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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피운 후의 남자의 심리를 알고 싶어요

흔적없이 |2010.09.15 01:32
조회 1,456 |추천 7

 

마음이 답답하고 허전합니다.

 

저는 결혼 생활 10년이 넘은 주부입니다. 남편과의 사이는 그냥 뭐라고 단순히 말하기 어려운 소울메이트이기도 하면서 서로 가장 든든한 후원자이기도 하고 .......같이 있으면  믿음직스럽고 즐겁고 그리고 아직도 가끔씩이지만 설레이기도 하는 그런 사이로, 남이 보기에는 가장 이상적인 부부관계를 유지하고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남편이 약간의 일중독 현상이 있어서 평일에도 늦고 토요일 일요일도 일을 하러 나가는 일이 많았지만 잔소리보다는 항상 안쓰럽다고 생각하고 늘 건강을 걱정했습니다.

 

그런데 5,6개월전부터 남편의 핸드폰이 잠겨져 있는 것을 보았고, 남편이 뭐라고 이유를 댔는데 저도 대수롭지 않게 그냥 넘겼습니다. (평소에 남편 핸드폰을 거의 보지 않음)  

 

그러다가 한 열흘 전 아이를 학교에 등교시키고 잠깐 앉아서 쉬는데 남편핸드폰이 옆에 있길래 무심코 열어보았고 잠금이 걸려 있길래 아무 생각없이 남편의 카드 비밀번호를 눌러 보았는데 잠금이 풀리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또 무심코 수신메시지에 들어가 보았습니다. 그런데 거기에 이상한 문자들이 와 있었습니다.

내 사랑. 서방님 어쩌고 저쩌고 하는 말들, 케익을 주문했고, 케잌을 들고 찾아가겠다는 말들..........

더이상 글자들이 눈에 들어오지 않았고 이게 무슨 내용인지 이사람은 누구인지 한참을 생각하다 보낸 메시지에 들어가 보았습니다. 분명 남편이 보낸 문자에는 그여자와 친밀하게 나눈 대화들이 많이 있었습니다. 그 여자를 "미녀천사"라고 부르면서.......

그전날 태풍이 와서 저는 밤새 잠을 잘 수 없는 상황이었는데 그날 아침에 그 여자에게 문자를 했더라구요. 당신 생각하면서 잘 잤다구요.

 

너무 충격이 커서 아무 생각도 할 수 가 없었습니다. 남편이 내가 핸드폰을 보고 있는 것을 보더니 당황하더군요. 그래서 물었습니다. 미녀 천사가 누구냐구

알고 봤더니 프로젝트 때문에 만난 동료로 저도 몇번 그 여자에 대해서 남편한테 들었던 적이 있었습니다. 유부녀 인데 그 남편이 그여자가 밖에서 일하는 것을 싫어하고 거의 외조도 안해주면서 힘들게 한다고..... 

남편이 순순히 다 얘기하더군요. 자기들은 내가 상상하는 그런 더러운 사이 아니라고 어느정도 교양도 있고 깨끗하다고.....그래서 제가 그랬습니다. 더럽다 깨끗하다는 내가 판단한다고.... 어쩔거냐고 물었습니다. 나랑 그여자랑 둘다 가질 순 없다 그 여자가 좋다면 내가 빠져주겠다고 했습니다. 그랬더니 더 이상 생각할 것도 없다고 그여자랑 정리한다고 하더군요. 저랑은 절대 이혼하지 않겠다고 하길래, 내가 언제나 당신을 받아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지 말라고 했습니다. 

 

 

저 사실 지금까지 살면서 단 한번도 내가 이혼녀가 될거라는 생각은 해본적이 없었네요.  과부가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은 해봤습니다. 그런데 그날 나도 얼마든지 이혼녀가 될 수  있겠구나 라는 생각이 처음 들었고 강렬하게 실감해봤습니다. 그렇게 얘기를 정리하고 남편을 출근시키고 생각을 정리하는데 그냥 배신감이 너무 강하게 들었습니다. 하루 종일 남편한테 전화가 왔는데 전화를 받지 않았습니다. 저녁늦게 들어온 남편이 웃으면서 아무일 없다는 듯이  들어오는 걸 보고 주체할 수 없이 화가 나서 그대로 집을 나가서 밤 12시가 넘어서 들어왔습니다. 남편과 딸은 거실에서 자고 있더군요.

 

그런데 저는 잠이 도무지 오질 않는 겁니다. 다시 남편 핸드폰을 열어보았습니다. 락이 여전히 걸려 있더군요. 비밀번호까지 바꾸고 도무지 핸드폰을 열수가 없었습니다. 너무 화가 났습니다. 아직까지 나한테 숨기는게, 숨겨야 할게 있는 건지.....그날밤 저는 밤새 인터넷으로 남편의 각종 메일을 확인하고 남편의 메일 비밀번호도 다 바뀌어 있어서 결국 내 마음대로 비밀번호를 바꿔서 확인해야 했습니다.  남편카드내역도 처음으로 보았습니다. 카드 내역에 모텔이 찍혀 있더군요. 모텔이 찍혀있는 걸 보고도 더 충격받지는 않았습니다. 사실 육체적인 관계가 있었고 없었고가 이미 저한테는 중요하지 않았습니다. 남편에게 내사랑이라고 부르고 낯선 여자에게 미녀천사라고 다정하게 부르면서 내가 모르는 무언가를 공유하고 나누고 있다는 사실에 저는 더 충격을 받았으니까요. 그 내가 모르는 그 부분때문에 미치겠더라구요. 생각이 생각을 낳고 상상이 상상을 낳고 그 생각들 때문에 배신감은 더 심해지고 마음속에서는 이미 그 두사람을 칼로 난도질 하고 있고......

 

 

전 24시간동안 지옥이라는 걸 경험했습니다. 사람들이 왜 이혼하는지 알거 같더군요. 바람폈던 상대가 미워서라기 보다 자기 마음이 너무 지옥같아서 그 지옥에서 벗어나고 싶어서 이혼하는구나 싶었습니다.

 

그렇게 밤을 새고 아침에 딸 학교에 보내고 다시 이야기를 했습니다.  모텔에 간적이 있냐고 물었습니다. 처음에 없다고 얘기하더군요. 그래서 카드내역을 봤다고 했습니다. 놀라더군요. 그렇겠죠 메일까지 뒤진거니까. 결국은 그 여자랑 모텔에 갔다고 얘기하더군요.

고맙다고 했습니다. 사실대로 얘기해줘서...당신이 여기서 거짓말로 일관했다면 더 이상 당신을 믿을 수 없을 거 같아서, 당신과는 더 이상 함께 살 수 없었을 거라고....... 

 

남편이 자기를 믿어달라고 하더라구요. 정리한다고......

남편이 그 여자와 정리를 하고 있는지 없는지 저는 잘 모르겠습니다. 그 다음부터는 그여자에 관해서는 서로 말하지 않으니까요. 남편 핸드폰 락도 풀었지만 다시 들여다 보지 않습니다. 그냥 얼마든지 서로 나 모르게 연락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드니까 내가 마음고생하면서 까지 일일이 확인하고싶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저는 예전에 행복했던 그런 생활로 돌아가고 싶다는 생각에 태연한척 괜찮은척 아무렇지도 않은척을 하고 있습니다. 겉보기에는 예전의 일상으로 돌아간듯 합니다.

 

 

문제는 여기서 부터 입니다.

하지만 남편은 그렇지 않습니다. 예전에는 저에게 귀파달라 머리 만져달라 제 무릎을 베고 이런저런 요구들을 했었는데 그런게 전혀 없습니다. 잠도 같이 자지 않습니다. 너무나 당연하게 이불을 펴고 거실에서 잠니다. 예전에 저에게 종종 하던말 "어떤 상황에서도 언제나 너의 든든한 후원자이자 네편이 되줄게"란 말도 퇴색되어 버린 거 같은 느낌입니다.

그 사건이후  마음이 공허하고 이런게 외로운 거구나 하는 걸 알았습니다. 남편은 일부러 더 스킨쉽을 하지 않습니다. 이렇게 결혼을 유지하는게 의미가 있을까 하는 생각이 많이 듭니다.

자신의 메일 비밀번호를 바꾸고 카드 내역까지 다 보았기 때문일까요?내가 집요하게 느껴지고 내가 징그럽게 느껴질까요? 아니면 그 여자랑 정리하면서 힘들기 때문일까요? 

이런 고비를 넘기고 다시 예전처럼 돌아갈 수 있을까요?  시간이 지나면 괜찮아질까요? 남편의 마음이 알고 싶어요. 하지만 직접 묻지를 못하겠습니다.

그냥 돈이 없어도 알콩달콩 재미있게 살던 때가 너무 그립습니다.

 

 

 

추천수7
반대수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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