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초 결혼을 앞두고 있는 20대 후반女 입니다..글이 좀 길어질 거 같네요..;
1년 좀 넘게 연애를 하고, 지금은 남친이 잠깐 파견을 가 있어서 장거리 연애를 하고 있습니다.
저희는 같은 직장에서 동료로 만난 사이라서 서로 공유하는 부분이 많아서 좋았어요.
물론 엄청 싸우기도 많이 싸워서 결혼이 다 엎어질뻔한 적도 있지만, 그래도 서로 잘 맞춰보자며
그럭저럭 지내고 있습니다..
근데 제가 아무리 이해하려고 해봐도 도저히 이해가 안되는 부분이 있어서 글을 올리네요..
남친은 평소에 차에 대해 관심이 엄청 많습니다. 차 욕심도 많고, 중고차 사이트에 들어가서
구경하는 게 낙인 사람이에요..
문제는 결혼을 준비하면서 이것저것 얘기하다가 차 얘기만 나오면 항상 싸웁니다..
전 최대한 부모님께 손 안 벌리고 우리 힘으로 해보자..하는 주의거든요..
집안에서 부족함없이 자랐지만, 장녀라서 그런지 경제관념이 좀 투철한 편입니다.
부모님이 모아놓으신 돈은 부모님 노후자금으로 쓰시게 우리는 최대한 번 거 악착같이 모아서
우리가 할 수 있는 데까지 하고, 모자란 부분을 부모님께 상의 드리자..그랬어요..
이부분은 남친도 동의하고 엄청 좋아했던 부분이구요..
근데 남친은..저와 비슷한 가정환경에서 자랐지만 막내여서 그런지 할 거 다 하고 자란 타입입니다..그래서 돈이 소중한 것도 잘 몰랐고, 저 처음 만났을 때만 해도 겉멋이 엄청 들었었죠..
자기 월급이 통장에 얼마 들어오는지도 몰랐고, 술을 마셔도 호텔 바에 가서 분위기 잡으면서
마셔야 하는 그런..카드값 연체도 두어번 됐었구요;
그러다가 절 만나서 생전 처음으로 자기 발로 은행도 가보고, 적금도 들고 펀드도 들고..
이런 모습을 남친 부모님께서는 엄청 좋아하셨고, 저때문에 아들이 변했다며
경제적인 부분은 저에게 다 믿고 맡겨도 되겠다 하셨어요..
그 이후로 남친은 쓸데 없는데 돈 안쓰고 착실히 조금씩 돈 모으는 재미를 붙이는 듯 했어요..
나중에 결혼해도 자금관리는 다 제가 하기로 합의했구요..
근데 차는 꼭 외제차를 타야 한다네요 ㅠㅠ
남친이 대학교때부터 SM5를 타고 다녔고, 지금도 Jeep를 탑니다..
물론 다 부모님이 해주신거죠;;
그리고 지금 차는 연비가 너무 많이 드니, 결혼해서는 폭스바겐 Golf로 바꾸고 싶대요..
저한테 연비가 어쩌고 저쩌고 나중에 되팔면 어쩌고 저쩌고 하면서 훨씬 경제적이라면서요..
제가 물었습니다..너 무슨 돈으로 살 거냐고..돈 있냐고..
저희 연수입이 둘이 합쳐 8,000이 좀 넘거든요..같은 회사다보니 얼만큼 들어오는지 뻔히 압니다.
우리 연봉이 4,000 좀 넘는데 연봉만한 가격의 차를 어떻게 사냐..제가 잔소리를 좀 했습니다.
그랬더니 너한테 돈 보태달라고 안한다고..자기가 사는건데 왜 니가 신경쓰냐고 이러네요;
원래는 어머님께 사달라고 하려고 했는데 니가 싫어할 거 같아서 그러진 않겠다면서요;;
제가 난 결혼해서도 니 차 대출금 갚아가면서 못 산다..우리 수준에 외제차가 말이 되느냐..
우선 결혼자금으로 우리가 모은 돈 쓰고, 우리 상황 봐가면서 사야한다..
정 돈이 없으면 차 없이 뚜벅이 생활이라도 해야지..골프가 왠말이냐..
난 월세부터라도 차근차근 소박하게 살 마음의 준비도 되어있다..
내가 너한테 집을 해오랬냐, 다이아를 해달랬냐..그냥 우리 힘으로 살아보자는건데
왜 내 말 뜻을 이해 못하냐 라고 했더니
자기는 다른 건 다 포기해도 차는 포기 못하겠답니다..
자기도 월세에서는 살 수 있는데 차는 외제차 타야겠대요 ㅠㅠ
제가 너무 열 받아서 "너 그럼 나도 집 포기 못하겠으니까 강남에 30평대 집 해와!" 라고 했더니
알았답니다..자긴 절 너무 사랑하니까 어떤 방법을 써서라도 집 해오겠답니다..
그러면서 저도 진심으로 자기를 사랑하면 외제차 사도록 가만히 둬야 하는 거 아니냐더군요..
제가 자기를 사랑하지 않아서 그렇게 좋다는 차 못사게 하는 거랍니다..
정말 어이가 없어서 ㅎㅎㅎ
전 정말 남친에게 경제적으로 부담주고 싶지 않아서,
데이트 비용 한달에 20만원씩 걷어서 공용통장 만들어서 썼구요..
남친이 자꾸 터무니없이 비싼 선물 해주고 싶어 하길래 서로 생일선물로 10만원 넘지 않는 거
하자고 약속하고 7만원짜리 보세 원피스 하나 받았습니다..
정말 남친 힘들게 번돈 차곡차곡 모아서 얼른 경제관념 갖추게 하고 싶었거든요..
부모님들께 손 벌리고 싶지 않아서 저흰 월세부터 시작해도 되니까 신경쓰지 말라고 말씀드린
거구요..저희가 얼른 돈 모아서 집 사겠다고..
제가 슬슬 열이 받아서 목소리가 올라가니,
남친은 "넌 집집집 거리다가 집 사면 더 큰 집으로 옮기자고 할 거고, 그럼 난 평생 사고 싶은 차도
못 사고 답답하게 살 게 될 거 같아!!" 라면서 억울하다고 전화로 소리를 지르길래
너무 어이가 없어서,
"그럼 니 맘대로 하고 살아!!" 라고 전화 끊어버렸네요;
아니, 정말 결혼할 마음이 있는 사람이, 착실히 모아서 집 살 생각은 안하고
외제차를 죽어도 타야겠다는 게..맞는 겁니까?
자기 가족들의 안정된 보금자리를 둘이 착실히 모아서 얼른 마련하자는 게..
제가 정말 그렇게 답답한 건가요?
지금 서로 연락 안하고 있는데, 이런 문제가 계속 된다면 헤어질 생각도 하고 있습니다..
고견 부탁드릴께요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