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라고 하기도 그러네요
학교에서 해외 탐방을 나가는데 약간의 돈을 보태줘서 나갔다 온 친구들이 있어요
열흘간 영국으로 갔다왔는데.. 바로 그 일이 일어났습니다
A, B, C라는 친구는 1학년 OT 때부터 알아온 친구입니다
4학년이 되었고 근 5년간 알아온, 나름대로 친한 친구들이죠. 같이 수업도 듣고 생일 파티도 해주는.. 그런 사이
A는 환전한 돈 170 파운드를 가지고 비행기에 탔어요
큰 돈을 가방에 가지고 있으면 흘릴까봐 다들 염려하듯이.. 가방 밑바닥에 넣었더라죠
그런데 비행기에서 다른 친구 B와 화장실에 갔다온 사이 C가 가방을 맡아줬는데
내릴 때 보니 돈이 없어진거에요
좀 난리가 났죠. 그 돈으로 이거저거 해야하는데.. 열흘간의 외국생활비도 내야하고 경비도 교통비도 식비도.. 한국에 있는 가족들 선물 값도 있는건데..
자기가 잘못해서 잃어버렸구나.. 싶기도 하지만 어쩐지 이상하더래요
가방 그 밑바닥에 깊숙히 넣어둔 돈이 통채로 어떻게 없어지나... 아무튼 그날 영국에 도착해서 숙소에서도 그 많은 자기 짐도 다시 뒤져보고.. 그랬답니다
그런데 그 때 C의 말이 가관이었대요
민박 집 주인 아줌마, 아저씨한테 "쟤 오늘 큰 돈 잃어 버려서 무슨 짓을 할지 모른다.."
같이 간 09학번 후배들한테는 "쟤가 저렇게 난리치니까 신경쓰인다(?) 돈 잃어버린 일 좀 잊어버렸으면 좋겠다 (아무튼 신경쓰이고 일행 불안하게 좀 안했으면 좋겠다는 그런 얘기)
A는 속이 많이 상하고 그랬지만 아무튼 일정은 진행이 됬어요
그런데 C가 갈수록 수상하더래요
C가 처음에 "나 돈 얼마얼마 가져왔어 ~ 돈 없어" 했었는데 쇼핑을 엄청 하더래요
돈 없어져서 가족, 남친, 친구들 선물도 못사고 거의 암것도 못하고 속상한 애 앞에서 "엄마가 100파운드 보내줬어" 하면서 막막 쇼핑을 하는데..
이 때 여자의 촉(!)이라는게.. 여자의 감이 좀 무섭긴 한데.. 암튼 C가 가져갔구나.. 하고 느껴지더래요
그래서 유심히 C를 보게 되었더니.. 남친선물, 친구선물, 과외학생선물(?)까지 마구마구 사는데..
수상한게, 어떤 돈을 쓴건 영수증도 모으고 돈을 기록하는데
어떤 돈을 쓴건 물건 사고나서 바로 영수증을 찢어 버리더래요
암튼 이런저런 증거들을 모으고.. (심증만으로는 이야기 할 수 없으니까)
마지막 날에 A가 C한테 얘기를 했더니
아............... 역시 C가 훔쳐갔던거래요.
C가 원래 학교에서는 공부도 열심히 하고 성적 우수 장학금도 받고 교직이수도 하고
집안 사정이 좀 어려워서 열심히 사는, 그런 성실한 이미지에요
그런데..... 가까이 있는 오래된 친구꺼를 그렇게 훔쳐가고, 다른 사람들한테는 이간질을 한거였어요.. 나중엔 자기 입으로 훔쳐갔다고 얘기했대요 (증거들이 나오니까..)
같이 간 교수님이랑 09 후배들한테 A가 돈 잃어버리고나서 이상한 이간질(예를 들어, 돈이 없어져서 다른 친구한테 돈을 빌렸더니 걔한테 "한국 가지 전에 그 돈 받아.. 한국 가면 못받을지도 몰라" 이런 이야기)이나 하고는.. 나중엔 같이 여행간 교수님, 후배, 친구들 다 알게된거죠
더 웃긴건.. 이 일 터지고나서 걔가 사과를 한 태도에요
자기가 어렸을 때부터 도벽이 있었느니, 이러이러해서 도벽이 생겼고, 이제까지 걸린적 없었는데 처음 걸린거다 (이거 완전 충격.. 대체 얼마나 훔쳐온거야), 네껀 처음 훔친거다 (그럼 내껀 언제 훔쳤어?ㅜㅜ)...................................
담담하게 이러이러했으니 이러이러했고, 이해해 달라, 앞으로도 어색하지 않게 지냈으면 좋겠다... 우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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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사람인가요?
이야기 나오다가 예전에 잃어버렸던 물건, 돈들.. 걔가 관련이 있는것들이 몇개 더 밝혀졌어요
물론 이제까지 잃어버린거 다 걔가 했다고 할 순 없죠.. 증거도 없으니까 ^^
하지만 심증은 있어요. 꼭 같이 있으면 물건이 없어지는 .. 친구? 이젠 그런 말 못쓰죠
사람이 무섭네요
공항에 가서 A에게 돈은 인출해서 돌려줬다고 하는데...
햐.. 평소에 봉사활동이니, 책을 읽은거니.. 그런거 싸이에 올리면서
나름대로 착하고 성실한 이미지 장난아니었는데... 다들 정말 열심히 살고 착한앤줄 알아요
그런데 이제까지 속아온거 생각하면........... "싫다"는 말밖에 안나와요
A는 C가 무섭대요... 이제까지 5년간 친구로 살아온거 생각해서 신고는 안했다고 하는데...
사람이 어떻게 그러나 싶네요....................
싸이에다가 같이 생일파티한 사진 올리면서 "대학교에서 이렇게 진정한 친구를 만날지 몰랐다, 너무 소중하다..." 이런 말 썼던 앤데
이젠 허탈한 웃음만 나오네요
세상 살면서 저런 사람 또 만날까봐 너무 무서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