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저는 온 몸이 욱신욱신 쑤셔오는 탓에 파스를 달고 삽니다. 생후 돌이 되어가는 우리 애가 유모차를 방긋방긋 잘 타고 다닌다면 나름 창창한 나이에 파스홀릭이 되진 않았을 텐데. 낯가림이 심한 건지, 유모차가 마음에 안 드는 건지, 유모차에 태우기만 하면 엄마 얼굴 찾아 삼만리 기세로 울어요. 아이와 외출 하는 일이 있을 때마다 각오를 단단히 합니다. 애 따로 안고 한 손에는 유모차까지 끌고 돌아다닐 초인이 될 각오를요. 덕분에 외출 한 번 하고 돌아온 날이면 허리와 등이 온전할 날이 없습니다. 애 키우는 엄마들이라면 제 고충, 다 알 거라고 생각해요.
늦은 밤, 파스를 등 짝에 붙이다가 한숨을 내쉬었어요. 유모차를 사놓고도 이게 대체 무슨 고생이랍니까. 생각해보니 유모차와 아이의 궁합이 안 맞는데도 언젠가는 맞겠지 싶어 막연히 버텼던 게 가장 큰 문제였던 것 같아요. 유모차 선택이 그 어느 육아용품보다 신중함이 필요하다는 이야기를 들었지만, 이 정도로 삶의 질과 직결된 문제인지는 몰랐거든요.
결국 결심했습니다. 세컨 용도로 휴대용 유모차를 하나 더 마련하기로요. 남들이 아무리 좋다고 말해도 우리 아이에게 맞지 않으면 소용이 없지요. 무엇보다도 아이와 외출하는 소중하고 즐거운 시간이 막노동에 버금가는 육체노동이 된다면 저에게나 아이에게나 스트레스가 될 터. 다시 한번 촉을 세우고 유모차 정보 모으기에 돌입했답니다.
그런데 인터넷을 하다 보면 느낍니다. 예나 지금이나. 저처럼 어떤 유모차를 구입해야 하나. 고민에 빠진 엄마들이 참 많다는 걸요. 저 역시 팔랑귀라서 주변 추천만 믿고 구입을 하자니 마음에 드는 제품이 너무 많아서 일단 큰 기준을 세우고, 그 원칙을 충족하는 제품을 구입하자는 나름의 원칙을 세웠답니다.
그렇게 세운 유모차 구입기준은 다음과 같아요.
1.가볍고 조립이 간단한 유모차
휴대용 유모차니까 가장 중요한 점이겠죠? 기존의 유모차는 튼튼하다는 장점은 있었는데 서너 시간을 끌고 다니다 보면 그 무게가 온전히 온 팔뚝으로 전해졌습니다. 그래서 무조건 가벼워야 한다는 대원칙을 정했어요. 팔뚝 근육만 발달한 엄마는 되기 싫거든요. 가볍다고 입 소문난 제품을 찾다 보니, 아프리카 스틱 라인이 귀에 자꾸 들어오더군요. 팔랑귀인 저 검색 들어갑니다.
처음엔 아프리카? 아프리카 제품인가 갸우뚱 했답니다. 원체 그런 정보에 아둔해서 말이죠. 알고보니 아프리카는 일본 유모차 회사더군요. 유아 의학을 기초로 제품개발을 한다는 홈페이지의 설명이 왠지 믿음직하네요. 어린 시절 같이 했던 코끼리 보온밥통도 생각이 나고요. (어린시절 보온도시락은 일제 코끼리 보온밥통이 최고였다능!)
다시 스틱 유모차로 돌아가 보죠.
원 액션으로 간단하게 접고 펼칠 수 있고, 접어도 넘어지지 않는 자립 설계형 구조로 되어 있다니, 아이를 품에 안고 있는 상황이 와도 나머지 한 손은 유모차를 자유자재로 끌고 다니기 용이해 보입니다. 일단 합격! 가벼워야 신의 핸들링 실력을 선보일 수 있는 것 아니겠어요?
2. 자라나는 아이의 몸에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는 유모차
유모차는 일 년 타고 버릴 물건은 아니죠. 아이가 걸음마를 뗀다고 해도 아직까지는 품 안의 보물인 터. 게다가 우리 아이의 성향을 보니, 유모차의 안락함을 알게 되면 자주 탈 것 같다는 불안감이 ;;; 따라서 세 살이 되어도 무게를 버틸 수 있고, 시트와 안전벨트를 조절하기 용이한 게 설게 된건 필수 기능에 속합니다.
아까 살펴본 아프리카 스틱 라인은 다행히 생후 1개월부터 15kg의 3세 아동까지 다 태울 수 있네요. 특히나 불안정한 아이의 목을 안전하게 받쳐줄 수 있도록 침대형 시트로도 변신을 하니까 신생아와 외출할 일이 잦은 엄마에게 매력적일 것 같았습니다. 다행히 이제 우리 애는 앉혀놔도 목을 제대로 가누는 정도의 진화는 했지만, 갈수록 몸무게가… 몸무게가… 흠흠. 일단 이 부분도 합격!
3. 낯가림 심한 아이가 안심하고 탈 수 있는 유모차
우리 아이는 유모차만 타면 표정이 굳습니다. 늘 보던 엄마 얼굴이 사라지고, 눈 앞에 처음 보는 풍경이 펼쳐지니 당연히 표정이 굳을 수 밖에요. 그래서 좀 있다 보면 어김없이 칭얼대는 울음소리가 들려옵니다. 이때마다 뼈저리게 느꼈어요. 양대면식이 가능한 것을 샀어야 아이가 유모차에 수월히 적응했을 거라는 것을! 아이의 성향을 느긋하게 간파했다면 헤매지 않았을 부분인데, 유모차를 무조건 빨리 마련해야 하는 줄 알고 서둘러 구입하다 보니 간과했던 부분이에요.
아프리카의 제품 중에서는 베이비 크루저 HIDX, 베이비 크루저 DX, 슈퍼프람 라인이 양대면 전환기능을 선보이고 있습니다.
세컨드 유모차로 사용하기엔 큰 감이 있어 일단 패스해 두었지만, 다행히 제가 구입을 고려한 스틱과 스틱 플랫라인에도, 큰 창이 나 있어 위에서 아기를 내려다 보며 수시로 상태를 체크하기가 용이하더군요.
4. 아이가 편한 유모차
유모차 브랜드마다 저마다 최고의 승차감이라고 내세우니, 대체 무엇이 정말 좋은 승차감인지 모르겠어 늘 헤맸던 부분입니다. 그렇다고 아직 엄마 말도 못하는 아이에게 ‘편하냐?’고 물어볼 수도 없는 노릇이고. 아이의 표정을 관찰해본 결과 제가 발견한 편안한 승차감의 조건은 바로 큰 타이어입니다. 그래야 울퉁불퉁한 시장통 길, 보도블럭길의 충격을 흡수하더군요. 자, 아프리카 유모차의 바퀴가 얼마나 큰가 봅시다.
흐음, 크고 아름답네요. 흔들리지 않는 안정감을 주리라는 확신이 듭니다.
5. 태양을 잘 피하는 유모차
유모차에게 바라는 게 너무 많은가요? 그러나 어쩌겠어요. 아이가 편해야 제 한 몸도 편한 법이니 어느 하나 소홀히 할 수가 없습니다. 마지막으로 제가 건 조건은 날씨 변화에 유연하게 적응하는 유모차일 것! 입니다. 더위에 강하려면 일단 태양을 잘 피하면서, 통풍이 잘 되어야겠죠? 안그러면 덥다고 울고불고 난리치며 엄마 품을 찾을 테니 말이에요. 이 부분에도 아프리카 제품은 우월합니다. 바닥에서 시트의 높이를 50CM로 높게 유지해서 땅에서 올라오는 열과 먼지를 1차로 막고, 바람은 통과시키고 열은 차단하는 W THERMO 통기시트를 채택해 다시 한 번 열을 잡습니다.
이렇듯 아프리카 제품을 파다 보니 제품마다 철저하다 못해 철두철미한 장인정신이 느껴지더군요. 결국 저는 그 철저함에, 주문 버튼을 클릭하고야 말았습니다. 제가 주문한 제품은 바로, 이번에 새로 나온 스틱 플랫! 블랙색상.
디자인도 예쁩니다. 사실 저란 여자, 디자인에 목숨거는 여자. 조건에 포함시키자니 너무 깐깐하단 소리 들을까봐 살짝 뺐는데, 굳이 조건에 넣을 필요도 없이 색상이며 디자인이 군더더기 없이 깔끔한 것이 딱 제 취향입니다.
이젠 파스와 안녕할 수 있을까요. 지금 제 옆에서 천사처럼 자고 있는 우리아이가 새로온 유모차에는 적응하여 얼른 엄마의 고충을 덜 수 있기를 아프리카의 힘을 빌어 기원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