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쯤 전에 우연히 남편 핸드폰을 만지다가 문자를 보게되었습니다.
여자쪽 문자는 오빠~ 어쩌고... 말도 반말...
남편 문자도 너무 다정한 말투였습니다.
마치 연인들이 문자로 농담따먹기 하는듯한 분위기랄까요.
불쾌했지만 남편의 예전 직장동료였다는 얘길 전에 들은적이 있던터라
잔소리 한번 해줘야지 하고 가볍게 넘가려던 찰나, 다른 문자를 발견했네요.
남편 : 이쁜아~ 00(지역이름) 이래. 울이쁜이 보고싶은데....
남편이 다니는 동호회 정모에 관련된 문자 같았는데
그래도.. 이쁜이라니...;;
드라마와 네이트판에서 많이 보던 일이었지만 막상 제게 닥치니 머릿속이 하얘지더군요.
이런저런 정황증거(?)가 있을까싶어 남편 메신저 비번을 알아냈죠.
여자애 홈피를 들어갔더니 함께 동호회 정모갔던 사진이 올라와있더군요.
사진속엔 다른 회원들도 있었지만 여자는 그애 하나뿐...
다른분들은 거의가 지방분이라 둘이서 분명 서울에서 만나 같이 차를 타고 내려갔을텐데..
남편이 동호회에 가입한건 3년쯤 되었는데 초기엔 저도 같이 다니다가
재작년부터 제가 몸이 좋지않아 같이 가자고 해도 몇번 따라가질 못했습니다.
홈피 글 분위기로 봐서 같이 두번정도 다닌것 같더라구요.
당일치기였구요.
그렇다고 다른 여자를 데리고 가는건 아니잖아요.
밤을 꼬박새우고 고민하다가 하룻동안 생각을 정리하기로 했습니다.
저녁에 남편이 집에 오자 하루종일 정리한 내용들을 쏟아내고 캐묻기 시작했죠.
남편왈,
자기가 예전에 말하지 않았냐고.. 예전 직장동룐데 오빠오빠 하면서 따른다고..
이쁜이는 뭐냐고 했더니, 걔가 그전날 안좋은 일이 있어서 달래주려고 농담한거라나.
동호회는 왜 데리고 갔냐니까, 걔가 간다고 해서 데리고 갔대요.
자기가 물어봤으니까 따라간거겠지 남의 동호회 사정을 어떻게 알고 따라갔겠냐고 했더니
그러게 나한테 같이 가자고 했는데 안가니까 다른사람 데리고 가는거 아니냐고 하네요.
참나.. 이게 말이예요? 말밥이예요?
따지다 따지다 화가 치밀어 엉엉 우는데 하필 엄마한테 전화가 왔네요.
전화를 안받았더니 울딸이 받아 엄마 지금 아프다고...;;(울고불고 하는 모습을 보고)
평소 건강이 안좋은걸 알기에 친정엄마는 놀라서 근처사는 여동생에게 전화를 했고
여동생은 남편핸펀으로 전화를 했더군요.
남편, 통화하면서 "언니가 지금 나 바람피운다고 난리다. 어이없어 죽겠다" 이러더군요.
잘 못하는 술을 먹어 정신이 없어 그날밤은 울다가 잠들었네요.
다음날 여자에게 전화를 했습니다.
막나갈까 점잖게 나갈까... 한시간여를 고민한 끝에 정중하게 말했습니다.
남편이랑 무슨 관계냐고 했더니 "네? 무슨 말씀이신지.." 이럽니다.
문자 주고받은거랑 낚시 함께 간거 다 안다... 내가 오해를 안하게 생겼냐고 했더니
미안하다고..
진짜 그런 관계 아니고 편한 오빠동생 같은 건데 자기가 오해받을 행동을 했다며
너무 미안하다고 하더군요.
좋다.. 이번엔 내가 오해했다 치고 넘어가는데 앞으로 둘이 사적인 전화통화나
만남 없었으면 좋겠다..
대충 이런 얘기들을 했더니 알았다고 계속 미안하단 소릴 하며 끊더군요.
그리고 예정되어있던 정모에 안나간다고 남편에게 말했다는군요.
끝까지 오해라는 남편에게 저는 어쨌거나 오해의 소지를 제공했으니
사과하라고 했고 남편은 웃기는 소리 말라고 자기는 결백하다고 끝내 사과를 않더군요.
한두달쯤 후에 시댁에 있다가 무슨 얘기끝에
남편이 "내가 오입질이라도 했냐" 라고 하기에
그런짓까진 아니더라도 불미스런 사건 있지 않았냐고 서로 따지다가
제가 셤니께 자초지종을 다 까발려버렸습니다.
당연히 셤니는 남편에게 니가 이상한거다..라고 어찌 아내가 안따라간다고 다른 여자를 데리고 간다는게 말이 되냐고...
그랬더니 남편은 여자 이름을 대며 '000' 걔라고
시동생에게 너도 걔 알지 않냐고... 내가 걔랑 바람을 피웠댄다~ 이럽니다.
시동생이 예전 그회사에서 알바한적이 있거든요.
시동생은 제편도 형 편도 못들고 서있고...
저희 남편, 저희 친정쪽이나 친구들에게 자상한 일등남편이라고 소문난 사람입니다.
아이 키울때나 집안일 돕는 편이 아니라 마치 자기 일처럼 열심히 하구요.
제가 살림을 잘 못하거나 이것저것 챙겨주지 못해도 타박한번 안했습니다.
오히려 절 돌보는 일이 더 많았죠.
그리고 이런 일이 생기긴 했지만 이제껏 외박 한번 한적 없구요.
한달 용돈 20만원으로 바람피우기 힘들것 같기도 하고 딴주머니 차기도 힘든 직업이네요.
이런 생각들로 스스로 위안을 삼으며 몇달을 보냈지만
한번 생긴 의심병이 쉬이 사라지질 않더라구요.
한편으론 내가 몸이 안좋으니까 다른데로 한눈을 파는건 아닌지 불안하기도 하구요.
그래서 자꾸 이러면 안되는데... 가끔씩 남편몰래 핸드폰 점검(?)을 했습니다.
핸드폰에는 업무적인거 외에 그 여자애랑 문자 주고받은것도 없고
그나마 업무적인것도 몇달동안 한두건정도...
그래도 혹시 몰라 문자매니저에도 몰래 가입해 서너달에 한번씩 남편몰래 살폈죠.
그렇게 8달정도 됐나...
오늘 남편이 술이 떡이돼 들어온데다 잠이 안와 또 점검을 했습니다.
이짓도 오늘이 마지막이다.. 이젠 믿고 살자.. 자꾸 이러면 나만 피곤해져..
이렇게 생각하면서요. 하긴 지난 몇달동안 계속 그런 생각들을 했네요.
근데 오늘 또 발견해 버렸어요.
지난주 금요일에 친정에 일이생겨 애랑 친정에서 잤는데
그날 오후 문자입니다.
남편: 나 지금 김포에 있는 거래처 가는데 이따 보자.
여자: 응. 이따 봐.
너무 간결한 문장이기에 마치 그 전에 약속을 해놓은듯한 느낌이 들더군요.
그날 저에겐 저 거래처 분이랑 술마시느라 늦는다고 했거든요.
그리고 밤 12시쯤 집에 들어왔다고 전화통화도 했구요.
또 하나,
남편: 9월에 정모 떴다. 나는 참석할까 한다.
여자: 기다리고 기다리던 정모네. 나도 참석해야지.
근데 핸드폰에는 이런 문자내용과 통화내역이 없는걸 보니 삭제했단 거죠.
그날 저한테 보낸 문자는 있는데...
여자애도 웃기죠?
작년에 나한텐 그렇게 미안하다해놓고 또 따라간다는게 말이 됩니까?
여자애에게 저 문자를 보낼즈음 남편이 저에게 물었거든요.
9월에 정모있는데 같이 가자고...
작년 일로 의심도 되고해서 그 후로 정모 2번 있던거 다 따라갔었고
요번에도 확답은 안했지만 따라가겠다는 뉘앙스로 말했었습니다.
근데 얘를 데리고 가야하나 말아야하나 고민하며 절 떠본 것이었을까요?
아... 머리 아픕니다.
정말 울남편 외박이라고는 정모 때 뿐인데... (동호회 회장님이 지방 사시고 그쪽 회원들이 많아서)
근데 1박2일 정모땐 거의 내가 따라갔었고...
작년에 걔랑 간 정모는 아침에 갔다 저녁에 오는 일정이었어요.
게다가 동호회 특성상 두사람만의 개별(?)활동이 불가능하거든요.
솔직히 남자들이(대부분 아저씨들) 90% 이상인 동호회에 혼자서..
그것도 유부남을 따라서 같이 다니는 그 여자애 정신상태가 이상한것 같기도 하고...
겉으로 드러나는것만 보면 그저 취미생활이 같은 이성친구(?) 같죠.
좀 심하게 친한..;;
근데 문자와 통화내역은 왜 지우는 걸까요?
뭔가 구리는게 있으니까 그렇겠죠?
이번엔 전화통화말고 직접 그 여자앨 찾아가 따지든 협박을 하든 하고 싶은데...
어느 시에 사는건 아는데 직장이나 집이 어딘지도 모르고...
대충 아는건 우리집이랑 한시간반 이상 떨어진 곳이라 애 데리고 무작정 쫒아가기도...
하긴.. 그전에 남편을 잡아야겠죠?
근데 따지다보면 제가 몰래 문자 본것도 다 알게 될텐데...
이러다가 나중에 결정적 증거를 놓치는 계기가 될까봐 걱정스럽기도 하네요.
적어도 제 의심이 괜한건 아니죠?
여러분도 제 맘 알것 같죠?
저 어떻게 해야할까요?
제발 조언 좀 부탁드려요..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