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책갈피

[BL]운명

미처리 |2010.08.17 14:39
조회 120 |추천 0

다음날

신현은 늦은 등교길을 걸어가고 있었다.

목적이 수업참여가 아니기에 가방을 챙기지도 교복을 차려입지도 않았다.

즐겨입는 운동복 차림의 그는 이미 닫혀버린 정문대신 교직원용 출입구를 이용했고, 학교의 본 건물관 정 반대의 방향으로 발길을 재촉하고 있었다.

아마도 신현의 짐작이 맞다면 도윤은 지금 수업에 참여하고 있지 않을것이다.

이미 5교시에 접어든 수업은 교내를 쥐죽은듯 조용하게 만들고 있었고, 학교 건물 옆쪽으로 위치한 동아리 모임을 위한 작은 건물이 눈앞에 모습을 드러냈다.

몇번의 호출에도 움직이지 않았던 자신이 이곳에 서 있다는 사실에 또한번 긴 한숨이 새어 나온다.

신현은 건물안으로 들어섰고, 계단 아래의 푯말을 바라본다.

" 신 우 회 "

지하로 향하는 입구에 걸린 세 글자.

명목상으로 ' 독서부'라 칭하고 있으며...그곳엔 최 진명이 이끄는 한 무리의 비밀조직이 아지트를 형성하고 있는곳이었다.

다른 동아리 교실관 달리 지하에 위치해 있었고, 이곳은 옛날 낡은 교사의 창고의 용도로 쓰인곳이기도 했다.

방음이 잘된다는 것을 이용해 선택한 이곳은 근근히 구타의 장소로 이용되고 있었다.

신현이 철문을 조심스럽게 열자 낡은 건물 특유의 곰팡이 내음이 풍겨져 나온다.

양옆으로 위치한 조명등에 안은 대낮처럼 환하게 밝아 있었고, 옆 한쪽의 벽면은 독서부의 상징처럼 수백권의 책이 들어서 메우고 있었다.

소파와 그에맞는 테이블이 눈에 들어왔고, 신현은 책으로 장식된 또 하나의 문을 밀어 안으로 들어섰다.

[?? 뭐야?..!!! 유..유 신현??]

안은 밖의 풍경관 달리 작은 조명등 하나만이 켜져있어 순식간의 어둠으로 신현의 시야를 거북하게 만들었다.

들어선 신현의 모습을 보고 놀란이는 얼마전 그에게 도전장을 냈던 낮익은 얼굴이었다.

한쪽 다리엔 깁스를 한 그는 당황한듯 엉거주춤 뒤로 물러선다.

그의 목소리에 안쪽 의자에 앉아있던 한이가 몸을 돌려 시선을 보내온다.

그의 표정은 눈앞의 사람을 재차 확인한 후 심하게 일그러지고 있었다.

[얘기좀 하자]

[...너랑 할얘기 없다고 했을텐데]

도윤은 다시금 돌아 의자에 앉아 신현을 무시하듯 보던 책으로 눈을 돌린다.

그곳에서 말없이 도윤을 응시하던 신현이 문앞에 걸터앉아 불안한듯 자신을 경계하는 도윤을 관찰한다.

마치 처음부터 그 자리에 있었던듯 신현의 시선은 차분했고, 반면 등뒤의 시선에 긴장한 도윤은 그 잠시의 순간도 버티지 못하고 다시금 그를 돌아보았다.

기다렸다는듯 신현은 자리에서 일어났고, 발걸음을 돌렸다.

그들은 일정한 거리를 유지하며 걷다가 낡은 벤취 하나가 보이자 신현이 자리를 잡고 앉는다.

도윤은 불쾌한 표정으로 시선을 내려 신현을 바라본다.

[무슨 할말?]

[이쯤에서 그만해]

[핫? 뭘 그만해?]

[니 솜씬거 알아. 최 진명이 머리가 거기까진 아니니까...어떤 거래가 오갔는지 모르지만...아직 늦진 않았어]

도윤은 이미 모든걸 알고 있는듯한 신현의 차분함이 싫었다.

그런 동영상을 보고도 의연할수 있는 이 녀석이 .... 싫다.

[이거 어쩌지? 그건 맛배기에 불과한데...이미 알고 왔다니 숨길것도 없겠네. 기대해도 좋아]

[강 도윤!! 너 미쳤어? '신우회'는 다른 집단하고 틀려! 단순히 학교짱 조직이 아니란 소리야. 왜 그렇게 앞 뒤 안가리고 뛰어드는거야? 너 최 진명이 어떤 인간인지 몰라서 이래??]

흥분한 신현이 도윤의 어깨를 강하게 움켜쥐고 흔든다.

[알아. 너무도 잘알고 있지. 뭘 모르는건 너야. 너나 몸 조심해! 이건 내 경고를 무시한 댓가야. 내가 어떻게 되든 상관 없어. 두번다시 너로인해 고통받고 싶지 않아. 얘기 끝났지?]

도윤은 신현의 손을 뿌리치며 당황한 그의 얼굴을 차갑게 노려본다.그는 냉정함을 잃지 않았고, 반면 신현의 얼굴은 당황스러움에 빠르게 변화하고 있었다.

등을 돌려 걸어가는 도윤을 향해 신현의 입술이 움직인다. 

[신 현주...그애까지 다쳐도?]

[안다쳐! 내가 요구한건 너지 현주가 아냐!]

돌아서 걷던 도윤이 원망의 시선으로 그를 죽일듯이 바라본다.

[그들이 날 원하는건 알고있냐? 최 진명의 러브콜...니 조건은 성립될수 없어.. 이용만 당할뿐이라고]

신현의 말에 도윤의 입가에 희미한 미소가 피어오른다.

[...충분해. 니가 괴로워 하는 동안...니가 그들에게 묶여있는 동안...시간은 충분하거든...현주는 이미 이 학굘 벗어나고 있을테니까...그게 내 조건이거든ㅋㅋㅋ]

[??뭐?? 야! 강 도윤...니가 보이는건 집착이야. 알아? 니가 우리형에게 미친듯이 보이던 집착이라구! 지금 니가 하는 행동은 우정도 사랑도 아냐. 정신좀 차려!!]

[...그래도 좋아...우정도 사랑도 아닌 단순한 내 욕심이라도...난 현주가 너를 바라보는게 싫어. 왜 하필이면 너지? 그리고 그걸 끈어내지 않는 니가 증오스러워... 아니라고 했으면서....그렇게 말했으면서....더욱더 끌어당기는 니가...죽이고 싶을만큼 싫다....내가 보이는게 집착이라면...니가 지금 하는건 뭔데? 우정이냐? 킥....웃기지마! 넌 항상 이런식이야. 너만 옳다는 행동...너만이 항상 올바른 판단을 한다는 이기심...이번엔 니뜻대로 안될꺼야...너도 ...당해봐...곁에 두고 싶은 사람을 다신 바라볼수도 없는 상황이 되면...니가 어떻게 변하는지....그때도 나에게 이렇게 말할수 있을까?ㅋㅋㅋㅋ]

도윤은 의미심장한 미소를 흘리며 모퉁이를 지나 사라졌다.

 

 

추천수0
반대수0

공감많은 뉴스 시사

더보기

뉴스 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