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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전차남이 되고 싶어요

colorborder |2010.07.27 23:36
조회 701 |추천 0

안녕하세요. 네이트판에 처음 글을 남겨보네요.

 긴 글입니다. 그리고 사람을 찾는 글입니다. 오늘 제 맘을 빼앗아간 그녀를요.

 

- 단발보다 살짝 긴머리, 갈색으로 염색을 하고 있었어요,

- 보라색 티셔츠

- 어깨 매는 부분이 메탈로 되어있던 회색 가죽 가방

- 살짝 슬림한 검은색 바지

- 검정과 금색이 가미된 하이힐. 힐부분 안쪽의 세로 금색띠.

- 외모는 배우 최강희님을 닮으셨어요. (진짜!)

- 탑승은 아마 2호선 성수, 건대, 구의 쯤?   

- 하차는 8호선 산성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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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 날씨 더웠죠? 저희 사무실에는 에어컨이 고장났었습니다. 가만히 앉아있어도 삐질삐질 땀이 나고, 더군다나 엎친데 덮친격으로 오늘따라 외근은 왜 없는지. 정말 가는날이 장날 이더라고요.  

 

 과중한 업무와 스트레스로 지친 맘과 종일 삐질삐질 흐르던 땀으로 적셔진 티셔츠를 입고 퇴근하는 지하철 안이었습니다. 저는 2호선을 타고 출퇴근을 하는데 러시아워시간을 지나, 아홉시가 약간 넘은 시간이어서 그런지 지하철엔 그렇게 많은 사람들이 타고 있진 않았습니다. 드문드문 이빠진듯이 남겨진 자리들도 있었고, 덜컹대는 레일의 파열음이 기분좋게 리듬을 만들고 있었고, 조용한 객차안에 여학생들의 수다가 나지막히 울려퍼지는, 여느때와 다름없는 날이었지요.

 

 저는 2호선 을지로입구에서 열차를 타서 잠실방면으로 가고 있었습니다. 열차가 적당히 조용해지자, 저는 이어폰을 끼고, 음악을 들으면서 가고 있었죠. 위에서 말씀드린대로 드문드문 비어 자리가 있었어요. 제 옆자리도 비어있었지요. 저는 맨끝객차 10-3칸의 우측기둥에 몸을 비스듬히 기댄채 앉아서 가고 있었습니다. 빈자리의 옆에는 한 커플이 타고 있었어요. 커플중 남학생이 빈자리에 가방을 올려두고 있던 상황이었습니다.

 

 살짝 졸린채로, 주변을 살피던중, 아마 건대입구? 혹은 구의 그 근처였을겁니다. 한 여인이 탔습니다. 정확히는 모르겠어요. 그쯤에서 타셨는지, 그전에 탔는데 그때쯤 끝칸으로 옮기셨는지는요.

 

 그녀는  단발보다 살짝 긴머리를 하고 있었고, 약간 갈색으로 염색을 하고 있었어요, 보라색 티셔츠를 입고 있었고, 살짝 슬림한 검은색 바지를 입고 있었습니다. 구두는 검정과 금색이 가미된 하이힐이었는데, 꽤 높아보였고 힐부분의 안쪽에 금색띠가 둘러져 있던걸로 기억합니다. 가방은 어깨 매는 부분이 메탈로 되어있던 회색 가죽 가방 이었고요, 그녀의 외모는 배우 최강희님을 닮으셨어요. (자세히도 본듯 하지만 저 스토커 아닙니다. 그냥. 그녀가 너무 인상깊었을뿐이에요 오해 말아주세요 ㅜㅡ)

 

 그녀는 비어있던 제 옆자리를 지나 10-3칸의 왼쪽편 문가에 기대어 섰습니다. 즉 제자리와는 거의 정면으로 마주볼 수 있는 자리였죠. 게다가 뒤돌아서지 않으셨고, 제 쪽을 보고 있어 저는 그녀를 똑바로 볼 수 있었습니다. 그녀의 얼굴을 바라본 순간. 뭐랄까요. 전 한눈에 반했습니다. 정말. 어떻게 말로 표현 할 수 없었던 그 시간의 감정. 비어있는 제 옆자리. 그리고 그 위에 올려진 가방. 그자리에 가방을 올렸던 그 남학생이 괜히 미워지더라고요. 가방만 없었어도 그녀가 내 옆에 앉았을 수 있었을텐데 하는 아쉬움에 말이죠. 허나 다행일 수도 있었네요. 혹여나 제 옆자리에 앉으셨다가 땀냄새에 불쾌함이라도 느끼셨으면 ;

 

 맘속으로 간절히 소망했습니다. 혹시 그녀와 같은 곳에 내리지는 않을까? 강변을 지나, 성내를 지나, 잠실이 다가왔습니다. 8호선으로 갈아타야했던 저는 어쩔 수 없이 내리게 되었고. 내리는 순간, 유리창으로 비치는 그녀의 모습. 그녀도 잡고 있던 핸드레일에서 손을 떼고, 내릴 준비를 하고 있었습니다. 2호선 잠실역에서 8호선으로 갈아타는 환승구간은 꽤 깁니다. 저는 그 구간동안, 평소의 빠른걸음의 절반도 안되는 걸음으로, 약간 앞서 그녀의 보조를 맞췄어요. 환승구간이 끝나고, 계단을 내려갈 무렵, 8호선 모란행 열차가 도착했습니다. 환승하려던 사람들에 치어 파도치는 날의 허우적대는 해파리처럼 열차에 탑승하려던 무렵, 그녀는 보이지 않았습니다. 다른곳으로 갔나보다. 혹여나 늦나보다, 라는 짧은 맘속 탄식과 함께 체념하려던 무렵, 출입문이 밝게 빛났습니다. 그녀가 탔던 것이죠. 그 순간 얼마나 기뻤던지...

 

 잠실을 출발한 열차는 칙칙폭폭 모란으로 향하고 있었고, 그녀도 열차에 계속 있었습니다. 저랑 문하나를 사이에 두고 서있던 그녀는 아마 송파 혹은 가락시장 쯤에서 자리에 앉았던것 같아요. 저는 계속 서있었고요. 십여분의 시간이 얼마나 쏜살같던지 제가 내릴 산성역에 열차가 도착했습니다. 그리고 아까 2호선에서 처럼, 그런 우연이 다시한번 이어지기를 간절히 바랬습니다. 그리고, 그 바램은. 현실이 되었죠. 그녀가 자리에서 일어나 내릴 준비를 했던 것이지요. 그녀와 저는 같이 내렸고, 에스컬레이터를 탑승했습니다. 제가 먼저 탔고, 그녀가 약간 뒤에 탔던것 같아요. 산성역의 경우 에스컬레이터가 2개가 있습니다. 플랫폼에서 중간승강장으로 올라가는 하나, 그리고 중간승강장에서 개찰구로 올라가는 하나, 중간승강장에서 저는 그녀의 옆에서 보조를 맞춰 갔습니다. 그리고 정말 많은 고민을 했죠. 그녀에게. 관심이 있다거나, 아님 제가 지금 아직 저녁 전인데 같이 식사하실래요? 라는 멘트를 하거나. 라는 그런 고민을요. 하지만 그런 말을 고민하기엔 중간승강장은 너무 짧았고, 저는 그녀의 한칸 앞서 에스컬레이터를 탔습니다.

 

 혹여나 바로뒤의 그녀가 땀냄새를 맡진 않을까? 몸의 움직임을 최소화 하면서 가방에서 가만히 명함지갑을 꺼냈습니다. 그녀에게 명함이라도 건네줄까? 적어도 나쁜사람은 아니라고. 정말 고민 많이 했습니다. 하지만 평소에는 그렇게 길던 에스컬레이터가 오늘따라 그리 짧더라고요...헛헛

 

 그녀에게 그자리에서 말하기엔 제 배포가 소심했나봅니다. 갑자기밀려드는 자격지심도 그랬고요. 분명 저는 그녀보다 나이도 많아보이는데다, 더욱이 미남, 아니 훈남도 아니며, 오늘따라 아침에 면도도 안했었으니까요. 삼위일체였네요...ㅋㅋ 

 

 제가 살짝 앞서 개찰구를 빠져나오며, 마지막까지 제 운을 믿어봤습니다. 하지만 그녀는 제가 나가는 출구 반대편 출구로 나가는듯 했습니다. 제 뒤쪽에 그녀가 보이지 않았으니까요. 복도를 걷다, 계단을 오르다, 어스름한 밤길을 가다 뒤돌아봐도 그녀는 보이지 않았습니다. 그렇지만, 한시간이상 지난 지금 이순간에도, 제 눈 앞에는 그녀가 보이네요. 물리적 그녀가 아니라 맘속의 그녀가 말이지요.

 

 혹여나 그녀가 이 글을 읽을 수 있을까요? 한번 더 제 운을 믿어보겠습니다. 그리고 그 운의 기회가 제게 다가온다면, 아까처럼 바보같이 그 운을 운으로만 받아들이지 않고, 현실로 만들겠습니다. 여러분 제게 용기를 주세요. 헤어스타일이나 옷차림의 특징, 그리고 내리는 역 정도로 그녀를 찾긴 힘들다고 생각되지만, 전 NSI를 믿습니다. 그동안 우리가 해내지 못한 일이 뭐가 있던가요? ㅋㅋ

 

 다시한번 특징을 말씀드리자면

 

- 단발보다 살짝 긴머리, 갈색으로 염색을 하고 있었어요,

- 보라색 티셔츠

- 어깨 매는 부분이 메탈로 되어있던 회색 가죽 가방

- 살짝 슬림한 검은색 바지

- 검정과 금색이 가미된 하이힐. 힐부분 안쪽의 세로 금색띠.

- 외모는 배우 최강희님을 닮으셨어요. (진짜!)

- 탑승은 아마 2호선 성수, 건대, 구의 쯤?   

- 하차는 8호선 산성역

 

 혹시나 그녀가 이 글을 읽고 있다면, 혹시 그녀의 소재를 아시는 분이 계시다면. 정말 꼭 부탁드릴께요.

 colorborder@hanmail.com으로 연락 주시길 부탁드립니다. 쪽지를 주셔도 되고요. 제발요 ㅜㅜ

 

 물론 제가 짧은 시간 사람 외모를 보고 판단한다고, 이런 외모지상주의자야! 라고 생각하시는 분들고 계시겠지만, 비단 외모뿐만 아니라 그녀의 아우라는 제게 있어 그 모든것을 초월할 수 있었어요.

 

 설레입니다.

 하핫, 이팔청춘도 아니지만 ;;

 어쩔수 없네요. 설레임은.

 

 긴 글 읽어주셔서 너무 감사드립니다. __

 이 글 읽어주신 분들, 내일하루 시원하게 보내시길 바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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