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인 일요일.
평소와 다름없이 모든 집안일을 완벽하게 해 놓은 후에(욕먹을까바 미리 변명;;)
일과가 되어버린 사랑하는 겜질을 하고 있었드랬죠..
여러 사람들과 함께 파티를 만들어 열씨미 사냥을 하다가 보스방을 들어갔어여~
중요한 순간..난 높은 점수를 먹어야 되고..여기까지 와서 죽긴 싫고..
정신없이 키보드와 마우스를 눌러대는데 아롱이가 에어컨 때문에 닫아놨던 방문을 박박 긁어대는겁니다..왜 꼭 이럴때만 화장실을 가려는게쥐;;
일단 나 살고 보자..급해도 좀 참아라 하는 심정으로 입으로만 기다리라는둥~ 언니 바쁠 때 그럼 안된다는둥~ 뭔 소릴 했는지 기억에도 없을만큼 보스에게 혈안이 되 있었습니다..
기다림에 목마르던 아롱인 급기야 보스를 잡고 있는 소중한 내 팔뚝에 매달려 흉기인 발톱을 휘두르기 시작했습니다..
아증말...너무너무 급한 맘에 방문만 열어재끼고 후다닥 컴터로 돌아와 파이어를 날리고 팬덤블레이드를 쏘면서 보스자쉭을 공격해 엑설런트의 높은 점수를 받고 만족한 마음으로 마을로 돌아오게 되었습니다..ㅋㅋ
마을로 돌아옴과 동시에 정신도 돌아온 나는 아롱이가 왜 나갔지? 싶어 거실로 나가봤죠..
화장실엔 응아도 하고 쉬야도 한 흔적과 함께..
사슴같은 눈망울을 반짝거리며 주방의 전자렌지와 나 사이를 방긋방긋 웃으며 오가고 있었습니다..
우리집에 온지 한달이나 됐을까..
꼭 화장실 앞 마룻바닥에 쉬야 하는 아롱이 때문에 꼭 그 자리에 신문지를 깔아두어야 했습니다.. 개들이 꼭 싼데 또 싸는 습성이 있기에....
내가 집에만 있는 처자같으면 어케좀 해보겠는데 일주일에 5일은 먹고 살자고 직장을 나가니 그 5일동안은 아롱이만의 자유시간 아니겠습니꺼~
그러나..언제까지 지저분한 신문지를 펼쳐 놓을수도 없는 노릇이고..
집에서 쉬는날이나 퇴근후 저녁에는 조짐이 보인다 싶을땐 화장실에 1분간 감금;;
좀 있다 문열어 보면 여지없이 응아에 쉬도 해놓고..
그럼 잘했다고 수십번 칭찬한담에 그동안 다이어트 한다고 끊었던 간식을 하나씩 주었더랍니다..그 간식은 전자렌지 위 락앤락에 들어있구여;;
이건 동물이 아냐..
얘는 강아쥐의 탈을 쓴 인간이야...
별의 별 생각을 다하며 세상에 있는 만개의 감탄사를 휘날리며 미소짓고 있는 아롱이를 안고 전자렌지로 가 기꺼운 마음으로 간식을 주었드랬죠...
기특하고 이뿐 맘에 여기저기 저나로 자랑질도 하고...
난 역시 동물 습관 들이는데는 천재란 자신감에도 취하고..
이젠 널 100% 믿을수 있어!! 라는 못된 자신감으로 밤엔 맘편히 푹 잤답니다..
이틀쉬고 출근하는 월요일 아침..
눈은 반쯤 감긴채로 물한잔 먹고 꽉찬 배를 부여잡으며 화장실로 가던 순간..
내 발바닥을 촉촉이 적셔주는 따스한 온기는...
욕실발판에 지려놓으신 아롱이 쉬야였습니다...ㅜㅜ
그래두 양심은 있어가지고 마룻바닥엔 안지리시고 발판에 지려주신 고마움과...
어제의 마음이 배가 되어 돌아온 배신감으로 “ 아롱이 어디가써!!!!!!!!!!!!!!!!!!”를 외친후 찾아본 아롱이의 흔적은 어디에도 없었습니다..
식탁아래? 화장대아래?.................으흠~ 니가 잘 숨는 옷장아래??
그러나 어디에도 없는 너...
목소리만으로도 사태를 파악하고 깊고깊은 컴터 책상 아래 맨 안쪽에 자리잡고 처량한 표정으로 바라보고 있더이다;;
정말 맘같아서는 쭈글시고 앉아서 빨래라도 시킬기세였지만..
간단히 목덜미 쥐어 증거현장으로 끌고가 이게 모냐고 호통을 쳤습니다..
아침 눈도 못뜬 상태로 축축하고 뜨끈한 그 물을 밟아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그 느낌, 그기분으론 그정도의 호통도 나 인간된거였습니다..
그러나 당하는 개님의 입장은 다른지 귀가 머리통에 찰싹 붙을 정도로 오무라들어 있던 아롱이....호통치는 내품으로 코먼저 드리밀고 안겨와 승질나게 애교부립니다 ㅠㅠ
“ 언니..미안해..이제 안그럴게...한번만 바죠잉~~~~”
깨물어버리고 싶을 정도로 이뻐서 미칠지경인데...
이 감정 어케 자제해야 하나여??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