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전 30살 직장인 입니다.
방금 지하철에서 있던 일을 쓰고자합니다..
생각만해도 손발이 떨리네요...
저는 전문직 종사자라 평일에도 야근, 철야를 많이 합니다.
어제도 늦게까지 일을 하고 피곤한 몸을 이끌고 지하철을 타고 출근하는 길이었습니다.
2호선을 타고 출근 하는데 저는 항상 지하철에서 진동으로 알람을 맞춰 두고 잠을
잡니다.
저는 어디서나 잘자는 B형인지라 지하철에서도 푹 잘 잡니다.
근데 갑자기 시끄러운 소리가 들리는 것 입니다.
무슨 노래 소리 같기도 하고 사람이 소리지르는거 같기도 하고 암턴 너무 시끄러워서 잠을
깼습니다.
제가 시끄러워서 잠을 깼다는 것은 정말 시끄러운 겁니다.
비몽사몽한 상태에서
"아.. 머 이리 시끄러워"
하고 잠을 깼습니다.
그런데 제가 말 끝남과 동시에 제 주변 사람들이 저에게 기대에 찬 눈빛을 보내는
것입니다.
잠이 덜 깬 상태에서 사람들의 눈빛을 읽을 수가 있었죠
상황을 보니 바로 제 옆에 앉아 있는 20대 후반으로 보이는 남자가 귀에 이어폰을 꽂고
볼륨을 최대로 높혔는지 이어폰에서 흘러 나오는 소리와 함께 노래를 따라 부르고
있었던 것입니다.
사람들은 시끄러워도 그 남자에게 말 한 마디 하는 사람이 없었습니다.
저는 잠도 덜 깨고 너무 짜증이 나서 그 남자의 어깨를 툭툭 치면서 이렇게 얘기
했습니다.
"아저씨 좀 조용히 합시다."
그 남자는 갑자기를 저를 보더니 나한테 한 말 맞냐는 식으로 이어폰을 빼고
"머라고"
반말을 하는 겁니다.
아니 나이도 어려 보이는 남자가 저한테 반말을 하니 순간 화가 나서
" 좀 조용히 하자고"
저도 반말을 했습니다.
그 남자 불만 섞인 표정으로 이어폰에 볼륨을 줄이고 조용히 있는 겁니다.
그 순간 사람들이 저를 보는 눈빛이 고맙다, 장하다라는 표정이 있는가 하면 너 이제
어떡할래 하는 눈빛도 섞여 있는 겁니다.
전 그 때까지도 분위기 파악이 안됐습니다.
정신을 차리고 그 남자를 다시 보니...
반팔 티셔츠를 입었는데 팔뚝에는 행운과 복의 상징인 용이 하늘로 승천 하고 있었으며
목에는 양아치들의 트레이드 마크인 금체인을 두르고 얼굴엔 나이에 맞지 않는 수많은
현장 생활을 한 흔적들이 남아 있는 것입니다.
순간 멍...해지면서..분위기 파악이 되는 것입니다.
사람들이 왜 저에게 잠에서 깼을 때의 눈빛과 말하고 난 뒤에 그런 눈빛들을 보냈는지
알겠더군요...
아..내가 무슨 짓을 한 것인가...
등에서는 식은 땀이 흐르고 머리는 복잡해 집니다.
이 위기를 어떻게 모면을 해야 할 것인가..
저는 2호선 XX역에 내리는 데 출근길에도 한산한 역이라 저는 사람들이 많이 내리는 XX역
에서 내리기로 결심했습니다.
시간이 안 갑니다..땀은 계속 납니다..앞은 점점 어두워 집니다..
내릴 역에 도착을 하고 내리려고 일어서는데 그 남자도 일어섭니다..
아...나는 이제 어떡하나...
이 때 잔머리 굴립니다.
역에서 내리는 척하면서 끝까지 안 내리기로 합니다..
이런 젠장할...그 남자도 안 내립니다...
더 당황스러운 것은 내릴 문을 사이에 두고 서로 마주 보고 있습니다..
아..점점 미쳐 갑니다...
난 아직 결혼도 안 했고 토끼 같은 내 새끼 구경도 못해 봤는데...
우리 부모님께 아직 효도도 못 했는데...
웬지 저 남자 내가 내리면 따라 내려서 날씨도 더운데 내 몸에 구멍 몇개 내 줄 것 같다는
생각이 마구 밀려 옵니다..
혼자서 별의별 생각을 다하고 있는데 그 남자 내가 내릴 전 역에서 내립니다...
순간 그 기쁨이란...
앞으로 착하고 더 열심히 살라는 하늘에 계시인가...
너무 고맙고 감사하고...
지하철 인생 7년 만에 지옥철을 타 봤습니다..
사람 많다고 지하철 안이 덥다고 지옥철이 아닙니다..
이런게 지옥철이지...
아무튼 다시는 경험하고 싶지 않은 경험이 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