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책갈피

가든파이브의 잊을수 없던 그녀..

사랑하고싶... |2010.08.26 12:54
조회 728 |추천 0

안녕하세요

23살 남자 대학생입니다.

원래대로라면 4학년이지만 군대에 다녀와서 2학년에 재학중이에요.

 

참 길고 더웠던 제 여름방학 아르바이트였습니다.

저는 송파구 장지동에 있는 가든파이브 푸드코트에서 아르바이트를 했었어요.

퓨전 일식집이라 찾는 손님들도 많고 점심시간 저녁시간엔 무지하게 바쁜 그런 곳이죠.

그만큼 고객들 불평불만도 많이 받아내야 하는 그런 곳이었습니다.

 

하루는 점심시간이 지나고 너무 지친 나머지 사장님께서 제게 심부름을 시키셨습니다.

1층에 있는 킴스클럽이라는 마트에 가서 간식거리를 좀 사오라는 심부름이었죠.

 

마트 입구에는 깔끔한 정장 유니폼을 입은 백화점 교육생들이

시간대별로 돌아가면서 근무를 서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곳에서 저도모르게 한 교육생에게 시선이 꽂혀버렸어요.

연예인처럼 특별하게 예뻐서도 아니었고, 키가 늘씬해서 그런것도 아니었어요.

그냥 너무 수수한 얼굴이며 단정한 맵시가 너무 제 이상형과 닮아있어서 그랬던거에요.

스튜어디스처럼 단정하게 뒤로 묶은 머리, 가지런하게 한쪽으로 내려와 있던 앞머리, 살짝 웃고있던 도톰한 입술, 쌍꺼풀은 없는 아기같은 눈, 흡사 영화배우 박보영이 그곳에 서 있는것 같은 착각이 들 정도로 제 이상형과 너무도 닮아 있었어요.

 

그 뒤로 저는 그 교육생에게 마음을 전하고 싶어 저도 모르게 마음이 초조해지고 그러더라구요. 가끔은 너무 기분이 좋기도 하다가, 혹시나 잠깐 쉬는 시간에 담배 피우려고 1층에 내려갔는데 그 분이 없으면 또 섭섭해지기도 하다가 그랬죠.

하루는 마음먹고 백화점이 오픈하는 시간에 출근을 해 마트로 들어가 캔커피를 하나 샀습니다. 그리고 늘 그녀가 서 있는 자리에 근무를 서던 다른 교육생에게 그녀의 인상착의를 설명해주고 커피를 전해달라고 했죠. 그 분은 흔쾌히 제 부탁을 들어주었고 전 돌아서서 쾌재를 부르며 2층 제가 일하는 곳으로 갔습니다.

그 후로도 꼭 담배가 피우고 싶을땐 직원용 계단이 아닌 고객용 에스컬레이터로 내려가 그녀를 훔쳐보며 담배를 피우곤 했습니다. 가끔 그 시간에 그곳에 그녀가 없으면 하나 피울걸 두개 세개 피우고 올라오곤 했죠. 그러다보면 그걸로 끝일것 같아서 그녀에게 직접 고백하기로 마음을 먹고 백화점이 문을 여는 시간에 출근했습니다. (가끔은 그 전에 출근해서 가게 오픈 준비를 해야할 때도 있었거든요..)

그리고 그 곳에 그녀가 서 있는데.. 순간 가슴이 덜컥 내려앉는것 같아, 전 바보처럼 그냥 2층으로 올라와 버렸습니다. 너무도 예쁜 모습에 비하면 전 별로 내세울게 없었어요. 그저 대학교에서 열심히 공부하는 학생이라는 것 밖에는.. 그 생각이 번뜩 들어서 전 그녀에게 편지로 제 마음을 대신 전하기로 했습니다. 그 주에 제가 쉬는 날을 빌어서 말이죠.

 

'제가 생각하는 분이 맞는지 모르겠어요. 직접 고백하기에는 제가 그 쪽을 난처하게 할까봐 이렇게 편지로 먼저 하게 됐습니다. 그 쪽을 처음 본 날부터 너무 제 이상형과 닮아서 많이 좋아해 왔습니다. 그런데 전 9월이 되면 개강을 하고 학교에 가야돼서 곧 일을 그만두게 되요. 그래서 늦기전에 이렇게 편지를 하게 되었습니다.'

 

라는 내용으로 정성스럽게 적은 편지를 주머니에 넣고 다음날 출근했습니다. 마트 입구엔 다른 교육생분이 서 계시더라구요. 그 분께 사정을 얘기하고 편지를 부탁했습니다. 그리고 1시쯤인가.. 가게가 가장 바쁘고 정신없을 시간에 카운터에 있는 제게 그 분이 와서 편지를 다시 주더군요.

 

"저.. 어느분이신지는 알아냈는데요. 어제부로 그만두셨데요."

라는 말을 남기면서요.. 순간 주문을 위해 줄 서있는 손님들에게 다 가버리라고 소리치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냉정을 찾고 그 분께 죄송하고 고맙다는 말을 대신했습니다.

 

제가 쉬던날은 8월 17일 수요일, 그리고 그 날이 목요일.. 저는 그 다음주 일요일까지 하는걸로 되어있었는데, 전 사장님께 그 주 일요일까지만, 그러니까 지난 일요일까지만 일을 하겠다고 하고 지금은 집에서 휴식을 취하고 있습니다. 이제 다음주 수요일이면 다시 학교에 다녀야 하거든요. 그리고 마음이 너무 휑한것 같아서 빨리 그곳을 떠나고 싶었어요.

 

그 뒤로도 저는 쉬는시간마다 1층으로 내려가 혹시나 그녀가 있는지 찾아봤습니다.

하지만, 늘 있던 시간에 없는걸 보니 정말 그만둔게 맞더라구요.

그런데도 그곳에 그녀가 있기를 바라는건 요즘같이 더운날에 눈이 내리길 바라는것과 같은 것이었어요.

전 괜히 애꿎은 담배만 피워대며 일요일까지 억지로 억지로 일을 마쳤습니다.

 

이 글을 쓰는 지금도 마음은 킴스클럽 입구에 가 있습니다. 혹시나 그 교육생이 커피를 손에들고 다시 근무시간에 맞춰 들어오지나 않을까 하고 기다리면서 말이죠.

 

이제 개강하고 나면 바쁜 생활이 또 시작될 겁니다. 매일같이 쏟아지는 과제와 일주일에 한번씩 있을 시험때문에 도서관과 강의동 열람실에 묻혀 살아가면서 그녀를 잊어갈지도 모릅니다. 이제까지 수많은 힘든일들을 그런식으로 잊어갔기 때문에 그녀 역시도 잊혀질지 모르지만, 성인이 되고 군대를 다녀온 뒤로 처음으로 제 마음을 홀딱 빼앗겨버렸던 사람이라 쉽게 잊고 싶지가 않아요. 가끔은 힘든 과제도 멋지게 해결해내고 홀가분한 마음으로 사장님께 인사나 드릴겸 그곳에 가볼지도 모르겠지만..

 

혹시나 그 분께서 이글을 본다면, 저를 기억할 수 있을지 모르겠어요.

짙은푸른색 뿔테안경을 썼고, 가방은 한쪽으로만 매고 출근하던 2층 야끼떼리아 아르바이트생이에요. 가끔 일하다가 유니폼 입고 내려갔던 적도 있었는데.. 기억하세요?

많이 좋아했었는데, 결국엔 또 엇갈려버렸네요. 그 쪽한테 전해주려고 쓴 편지 아직 버리지 않고 가지고 있어요. 만약에 우리가 어디서 만난다면, 그땐 제가 먼저 가서 인사할게요. 그리고 그 편지 꼭 보여줄게요. 제 마음이 어땠는지 꼭 보여주고 싶어요.

가끔 가든파이브에 가면 예전처럼 그쪽을 또 볼 수 있는건가요? 아니라도 전 가끔씩 그곳을 찾아볼거에요. 혹시나 그쪽도 저처럼 가끔씩 그곳에 와보지나 않을까 하는 생각으로 말이죠. 좋은인연 찾으시길 바래요. 그리고 그게 제가 되어주고 싶었던게 제 마음이었어요.

 

 

 

 

--------------------------------

정말 정성들여서 쓴 글이니까 악플은 정말 자제해주세요..

혹시나 아직 그곳에 계시는 다른교육생들께서 만약 이 글을 보신다면, 그래서 제가 위에 설명한 사람이 어느분이신지 아신다면 저 정말 못된 사람 아니고 그 사람을 정말 좋아해서 그러는것 뿐이니까 연락처라도 좀 남겨주셨으면 하네요..

 

긴글 읽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

추천수0
반대수0

공감많은 뉴스 시사

더보기

뉴스 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