횽은 말이다.
유도로 유명한 경기도 x인시 소재의 Y대학교에 다녔더란다.
당연히 유도학과였고.
횽, 경량급이지만 남자다. 게다가 Y대학 유도학과다. 자랑 좀 하자면 일반학생이지만 쫌 쎘다.
비오던 날 밤이었다.
다다음날 있을 시범 연습 끝내고 단실에서 자기로 하고, 선배님들과 당연하게도 술을 먹었다.
근데 술이 떨어졌다.
당연히 신입생이었던 횽과 횽 동기들은 학교 입구 50미터 밑에 있는 마트로 술심부름을 가게됐다. (참고로 거긴 학교 지형 자체가 운동을 위해 만들어진 학교다. 존내 경사각 죽인다. 학교 정문부터 출입구까지 2km다. 출입구부터는 그냥 비복근을 위한 강의동들의 집합체다.)
글쓴님 너의 그 '대학교 시스템 자동화'라는 말에 혹해서 쓰는건데 말이다.
그 '자동화'가 우리학교도 그 시절에 됐던건지, 술 사서 올라가는데 가로등 전부 한방에 싹 꺼지더라.
아... 비는 그쳤지만 바람은 미칠듯이 불고 깜깜하지, 횽 쫌 쎈데 무섭더라.
나만 무서웠으면 모르겠는데, 같이간 여자사람동기 하나, 숫놈 세 개 같이 무서워 하더라.
그리고 쫌 더 말하는데, 횽 집안이 그런쪽 집안이라 횽도 가끔 봐.
불꺼진 학교 중앙도로 올라가면서, 무서운데 안무서운척 할라고 일부러 귀신얘기하고 오바섞인 발연기도 하면서 동기들이랑 얘기 하면서 올라가는데, 체육관 입구쪽 들어가는 가로등.
그래 불 꺼졌지. 근데 그 가로등 밑에 어떤 여자분이 참... 뭔가 굉장히, 나 유연한데 저건 못따라하겠다 싶을 정도로 찌그러져서 앉아있더라.
근데 동기들은 그냥 못본듯이 가더라.
동기가 이상한거 보고 으헉 해서 이상하면, 와서 데리고 같이 가야되는데, 아 저 1여자사람 3개 동기놈들 그냥 슈슈슉 가데...
나 지금 가로등(밑에 그여자) 마주보고 얼어서 어버버버하고 있는데.
내가 본 그 여자, 근데 다행히도 말걸거나 뭐 나한테 어떤 제스춰도 없이, 그렇게 이상하게 찌그러져서 쪼그려 앉아있다가, 참...
뱀도아니고 젠장, 스스스슥- 두 팔로 기어서 우리 체육관 앞에 있던 무용전공관으로 기어가더라.
거까지만 보고 현관 들어가기 직전인 동기들한테 얼른 달려갔어. 아 근데 이새끼들은 내가 가로등에 오줌싼줄알어. 내가 이기는것들이면 지랄했을텐데, 체급이 달라서 못이기니까 그냥 술 들고 올라갔어. 그런거 봤다고 얘기도 안하고. 대부분의 사람이 그렇지만, 말해봤자 믿지도 않을뿐더러 젠장.
그리고 선배님들하고 또 술 많이 마셨어.
동기 한 놈하고 치고 박고 싸우기도 했어. 술김에. 지금도 만나면 싸워. 우린 원래 이래. 웃으면서 싸워.
근데 중요한건 그게 아니고.
다음날 일어나서 수업들어갔는데.
운동생리학 강의였거든?
교수님이 그러는거야.
`자네들은 자살이란걸 어떻게 생각하나?
방법이야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고층에서 떨어지는걸 어떻게 생각하나?
내 생각엔, 보는 사람을 생각할 줄 안다면, 그런짓은 못할거라고 생각하네.
떨어지고 난 후에 바닥에 흥건히 있을 자신을 생각해봐.
부모님도 보실테고, 처음 발견자도 볼테고, 수습하러 온 사람도 볼테고, 근처 지나가면서라도 볼텐데.
그래 말 좀 막해서, 머리 깨져서 누런 뇌수랑 비범벅된 뇌 튀어 나오고, 잘못 떨어지면 눈도 나오고, 공기압으로 배 터져서 위 아래로 내장 나오고, 떨어진 부위 절개되서 뼈튀어 나오고, 그렇게 자기가 죽고싶었다고 남한테 보이고 싶겠어?
죽지마. 그냥 살어들. 자네들도 알겠지만, 시간은 누구에게나 공평해.
아. 옆 강의동(무용전공 강의동)에서 엊그제 학생 하나가 뛰어내려서 자살했다 하더라구.
안타까워서 강의하기 전에 먼저 말했어.
자네들은 그러지마. 그 자살한 학생도 마찬가지지만, 너네들도 내 제자가 되주는 사람들이니까. 그러지 마라.
뭐 뛰어내릴 일 있으면, 먼저 나한테 와서 말이라도 하고 가라. 블라블라블라'
아..
난 참 그 뛰어내린분이 누군지, 신상명세에 대해서 전혀 아는거 아직도 없지만, 그....
아 설명을 대충했구나.
양 무릎은 오므리고 앉아 있는데, 발목이 제대로 꺾여서 발바닥이 하늘쪽으로 되있고, 쭈그려 앉아 있으면서 얼굴이 배쪽도 아니고 그 돌아간 발목과 비슷한 높이에 있고, 왼쪽 어깨가 꺼꾸로 돌아가서 머리위에 걸쳐 오른쪽 뺨에 가있는데...
얼굴은 못봤다. 근데 그거 그냥 일반사람들이 되는거 아니잖아? 보통은 안되잖아. 그치? 그렇다고 하자 좀...
아마도 그 여자를 본 내가 맞는거겠지? 그치? 이렇게 비교적 상세하게 기억하잖아.
아무튼 그래서 시범 끝나고 뒷풀이할 때 사람들한테 얘길 했어.
그저께 술 사가꼬 오다가 학교 가로등 꺼지면서 갑자기 나타난 체육관 입구 밑에있는 가로등 밑의 여자 얘기를. 근데 그 여자가 엊그제 무용전공관에서 자살한 여잔지는 모르겠다고 까지 얘기 했어.
근데 같이 술사러 갔던 동기 여자사람이 우는거야.
아 왜우냐고 막 그러지. 당연히. 걔는 그냥 사람이니까. 여자일 뿐, 그냥 져스트 동기니까. 막 말하지. 짜증나게 울고 왜 지뢀이냐고.
근데 걔가 그러더라.
그 가로등 지나갈 때, 내가 멍하게 가로등 밑에 쳐다보는거 보고 쟤 왜저러나- 하고 생각하는데, 다급하게 '저기요, 저기요! 저기요!'라고 여자 목소리 들었다고.
내 인상이 드러워서 그런가.. 말을 여자동기한테 걸었나봐.
끝이야.
에헷~^^
불만있음 덤벼ㅋㅋㅋㅋ
횽을 횽이라 부를수 있게 해줄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