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은 바야흐로 9월 2일 새벽3시였습니다.
부모님 몰래 방에서 컴퓨터를 하던 저는 아버지께서 일어나시는
소리를 듣고 자는 척을 하려 이불위에 똑바로 누워있었습니다.
물론 불도 다 끄고 말이죠.
한 5분쯤 흘렀을까요.
갑자기 제 얼굴에 입 바로 옆쪽으로 뭔가가 툭- 하고 떨어졌습니다.
순간 뚫린 방충망 사이로 가끔 제 방에 놀러오던 나방과는
차원이 다른 무게감이었습니다.
깜짝놀란 저는 손으로 재빨리 쳐내고 후다닥 달려가 불을 켰습니다.
방 안은 고요했고 아무것도 없었습니다.
내 착각이겠지 하고 누우려다가 혹시나 하는 맘에 이불을 탈탈 털어보니
뭔가가 툭- 하고 떨어졌습니다.
자세히 보니 귀뚜라미 인것 같았습니다.
귀뚜라미 점프력 의외로 좋더군요.
순식간에 장롱 밑으로 들어가 버린 귀뚜라미를 멍- 하니 쳐다보다가
정신이 번쩍 들어 제 방으로 놀러온 귀뚜라미 친구를 위해
서프라이즈 축하파티를 해주려 폭죽을 대신하여 한 손엔 살충제를
다른 한손은 케잌 대신에 휴지를 들었죠.
하지만 5분이 흐르고 10분이 흐르고 다음날이 되어도 귀뚜라미는
부끄러워서 그러는 건지는 잘 모르겠지만 아직도 제 눈에 띄지 않고
있습니다. 소리를 내지 않는걸 보니 암컷 같은데 같은 여자끼리 뭐가
부끄럽다고ㅋㅋㅋㅋㅋㅋ
암튼 깜짝 파티를 위하여 제 옆에는 항상 살충제와 휴지가 놓여있습니다.ㅋㅋㅋ
귀뚜라미를 위장한 곱등이가 아니길 빌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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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후 몇일 뒤 귀뚜라미 한 마리가 또 들어왔어요.
아마 제 방이 살기 좋아서 친구를 부른 것 같네요.
헹거 밑으로 들어가더니 역시 끼리끼리 논다고 부끄러운지 모습을
들어내지 않고 있네요.
그렇게 저와 귀뚜라미 2마리는 동거하는 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