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 어떻게 시작해야하나요?
톡 쓰는게 처음이라 힘드네요,( 좀 서술이 길 수도 있음요 ㅠㅎ)
23살 평범했던 남자사람의 굴욕적인 하루가 펼쳐집니다,ㅠ
시작하기도전에 벌써부터 울상...
그냥 각설하고, 스피디하게 음슴임체로 넘어가보겠음,
(약간의 애교적인 스압 有, 근데 나름 재밌음)
평범했던 남자였음,
하지만 그날만은 세상에 홀로 버려진거 같았음,
마치 신이 뒤에서 내 인생을 조종했던 거 같다는 자아 정체성을 상실했었던 하루임,
나는 지방에 사는 남자사람임,
원래부터 역마살이 있는지 방학때마다 어딘가에서 타지생활 하는 것을 즐겼슴,
1,2학년때 유럽을 다녀오고 나서,
이젠 유럽에 대해 시시하다는 쓸데없는 겉멋이 들어버린 나는,
이번엔 한국을 제대로 알아보자는 생각에,
서울의 수도 종로 시청 바로 옆 고시원을 덜컥 방학때 잡아버림,
사실 난 왠지 서울에 대한 동경심이 있었음,
그래서 좀 쓸데 없는 행동을 많이 했음,
예를 들면,
시청 직원들이 많이 돌아다니는 술집 거리를 나혼자 슬리퍼 끌고 추리닝 입고 돌아다님,
이유는 따로없음,
마치 내가 이곳에 거주한다,
뭐 이런 곳을 불편하게 정장입고 다니나? 하면서 시크하게 썩소를 풍기며 다니는거임,
(난 시크남이니깐,)
뭐 그렇게 저렇게 서울에 대한 자기 만족을 한창 하던 때에,
어느덧 사건은 터져버렸음,
서울에 올라온 김에 영어를 배우고자 학원에 등록한 나는,
토익 스터디 그룹에 들어버림,
하지만 집안 대대로 잠만보 근성이 전해져 내려오던 나에게,
오후 2시수업도 벅찼나봄,
결국 눈을 떴을땐 오후 3시였음,(스터디 시작시간이 3시 반인데ㅡ.ㅡ)
난 내눈을 서너번 비벼보았지만,
아무리해도 시간은 바뀌지 않았음,
그렇게 21시간 잔다는 사자처럼 내내 자놓고도 잠이 덜깬 상태로
샤워만 대충하고 집을 나서버림,
내가 스터디 조장이었기에,
축지법을 쓰듯 상당히 혼이 나간상태로 지하철역으로 뛰어듬
그때부터 나의 불행이 시작됨,
난 시청역에 살았고, 학원은 종각이었음,
온통 내 머릿속에 종각 종각 종각을 가야한다는건 자명했음,
하지만 마침,
안내 데스크 호출 기계(지하철을 타본 사람은 알겠지만,)
앞에서 한 휠체어탄 장애인 분이 종이를 들고,
날 빤히 보고 계셨음,
그리곤 그 종이를 가리키고 기계를 가리키며 이 말을 해달라고 눈빛으로 말씀하심,
참고로 난,
지하철을 타러만 가면 많은 노인분들의 눈빛 세례를 받으며,
꼭 길안내를 해드리곤 함,
범죄형 얼굴인데 참 이해가 안됨,(착하게 생긴 범죄자조차도 아님,)
그래서 그날도 내 나름의 사명감으로 많은 사람들의 시선을 받으며,
안내데스크로 종이를 들고 당당히 걸어가서 버튼을 켰음,
(뒤를 돌아보고 장애인 할아버님께 살짝 웃어드리는 것도 잊지않음,)
아 근데 진짜 그 버튼을 켠 순간은 정말 인셉션으로 지우고 싶음,
사실 처음 접한 안내데스크 기계는,
전화가 있어서 상냥하게 통화하면 되는 건줄 알앗음,
근데 전화는 없고 ON 버튼이 있는 거임,
아~ 그래서 작게 뭐라뭐라 말씀하시겠지~
해서 그 스피커같이 구멍 뻥뻥 뚫린 모양에 귀를 갖다 대고 버튼을 켰음,
슈발라바라라ㅏ발라---
정말 내 인생 그렇게 큰 데시벨로 들어본 귓속말은 처음임,
그 우렁찬 안내데스크 직원의 목소리에,
결국 시청역 끝에있는 사람들까지 나를 힐끔 쳐다보기에 이르렀음,
그후로 내 모든 땀구멍은 열리고,
안그래도 나갔던 정신은 돌아올 생각은 안하며,
억지로 억지로 사명감에 그 종이에 적혀있던 글을 한자한자 읽어나갔음,
" 여기 종각역 인데요(이건 없는 말임 알려줘야 되는건줄알았음), 장애인 한분이 5-4 플랫폼에 있으니 사람 한분 보내서 도와주세요 "
라고 친절하게 읽어드렸는데 직원 분이 이해력이 부족하신지
또 머라머라 슈바라부 거리며,
"네? 시청 아니고 @#$@$%미ㅏㅓㅁ@#$ 라구요? "
아 뭐래냐.... 창피한데.... 사실 소리만 크고 잘 들리지도 않았음 ㅡ.ㅡ
결국 또 또박또박 종각역임을 강조하며, 읽어내려가자,
"아, 그럼 종각역 직원에게 전화해서 가보라고 알릴게요 " 라고 끝냄,
그렇게 식은땀의 1시간 같은 1분이 지나고 주위를 돌아보니,
많은 이들이 나를 쳐다보고 있었음,
이건 뭐지?
마치 그들에게 저는 해야할일을 했을 뿐인데 라고 말을 해줘야할거 같은 분위기였음,
그리고 다시 태연하게 종이를 돌려드리며 할아버님께,
친절한 미소를 날려드리는 것도 잊지 않고 마침 지하철이 와서 냉큼 탔음,
근데 할아버지께선 원래 근엄하신 분이었던지 굳은 표정으로 날 바라봄,
왠지 칭찬을 받고 싶은 건 아니지만 뭔가 이상했음,ㅠ
그리고 나는 시계를 바라보며 초조하게 지하철을 타고 가고 있었음,
2분후 다 도착할 때쯤이 되어서(시청에서 종각까지는 1정거장 거리임)
지하철에 큰 소리로 울려퍼지는 안내 멘트,
잠시후 종각, 종각역에 도착 하겠으니...
잠시후 종각, 종각역에 도착 하겠으니...
잠시후 종각, 종각역에 도착 하겠으니...
잠시후 종각, 종각역에 도착 하겠으니...
그러함,
나는 내가 가야할 목적지만을 생각하고 가다가 이런 변을 당한거임,
(마치 이는,
내가 고2때 친구들과 매점 휴지통 앞에서 아이스크림을 뜯으며 수다를 떨다가,
아이스크림을 버려버린 추억과 흡사했음,
내입에 아이스크림 봉지가 물렸던 모습은 상당히 한심했다고 친구가 증언해줌,)
시청역에서 종각역이라고 당돌하게 데스크에 말하던 내 모습을 떠올리니,
주변 사람들이 하나도 빼놓지 않고 나를 쳐다보던 건 착한 학생이라서가 아니었고,
할아버지의 표정도 원래 근엄했던게 아님,
그냥 그렇게 무책임하게 던져놓고 지하철을 휘리릭 탔던 나를 보며,
무슨 생각들을 했을지 상당히 난감하고 후끈거림,
2분이 지났지만 이제와서 다시 역을 돌아가서 상황정리를 하기엔
너무 먼길을 와버렸다는 빠른 판단력을 발휘 해버렸고,
(그렇게 무책임하고 나쁜놈은 아님 ㅠㅠ)
스터디라도 늦지말자라는 생각에 그만 카드를 찍고 나와버렸음,
하지만 역시, 아까 얼핏 보았던 안내데스크 옆 cctv 녹화중이란 문구가 계속 맴돌고,
벌써 지하철 역내에 수배 된건 아닐까 노심초사 별별 생각이 다듬 ㅠㅠ
그렇게 수많은 걱정을 하며 공황에 휩싸여 걸어가고 있었는데,
종각역 지하 3-1 번 출구 중에 회전문을 통해 서점을 들어가는 구간이 있음,
여느 회전문과는 다르게 상당히 구획구획이 좁았음 ㅡ.ㅡ
마침 그 앞에 도착한 찰나,
내 앞으론 두분의 서점 여직원들이 담소를 나누며 회전문으로 들어가는게 보임,
지금 스터디에 늦은 내겐 그 여자분들이 중요한게 아니었음,
그 여자분들을 싣고 회전문이 돌아가는데,
아직까지도 왜 그 순간 엘리베이터가 닫히는 순간으로 착각을 한건지
도무지 이해하려해도 이해가 안됨,
그래서 동물적인 순간 스피드로 세입하여 그 좁은 공간에
세명이 찡긴 상황을 맞이 해버렸음,
하지만 좁은 회전문은 날 가만히 놔두지 않았고,
회전문은 자기 갈길만 간다는듯 야속하게 계속해서 뺑뺑 돌고 있었음,
나는 앞에는 여자분들 뒤에는 회전문,
말 그대로 진퇴양난의 위기에 빠진 채로 최대한 회전문의 속도에 맞추어,
발 뒤꿈치를 들고 총총 걸음을 할 수밖에 없었음,
말 그대로 똥줄 탄다는게 지금 이순간을 뜻하는 거 같음,
이번엔 순간의 1초가 1시간 같은 아찔한 시간이 흐르고,
겨우 반대편으로 빠져나오다 그만 한 여자분의 뒷꿈치를 쳐버림,
그리곤, 옆의 여자분이 나를 쳐다보는데,
그 표정은 아까 장애인 할아버지와 매우 흡사했기에 순간 깜놀함,
하지만,
그리 세게 친것은 아니기에,
왜그러지? 하며 매너있게 죄송하다는 눈인사를 살짝 하는 걸로 만족해함,
그리고 스터디에 세입했고 끝나는 시간쯤 오늘의 일과를 설명했더니,
모두들 배꼽을 잡으며 너는 성추행 범으로 몰릴 수 있었다는
아찔한 언급을 하심,
난 그게 그렇게 큰일인줄은 몰랐었음, ㅡ.ㅡ
그날 이후로
회전문을 통과 할때와 시청역 5-4 플랫폼을 지날때면,
죄책감이 미친 존재감으로 내 뇌리에 엄습해옴....
그날 제가 피해를 끼친,
시청역, 종각역 직원분들과, 장애인 할아버지, 그리고 여직원 두분께ㅠ
진심으로 사과의 말씀을 전하고 싶음 ㅠㅠㅠㅠ
남의 불행은 나의 행복이라던가?
아마 이글을 보고 많은 이들이 행복해할 거 같다는 생각이 문득 듬
어떻게 끝내야함?
걍 끝내겠음,
톡이 된다면(그럴리 없겠지만 ㅡ.ㅡ 굴욕 시리즈 또 올려보겠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