 만들었다. 충분히 물건을 만들고 장에서 그 손이 낫을 나져가고 낫은 그날 전부 팔렸다. 다 팔렸다는 기쁨보다 기분 나쁜 손과의 거래가 끝나 귀찮은 것 한 개를 떼어 냈다는 생각이 들어서 생기는 후련함이 더 컸다.

 그렇게 마을로 걸음을 하고 집과 대장간이 보일쯤에 갑자기 내 뒤에서

 “저곳이 당신 집이오?”

 하는 것이었다. 뒤를 돌아보니까, 기분 나쁜 그 손이다……. 기분이 정말 안 좋아졌다.

 “왜 따라온 거냐!”

 “왜 말이 짧소?”

 “난 왜 따라왔냐고 물었다!”

 “할 게 있어서 왔지 뭘 하러 왔겠소.”

 “너, 반말 하지마라. 내 동생보다도 나이도 덜 먹은거 같은데 계속 말을 짧게 하겠다!?”

 “…….”

 “뭘 하러 왔지? 알지도 못하는 곳에 할 게 있어서 날 따라왔나?”

 “……. 형씨 사는 동네가 그냥 궁금해서 왔다고 하면 되나요.”

 “너, 이름이 뭐냐. 아니 그전에 여기 머물 생각은 아니겠지?”

 “이름은 이문범이고 여기 살 생각은 없고 잠시 머물러 지낼 거에요.”

 “네가 사는 곳은, 없냐?”

 “전에 살던 마을에서 쫓겨났어요. 누명을 썼거든요. 진범이 누군진 저도 몰라요.”

 “누가 널 믿고 여기서 생활이 가능하게 해줄까?”

 “무슨 말이에요?”

 “누가 널 믿고 여기서 재워주고 먹여 주냐고.”

 “당신이 인간적으로 절 좀 어떻게 해주시면 안 되나요?”

 “언제 나가는데?”

 “1년 내로는 반드시 나가요.”

 “너 염치 없는거 알지?”

 “……. 네 알아요.”

 “그리고 누가 네 당신이냐? 내 이름 몰라?”

 “하준 형…….”

 “막상 집에 갔는데 내 동생이 너 싫다고 하면, 너는 그냥 끝인거야. 기대 하지는 마라. 그럼 너 그냥 이 마을에서 나가는 거야. 그걸로.”

 “…….”

 사실상 내가 왜 이문범 저 녀석을 집으로 데리고 갈 생각까지 했는지는 모르겠다. 왠지 휘둘린 것 같았다. 방금 대화한 내용도 내겐 썩 유쾌하진 않았고 말이다. 집에 가면 주영이가 저 녀석을 거부하길 바랬지만, 혼자 있던 시간이 많았던 주영이에게 그걸 바라는 건 무리였을지도 모른다. 집에 녀석을 데리고 사정을 말했을 때 주영이는 동생이 생긴게 좀 좋은 눈치길래 내가 녀석 싫어한다는 말은 하지 않았다. 인정하기 싫지만 어찌됐던 그 녀석은 내가 데려온 셈이다…….

 식구라고 해야 될진 모르겠지만 한 명이 늘은 그저 그렇게 지내던 어느 날, 내가 대장간에 일을 다 보고 집으로 돌아 왔을 때 마침 저녁을 먹으려 할 때였다. 이문범이 밥을 먹기 전에 말했다.

 “전부터 궁금하던 건데, 한 집에서 대장간을 하고 농사도 하는데 나눠서 그렇게 하면 번거롭고 서로 힘들지 않나요? 농사는 많이 힘들텐데……. 안 그래요, 주영이형?”

 “안 힘든 일이 어디 있겠어. 형이 하는 일도 힘들지……. 근데 농사지을 때 일손이 하나라도 더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늘 하긴 했어.”

 그때 난 왜 주영이가 대장간에 찾아올 때마다 어색하게 밥 먹으러 오라고 했던 말이 생각났는지 모르겠다.

 “하준 형은 농사 안 지어봤죠?”

 “……. 나? 난 어릴 때 조금 해봤어…….”

 나에 대해 안 좋게 생각하는 그런 어투……. 이문범은 내게 비꼬는 어투로 물어봤다. 기분이 나빠지기 시작했다. 그래서

 “누구처럼 자고 밥만 먹는 것도 아닌데 네가 그렇게 말하니까 기분이 나쁘네.”

 라고 말했다.

 “아니, 뭐에요?”

 “둘 다 그만해.”

 주영이가 중재에 나섰다. 한동안 아무 말이 없다. 이문범이 말을 꺼낸다.

 “하준 형이랑 주영이형은 왜 돌림자를 안 쓰죠? 혹시 친형제가 아닌…….”

 “너, 우리 집에 이러라고 내가 데리고 왔는지 아나 본데, 그런게 아니니까 지금 당장 입 좀 다물어.”

 “그냥 궁금해서 물어본것 뿐인데요.”

 그놈 말투가 참 예의바르다. 말끝마다 ‘-요’ 만 붙였지, 이거 완전 나랑 한번 해보잔거였다. 또 한동안 아무 말이 없다. 주영이가 말한다.

 “이제 둘 다 그만해. 형, 쟤가 궁금해 할 만도 해. 완전히 엉뚱한 질문은 아니잖아. 그리고 쟤가 아까 농사지어 봤냐고 형한테 그러던 거는 나 생각해서 한 말일거야. 나, 솔직히 일손이 부족해서 정말 힘들어. 그럴 때마다 형한테 갔지만 말을 못한거 뿐이야. 내가 계속 허리 아프다고 했을 때 형이 조금만이라고 신경 써주는 척 했으면 말이라도 꺼냈을 텐데…….”

 “야, 그럼 내…….”

 “돌림자 안 쓰는 것도 그래! 나라도 언젠간 궁금했을 거야.”

 “내 말 끊지 마. 내 말 들어. 내가 하는 일이 틀렸단 얘기처럼 들리는데 네가 힘들고 내가 안 힘들어 보이면, 그러면 너한테 내 일은 틀려먹은 일이란 거네? 저 녀석 말이 아무리 틀린게 없다고 생각해도 그렇지, 그것 때문에 형제간에 이렇게 돼야겠어!?”

 서럽다. 저 놈 때문에 싸우는 형제 꼴을 보니, 중영이가 날 보는 눈초리 때문에, 정말 친형제가 아닐지도 모른다는 건 어느새 나도 생각하고 있어서, 난 주영이가 허리가 아프댔을 때 걱정을 했는데 몰라주는 주영이 때문에, 내가 소리를 지르고 화가 나서 한 말이 그날 마지막 대화일지도 모른다는 생각 때문에, 모든게. 저녁때라서 어두웠다, 어두워서 더 잘 보인다. 이문범 상판쯤 되는 높이에 웃는 순간에나 보일 법한 하얀색 이들이…….


할아버지가 갑자기 언성을 높이시면서 이야기 하셨다. 이때부터 할아버지는 완전히 이야기 속의 주인공이 돼서 내게 얘기를 해주시는 것 같았다.


 오늘 일 뿐만이 아니었던 것 같다. 오늘은 특히 좀 심했다는 그 차이뿐……. 형제간의 유대가 깨지고 의심을 하기 시작한 것이 언제부터인지는 알 수가 없다. 한 가지 확실한건 지금 유대가 깨지고 나만 봐도 온갖 의심을 하는 지경까지 됐다는 것이다. 또 확실한건 이문범 그놈이 여기 살기 전엔 이렇지 않았는데 여기 온 뒤에 이렇게 됐다는 것이다.

 심하게 싸운지 한 달째. 난 대장간에서 지낸다.

 며칠 뒤, 마을에 일이 터졌다. 여느 때와 같이 마을은 조용했는데 아침에 봉철이가 나에게 와선, 최 아저씨가 죽임을 당했다고, 낫으로 누가 찌른게 그게 그대로 있다고… 말했다. 더 이상 조용한 마을이라고 평화로운 것은 아니었다. 형제의 우애가 깨진 것과 마을에 평화가 깨진 것이 무슨 관계라도 있는 것이었을까……. 봉철이를 따라 최 아저씨 집으로 다다랐을 때였다.

 “누가 기현이를 이렇게 죽여놨어! 누가!”

 봉철이 아저씨 목소리다. 최 아저씨의 이름이 최기현이다. 최 아저씨 돌아 가신게 실감난다. 봉철이 아저씨랑 최 아저씨는 어릴 적부터 이 마을에서 친한 친구 사이였다고 들은 적이 있다. 최 아저씩의 가족이라곤 아내분 하나였다. 반대로, 이젠 아주머니 혼자 남으신 것이다. 자식은 없었다.

 “누구야! 어떤 지랄맞은놈이 얘를 이렇게 만들어놨어! 응?! 누구야!”

 봉철이 아저씨가 아까보다 더 흥분하신다. 아저씨를 보니 범인을 잡지 않으면 안 되었다. 그것도 지금 당장…….

 “낫 자루에 ‘河駿(하준)’이라고 적혀있어요. 이것 좀 보세요!”

 이문범이 한 말이었다. 최 아저씨 집에는 이문범도 있었다. 사람들이 수근대기 시작했다. 봉철이 아저씨가 고개를 홱 돌려 날 본다……. 단지 먹고 살기 위해 낫을 만들어 팔았는데 그 낫이 사람을 죽일 때 쓰였다는 이유로 낫을 만든 사람이 살인범이 될 수는 없는 노릇이다. 분명히 그럴 수는 없다. 마을 사람들은 판단력이 흐려진 듯이,

 “저놈을 잡아라!”

 하곤 날 손끝으로 가리킨다.

 이럴 순 없다. 난 이장님 댁 외양간에 손발이 묶인 채로 있는 상황에 떨어졌다.

 “착하게 살았는데 왜 여기 이렇게 있는 거지……. 어디서부터 잘못 됐는지 생각해 볼까. 역시 ‘이문범이 여기와서’ 라는게 결정적이군. 그렇다면 이문범에 대해 의심을 해볼까. 일단 놈이 내가 여기 있게 되는 결정적 역할을 했고, 우리 집에서 살기 전부터 해서 지금까지 나에게 적대적이었고, 기본이 없고 예의가 없어. 형제우애가 걔 때문에 깨졌고, 백이면 백으로 그 놈이 범인이 아니라는 것도 없어. 무엇보다도 그 놈은 나에게 낫을 산 적이 있어! 낫을 만들었다는 이유로 손발을 묶을 수 있었던 사람들이 낫을 산 사실에 대해서는 어떻게 할지 궁금하군. 이제 의심은 접어두고 지금 이 상황을 해결할 수 있는 해결책을 찾아볼까. 일단 진짜 범인을 잡으면 되겠군.  그렇다면 최 아저씨가 밤중에 돌아가셨으니 밤에 순찰을 돌면 잡을 가능성이 전혀 없는 것도 아니겠군.”

 순찰을 하려면 지금 당장 손발이 어떻게든 풀려야 했지만 그렇게 되진 않을 것이다.

 “하아. 손발이……. 순찰 말고 다른 방법을 생각해보자. 할 수 있어! 하준아.”
라고 말은 했지만 딱히 좋은 수가 없다. 이번엔 주영이에게 할 말들을 생각해 봤다.

 “주영아 미안해… 아닌데, 형이 앞으로 농사 짓는거 도와줄게 미안 했어… 이것도 아냐, 일단 친형제인지 아닌지 부터 해결해야 될까나? 비록 친형제가 아닐지라도 여태껏 우애가 있으니 우리가 이렇게까지 갈라지진 말자…? 아냐아냐. ‘친형제가 아닐지라도’이건 아냐. 에잇! 몰라! 진범을 잡으면 잘 되겠지?”

 “크흠, 흠……. 아까부터 혼잣말 하는거 들었다.”

 “봉철이냐?”

 봉철이다. 목소리가 딱 봉철이었다. 이 포박을 풀어 진범을 잡기위한 행진을 할 수 있게 될지도 모르겠다. 그전에 봉철이 생각은 어떤지 물어봐야겠다.

 “너도 아까 혼잣말을 들었겠지만 난 지금 진범을…….”

 “알아, 풀어주려고 하잖아.”

 어렸을적부터 봉철이가 이렇게 믿음직한 적은 없다. 해가 진지 꽤 오랜 시간이 지난 한밤이었다. 봉철이 말을 들어보니 봉철이도 ‘낫을 만든 사람은 잘못이 없다.’ 며 나랑 같은 생각을 하고 있었다.

 우리는 마을을 순찰하기 시작했다. 한 손엔 몽둥이를 쥐고, 다른 한 손엔 주먹을 쥐고 마을 순찰을 한다. 풀벌레 소리만 들렸다. 봉철이가 말을 걸었다.

 “오늘 진범 못 잡으면 어떻게 하려구?”

 “해 뜨기전에 네가 날 다시 거기에 묶어야지. 그리고 매일 똑같은 짓을 해야지……. 어쩌겠어.”

 “그전에 사람들이 널 어떻게 하면?”

 “살인을 금하는데 날 죽이기야 하겠어? 아무리 사람들 눈엔 내가 사람을 죽였더라도 그전에 나는 사람인데……. 네가 말 한대로 될까봐 걱정하는게 더 이상한거 아냐?”

 사실 내가 사람들에 의해 죽지 않는다는 보장도 없었다. 괜히 불안해서 아무렇게나 해 본 말이었다.

 “그럼, 추방은?”

 “……. 추방은 당할지도 모르겠네. 그렇게 되면 네가 날 대신해줄 수는 없을까?”

 “그런 생각은 하지 말고 지금 당장 범인 잡을 생각이나 하자.”

 “그래…….”

 봉철이에게 무리한 부탁이었다는 것은 알고 있었다. 실망이 크진 않았다. 어느덧 최 아저씨 집이다. 난 걸음을 멈췄다. 봉철이도 멈췄다. 여기 서 있으니 서글펐다. 그때였다.

 “쿵쿵쿵… 쿵쿵!”

 “이게 뭐야?”

 “무슨 소리지?”

 “쾅쾅쾅!”

 최 아저씨 집에서 나는 소리다. 그 안엔 아주머니뿐인데 밤중에 큰 소리가 날 이유는 없다. 하지만 날 수는 있다. 누명을 벗을 생각에 뛰어 들어간 최 아저씨집.

 “누구냐! 얼른 나와!”

 소리 지르기가 무섭게 뭔가가 후닥닥 튀어나와 도망질을 한다. 검게 달려가는 놈을 향해 몽둥이를 있는 힘껏 던졌지만 몽둥이가 땅에 박혀 요란한 소리뿐이다. 봉철이는 얼른 집안에 들어간 뒤다. 나도 따라 들어갔다. 아주머니가 계신다. 역시 쿵쿵 소리가 난 건 아주머니 혼자 있을 때가 아니었다. 아주머니는 넋을 잃은 듯 멍하니 한 곳만 쳐다보고 계셨다. 특별히 다친 곳은 없어 보인다.

 “아주머니 괜찮으시죠?”

 말은 없으시고 고개를 끄덕여 대답하신다. 내 무죄를 밝혀줄 증인이 생긴 샘이다.

 어느새 해가 떴다. 봉철이와 난 아주머니 옆에서 아주머니를 달래고 있었다. 마을 사람들에겐 간밤동안 외양간에 가뒀던 살인범이 없어졌고 어제 살인 사건에 연이어서 오늘은 봉철이가 없어졌을 것이다. 내가 이걸 깨달았을 때는 내 눈에 날 찾는 마을 사람들이 손에 몽둥이 하나씩을 쥐고 있는게 보인 후이다. 징그럽다. 이문범놈도 손에 몽둥일 들고 있다.

 하필 봉철이 아저씨가 이쪽 최 아저씨 집으로 온다. 어쩔 수 없다. 언젠간 일어날 일이었다. 그전에 난 빨리 봉철이 옆으로 가야했다. 그렇지 않으면 내가 봉철이 아저씨한테 어떤 일을 당할지 모를 일이다. 봉철이 아저씨와 눈이 마주친 난 몸이 얼었다…….

마을 사람 모두가 믿진 않았지만 여간해서 내 누명은 봉철이가 풀어주었다. 이제 마을사람들은 아주머니 얘길 듣고자 조용하다.

 “난 잠을 못 자고 있었어. 남편이 죽었는데 잠이 오는 사람이 어디 있어? 그냥 누워만 있었지. 눈물도 다 흘려서 그런지 울지도 않고 그냥 누워 있었지. 그렇게 조용한 가운데 갑자기 밖에 마당 쪽에서 문 여는 소리가 들리는 거야. 난 무서웠다기보다는 침착했어. 하준이놈이구나 싶었지. 결국 아니었지만……. 그 다음엔 놈이 방문을 여는 거야. 어두웠고 그제야 무섭기 시작해서 난 집안을 돌아다니면서 도망을 쳤지. 죽는다는 두려움뿐이었어. 이제야 깨달은 거지만 그놈은 집 구조를 잘 몰라서 어두울 때 날 잡는게 정말 힘든 일이란 걸 깨달았고 그래서 제자리에서 ‘쿵쿵쿵쿵’ 거리며 쎄게 발을 굴렀던 거일거야. 자신이 날 따라간다고 착각하게 하려고 말이지. 난 그것도 모르고 계속 따라오는 줄로만 알았어……. 결국 놈과 부딪쳤어. 이젠 죽는구나 싶었어. 그놈 손에 들린게 낫 까지는 모르겠고 칼날 같은게 시퍼렇게 보였어. 이때 ‘누구냐!’ 하는게 들렸고 놈은 재빠르게 도망을 갔어. 곧 봉철이가 들어오고 하준이가 들어왔어. 하준이가 누명을 벗으려고 봉철이와 순찰을 하다가 ‘쿵쿵쿵쿵’소리를 들은 거였대.”

 마을 사람들이 이제서야 날 모두 의심하지 않는 듯 했다. 봉철이 아저씨가 날 대신해서 아주머니께 물었다.

 “범인이 누군지 알고 있어요?”

 “누군진 모르겠는데 일단은 남자고 다른 사람들과 다른 점이 있다면 그놈의 몸에선 비오기전에 공기냄새는 좀 다른데 그… 무슨 냄새라고 해야 하나……. 어쨌든 비오기전에 맡을 수 있는  공기냄새가 났어요. 부딪쳤을 때 확실히 냄새를 맡았어요.”

 난 그만 정신이 번쩍 들었다. 내 생각으로만 해왔던 ‘이문범이 범인이다.’ 라는게 정말 유력해졌다. 놈을 처음 봤을 때 내가 맡은 냄새가 아주머니께서 지금 말하신 냄새이리라. 이문범이 아까부터 보이질 않는다. 아까 전까지만 해도 있었는데 방금부터 보이질 않았던 것 같다. 놈을 잡으려면 여기서 이러고 있을게 아니다. 난 사람들을 해치고 우리 집을 향해 뛰었다.

 “너 어디가?!”

 봉철이가 내게 물었다.

 “집으로 간다. 범인을 알겠어. 아마 확실해!”

 집에 도착하니 봉철이 아저씨가 내 뒤에서 따라오고 있었단걸 알 수 있었다. 또, 이문범이 이미 이 마을에 없다는 것도 알 수 있었다……. 놈이 남기고 간 쪽지에는 ‘무서워서 이 마을을 떠난다. -문범’ 이 적혀있었다. 그리고 놈이 가져가지 못한 옷가지들이 우리 집 곳곳에 널브러져 있었다. 저 옷가지에는 놈의 몸에서 나는 냄새가 배여 있을 것이다. 봉철이 아저씨는 제일먼저 옷의 냄새를 맡고는 아무렇지 않았지만, 아주머니가 냄새를 맡은 뒤 그 냄새가 맞다고 말하신 후에는 아무도 봉철이 아저씨를 말릴 수 없을 정도로 흥분하셨다. 내 예상과는 달리 이문범이 진범으로 밝혀졌는데도 주영이와 난 아직도 사이가 안 좋다. 이대로 살아야 되는걸까?


 할아버지는 이렇게 이야기를 마쳤다. 이야기를 마친 할아버지의 눈엔 알 수없는 눈물이 고여 있었다. 이 이야긴 할아버지가 어렸을 때 봤다고 한다. 이야기를 어떻게 보냐고 물었지만 할아버지는 본다고 말한게 맞는 말이라고 하셨다. 결말은 없지만 할아버지가 지은 결말을 들어보니 별거 없다. 사이좋게 지낸다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할아버지는알 수 없는 말을 하셨는데 60년째 흐르고 있는 이 시간이 이제는 멈췄으면 좋겠다고 하셨다. 또, 넋이라도 편하게 죽은 후에라도 이 시간이 멈췄으면 좋겠다고 하셨다. 이 시간이 대체 뭐기에…….

 

---------------------

댓글 감사하겠습니다.

 저작권은 2010년 현재 무학고 재학중인 고1학년 정화랑에게 있음을 알립니다.

추천수0
반대수0

공감많은 뉴스 시사

더보기

뉴스 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