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녘, 출근하려고 빗길을 달리던 중, 차도 한 복판으로 갑자기 뛰어 나오는 한 여자를 발견하고는 급하게 브레이크를 잡았다. '끼이이익!!~' 새벽 공기를 찢는 듯한 날카롭고도 거친 금속성 소리에 놀란 여자는 걸음을 되돌려 차도를 벗어난다. 문제는 나다. 빗길이라 브레이크를 잡아도 바이크가 계속 미끄러져 쉽게 멈추질 않았다. 기우뚱, 넘어질 듯한 바이크를 겨우 균형을 잡아 가까스로 세웠다. 이 쪽 차선에서는 때마침 지나는 차량이 없어서 다행이었다. 인도에 서서 멀뚱히 쳐다보는 여자에게 발끈 화가 났다. 여자가 잠깐 고개를 주억거린다. 한 마디 할까 하다가 잠시 노려만 보았다. 때로는 거친 말보다 무언의 응시가 더욱 강한 질책으로 느껴지기도 한다. 공교롭게도 그 지점은 과거에도 갑자기 후진해서 도로 한 복판으로 튀어 나오던 자동차 때문에 아찔했던 곳이기도 했다.
어쨌든 조심해야 한다. 보행자 건, 운전자 건..
사고는 언제 어느때 이건, 어느 누구에게든, 예고없이 갑자기 찾아올 수 있으며,
책임이 누구에게 있건 양쪽 모두에게 돌이킬 수 없는 비극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