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의 문화도시] 오스트리아 인스부르크
수필가 윤혜영
옛날을 간직한 자연친화적 관광지 ‘알프스의 장미’
예술과 문화의 나라 오스트리아의 9개 행정구역 중 하나인 티롤 주(州)의 주도 인스부르크(Innsbruck)는 해발 574m의 고원도시로 풍경과 경치가 맑고 아름다워 서유럽에서 가장 인기 있는 관광지 중 하나다. 인구 14만 명의 작은 도시지만 1964년과 1976년 두 차례 동계올림픽을 개최했던 곳으로 아름다운 경치로 덕분에 ‘알프스의 장미’라는 별명이 있으며 겨울 스포츠를 즐길 수 있는 도시로 널리 알려졌다.

티롤 지역은 유럽 중부인 동 알프스에 위치하였으며 기암괴석의 절경이 병풍처럼 둘러싸고 있다. 약 2,000년 전 로마군단의 주둔지로 이탈리아로 넘어가며 기숙을 하는 마을이었다. 15세기에 합스부르크 왕가의 막시밀리안 대제가 이탈리아의 남 티롤에서 이곳으로 도읍을 옮기면서 번영하기 시작했고, 광산업 발달로 인스부루크의 건축, 음악, 미술 등과 같은 예술 분야에도 큰 영향을 미쳤다.
깎아지른 계곡들과 만년설, 초록이 신선한 넓은 대지에 그림같이 놓인 산장의 어울림은 너무도 아름다워 전 세계의 관광객들을 계절에 관계없이 불러들인다. 스키와 스노보드 같은 겨울 스포츠와 등산, 골프 등의 다양한 스포츠를 즐길 수 있으며 고풍스러운 도시의 곳곳에 산적한 문화유적들과 박물관의 소장품에서 800년의 역사를 짐작할 수 있다.

인스부르크에서는 볼만한 곳이 즐비하지만 그중 도시의 중심을 남북으로 관통하는 ‘마리아 테레지아 거리’가 일품이다. 남편 프란츠 1세와 함께 통치했던 마리아 테레지아 왕비의 이름을 딴 거리로 뛰어난 정치가였으며 생전에 16명의 자식을 두었다. 프랑스로 시집간 비운의 왕비 마리 앙투아네트의 어머니이기도 하다. 영원히 녹지 않을 것 같은 만년설을 머리에 인 노르트케테산을 배경으로 구시가의 아기자기한 풍경과 왕가의 문양이 새겨져 있고 용이 호위하고 있는 멋들어진 분수들을 구경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도시의 또 하나의 명물은 ‘황금지붕(Golden Dachl)’이다. 1494년 막시밀리안 대제가 광장에서 개최되는 행사를 관람하기 위해 만들었으며, 2,657장의 금박동판을 입힌 휘황찬란한 황금지붕은 햇빛에 찬란하게 반짝여 인스부르크의 상징적 존재로 군림한다. 발코니에는 여덟 영지의 문장과 황제, 왕비상이 부조되어 있으며, 내부는 막시밀리안 1세의 보물과 동계 올림픽 자료를 전시하고 있는 막시밀리아노임 박물관(Maximilianeum)으로 이용되고 있고 주변에는 고풍스러운 양식의 17∼18세기 건물들이 늘어서 여행객의 즐거움을 더해준다. 특히 아름다운 자연환경은 예술적 영감이 필요한 예술가들을 찾게 하는데 인스부르크의 호텔이나 식당에서는 괴테, 모차르트, 하이네, 카뮈 등의 흔적을 발견할 수 있다.

티롤 지역의 관광 성수기는 여름과 겨울이다. 전체 방문객 중 약 40%가 여름철에 방문하고 있으며 나머지 약 60%가 겨울철에 방문한다. 관광객의 약 60%가 인접 국가인 독일인이며 그다음으로 네덜란드, 오스트리아, 스위스, 영국 순으로 관광객이 많다. 2차 대전 당시 인스부루크 지역에는 전쟁에서 부상당한 병사들의 치료와 요양을 겸한 시설들이 건립되었다. 깊은 산 속의 요새와 같은 지리적 이점 때문이었다. 장기간 묵는 병사들이 무료함을 달래기 위해 스키를 타기 시작했고 소문이 나기 시작하면서 스키와 겨울 스포츠의 중심도시로 점점 이름을 떨치기 시작하였다.
1964년과 1976년 두 차례의 동계 올림픽 경기를 개최하면서 동계 스포츠의 메카로 자리매김하였으며, 2005년에는 제22회 동계 유니버시아드 대회를 개최하게 되었다. 여름에도 해발 3,000m가 넘는 산에서 스키를 즐길 수 있는 매력 때문에 전 세계의 관광객들이 끊이지 않고 119개의 스키장이 건립되었다. 휴가를 즐기려는 관광객이 증가하자 지역 주민들은 기존의 농업에서 관광객을 대상으로 한 숙박업과 요식업 등으로 업종을 이전하여 많은 소득을 창출하고 있다.

문화와 자연을 조화시킨 티롤 관광마케팅의 꽃, 크리스탈 월드
오스트리아 인스부르크에서 차로 30분 걸리는 한적한 마을 와튼즈에 또 하나의 명물로 세계적인 크리스털업체 스와로브스키의 박물관 ‘크리스탈 월드’가 있다. 비엔나의 쇤부른(Schonbrunn)궁전에 이어 오스트리아 전체에서 두 번째로 관광객이 많이 찾는 곳으로 연간 100만 명이 관람하는 ‘문화와 자연을 조화시킨 티롤 관광마케팅의 꽃’이다.
스와로브스키 크리스탈 월드는 오스트리아의 명품 크리스탈 브랜드인 스와로브스키의 창립 100주년을 기념해 지난 1995년 세워진 박물관으로, 비엔나 출신의 세계적인 종합 예술가 앙드레 헬러가 기획했다. 오스트리아를 대표하는 멀티미디어 작가인 ‘앙드레 헬러’가 만들어낸 바텐스의 거인은 크리스털의 수호자로 묘사된다. 지역의 전설 속에서 모티브를 얻은 푸른색의 거대한 자이언트 얼굴과 벌린 입으로는 투명한 물줄기를 뿜어내며, 거대한 크리스탈이 박힌 두 눈이 영롱하게 빛을 반사한다.

스와로브스키 크리스털 월드의 내부는 모두 13개의 전시실로 꾸며져 있다. 각 전시실은 각각의 테마를 가지고 있다. 거인의 머리 아래에 난 입구를 통해 내부로 들어가면, 크리스탈로 만들어진 진귀한 예술품들의 아우라에 정신을 차릴 수 없다. 높이 11m, 무게는 12t의 거대한 크리스탈 벽과 살바도르 달리, 니키 드 생팔, 키스 해링, 앤디 워홀 등의 작가들이 만들어낸 크리스탈 예술품들이 전시되어 있다. 천천히 걸으며 모두 둘러보는데 약 1시간의 가량의 시간이 걸렸다.
관람을 마치고 전시장을 나오면 아담하고 모던한 커피숍과 크리스탈로 만든 제품을 판매하는 스와로브스키 숍이 있다. 목걸이와 팔찌인 장신구부터 장식용인 동물의 모형, 와인잔 등의 생활용품까지 없는 게 없다. 가격도 한국에서 구매하는 것보다 저렴하다. 스와로브스키는 1895년 오스트리아의 다니엘 스와로브스키(D. Swarovski 1862∼1956)가 세운 크리스털 제조 및 판매회사로 세계 크리스탈 업계의 최고 명성을 자랑한다.

시대를 앞서는 뛰어난 경영으로도 유명하다. 제1차 세계대전 이후 노동력이 부족해지자 연마기계를 개발하였고, 1970년대 석유 파동 이후 세계경제가 침체에 빠졌을 땐 크리스털 조각들을 감쪽같이 붙일 수 있는 투명한 접착제를 발명하여 크리스털업의 발전에 크게 이바지하였다. 성공한 기업에는 타 업체와 비교되는 아이디어나 끊임없는 노력 등의 남과 다른 비법이 틀림없이 있다. 이는 남과 같아서는 제자리걸음의 현상유지만 있을 뿐 결코 멀리 도약할 수 없다는 교훈을 가르쳐준다.
오지의 시골마을에 박물관 하나로 오스트리아 2번째 관광명소를 만든 것에 경의를 표했다. 이 세계적 기업 스와로브스키의 장인정신은 히트 친 것 모방하기에 급급한 우리나라 지자체의 도시문화마케팅에 시사해 주는 바가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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