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평소에 판을 즐겨보는 나이 스물의 사내입니다.
글재주가 좋진 않아서 딱히 뭐라고 글을 시작해야 할지 잘 모르겠는데
일단 친근하게 요즘 사람들이 자주 쓰는 '음' 체 로 저도 한번 써볼게요
내용이 조금 많이 긴데 앞서 말했듯이 글재주가 없어서 지루할 수가 있어요
그런 분들은 그냥 뒤로가기 눌러주심 감사하겠습니다.
때는 추석 3일 연휴의 마지막 날인 오늘 낮
가족끼리 다같이 오랜만에 등산을 하러 북한산에 가기로 했음
서울에 집중폭우가 내린 다음날이라 그런지 날씨도 덥지 않게 제법 쌀쌀하고
하늘도 가을날씨였음. 한마디로 최고의 컨디션임.
산 오르는길에 아래 계곡쪽에 한 1m는 족히 넘어보이는 뱀도 봤고(레알)
아빠가 최근에 바꾼 갤럭시S 로 카메라 여기저기 찍고 다니면서 내 아이팟터치의
음악들을 감상하며 오르고 있었음.
한 중간정도 왔을까. 내 앞의 어떤 등산객 아주머니께서 저기 위쪽에
개가 한마리 있다는 것임. 뭐 강아지 처음보는 것도 아니고 그냥 별 대수롭지 않게 생
각하고 계속 갈길을 가려고 했음 근데 갑자기
'새끼들도 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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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간 내 발길을 멈추게 한 그 한마디에 다시 그 위쪽을 올려다봤음.
등산로 위쪽이라 잘 보이지가 않아서 그 등산객 아주머니와 아저씨 부부는
그쪽으로 올라가서 자세히 봤는데 새끼가 세마리나 있다고 함 그것도 태어난지 며칠
안되 보이는 신생견들.
헐 세마리씩이나? 나도 얼른 미친듯이 보고싶었음 근데 또
'근데 한마리는 죽었네'
라고 하는 것임. 순간 너무 불쌍했음.
어미가 새끼 주위에 있다가 우리가 다가오니까 멀리가서 거기서 우리를 보고있었음
그래서 그 아줌마는 어미가 와서 물까봐 무서워서 밥 올려놓고 다시 갔음
우리 가족만 있었는데 정말 가까이서 자세히 봐보니....
너무 뭐랄까.... 참담했음... 세마리인데 두마리는 흰색, 한마리는 누렁이색..
근데 누렁이는 정말 죽었는지 흰색 두마리가 숨쉬거나 미동치는거와는 달리 걔는 정말 가
만히 있었음... 그 주위에는 과장안하고 열다섯마리정도의
파리떼가 맴맴 돌고 새끼들
몸위로 지나다니고 있었음... 순간 최근에 어떤 포토기사에서 본 중동의 아기얼굴에 파리
들 몇마리 붙어있던게 생각났음... 너무 불쌍했음..
옆에 나뭇가지같은걸로 파리떼들 안달라붙게 제지도 해봤지만 소용이 없었음. 진심 파리채라도 있었더라면 올킬했을텐데 새끼때문에 나뭇가지로는 어떻게 할 수가 없었음.
하는 수 없이 새끼누렁이는 엄마가 옆에다가 잘 묻어주고, 나머지 흰색 두마리는 어떻게
할지 고민하고 있었음.
참고로 우리 가족 동물 애호가 라고까진 할수 없을지라도 적어도 강아지를 정말 사랑함
엄마가 어렸을때부터 강아지를 너무 좋아하셔서 그런 엄마의 영향이 컸음.
나 아주 어렸을때부터 연대기순으로 나열하자면 쿠키(치와와) 로미오(푸들) 튼튼이(잡종)
두리(잡종) 행복이 (요크셔) 뭉치(시츄) 민이(잡종) 뭐 이렇게 있을정도로
많이 길렀음.
원래 아빠는 개 별로 안좋아했었는데 엄마 만나고부터 강아지 기르니까 좋아하심. 퇴근하
고 돌아올때 유일하게 꼬리흔들며 반기는거에 대해 엄청난 애착
을 느꼈다고 함. 그래서 즐겨먹던 보신탕도 끊었음.
아그런데 개들 갑자기 이렇게 열거해놓으니까 옛날 생각나면서 재밌는 에피소들도 생각나
긴 한데 그건 내용전개에 불필요한 요소이므로 그냥 생략함
(근데 민이라는 애는 엄마가 닭장 옆 우리에서 새끼때 데리고왔는데 다음날 아침에
꼬끼오~!!~!~!!~! 이래가지고 엄청 깜짝 놀랬다고 함 들은 사람이 엄마자신밖에 없어서 지금도 엄청 아쉬워함)
쿠키랑 로미오는 내가 너무 어렸을때라서 잘 모르겠는데 튼튼이부터 민이까지는 죄다 주
워온 강아지들임... 튼튼이는 명절때 시골에서 어미가 7마리정도 출산했는데 거기서 혼자
만 미숙아여가지고 젖을 못먹었었음.. 그래서 우리가 튼튼해지라고 그렇게 이름붙이고 데
려와서 분유주면서 아주 건강하게 키웠었는데 한 두달? 못가서 고기가 목에 걸려서....ㅜ
아무튼 지금은 뭉치라는 시츄놈과 7년째 동거하고있음
아 강아지 열거하다가 쓸데없이 딴곳으로 얘기가 샜음 아무튼 그렇게 강아지를 좋아하는
우리 가족이라서 이번에도 차마 그냥 지나칠 수가 없었음.
뭐 주주클럽? 그런데 보면 동물구조대원들 와서 구해주던데 그런곳에 연락이라도 해볼까
생각도 해봤지만 왠지 그것은 방송이기때문이라는 선입견과 판에서 봐왔던 119나
그런쪽의 실체들을 토대로 괜히 했다가 별것도 아닌거 가지고 전화하지 말라는
소리만 들을까봐 그냥 안하기로 했음
진짜 새끼 세마리가 다 건강했더라면, 우리 가족 그냥 사진이나 한장 찍고 쓰다듬어주고
계속해서 등산길 올랐을 거임. 하지만 한마리는 세상을 떠났고, 그 파리떼 꼬인 마당에 나
머지 두마리도 오늘 내일 할거같아서 어쩔 수 없이 데리고 가야겠다는 결정을 내렸음. 산
속이라먹을거 구하기도 쉽지 않은데다가 등산객들도 음식을 잘 안버리니..
무엇보다 어미강아지가 새끼를 보호하려고 으르렁대거나 그러지 않았음
원래 티비같은데 보면 자기 새끼한테 다가가려고 하면 막 짖거나 그러던데
이 어미는 우리가 오니까 그냥 도망갔음
처음엔 겁이 많아서 그랬을거라고 생각했지만 나중에 생각해보니
뭐랄까 왠지 '우리 새끼들 데려가서 부디 건강하게 키워주세요' 라고 생각해서 일부러
비켜줬을지도 모르는 생각이 뒤늦게 들었음. 옛날에 무슨 인터넷 만화보니까
고양이 어미가 비오는날 자기 새끼 춥다고, 보살펴달라고 일부러 밖에서 야옹야옹 하고 울
어댔던 그 장면이 갑자기 생각났음.
아무튼 그 어미개가 으르렁대기라도 했다면 그냥 어쩔수 없이 놓고 갔을텐데
그러질 않아서 우리가 정상올라서 먹을 예정이었던 삶은달걀 몇개와 옥수수들을 바위 위에 올려놓고 왔음
우리가 내려가니까 저만치에서 있다가 와서 음식 허겁지겁 먹는 모습 보는데, 아주
뱃가죽이 그냥 등에 붙었음... 너무 홀쭉해서.. 짠했음.. 새끼들은 제대로 먹였는지
통통해보이는데... 그나저나 어제 그렇게 비왔을텐데 어떻게 새끼들을 지켜냈을지..
생각하니까 막 눈물이 앞을 가려왔음.
아무튼 우리 가족의 등산은 그 지점에서 마치고 다시 돌아가기로 했음.
동생이 등산가방에 조심스럽게 넣고 숨쉬게 가방을 다 열어서 등에 안매고 앞쪽으로
매서 내려왔음. 아까 산속에 있었을땐 파리떼때문인지 막 엄청 울고 그랬었는데
편하게 곤히 잠들어있었음... 눈도 아직 못뜬 핏덩이들임..
확인결과 둘다 숫놈이라서 엄마가 우리집엔 이제 아들내미들만 다섯이라고 했음
아빠까진 남정네만 여섯 (나 + 동생 + 뭉치 + 새끼1 + 새끼2)
참 이름은 사모바위에 가려고 했다가 만나서 한마리는 사모, 다른 한마리는 바위
이렇게 지었음....
아무튼 내려오자마자 동네 병원으로 갔음. 원래 전에 한번 갔던 병원이 있었는데
원장이 동물을 별로사랑하지 않고 돈만 밝히는거 같아서 괜히 두마리 데려갔다가 일단 엑
스레이 찍어보자고 해서 한 십만원정도 뜯길까봐 다른데로 갔음. 요즘 동물병원들 막
불만제로에도 나오고... 인심이 옛날같지가 않아서.. 옛날에 행복이 지하주차장에 버려져
있는거 데려왔을때 배에 암이 볼록 튀어나와서 그때가 공휴일인데다가 늦은밤이어서 어떻
게 해야할줄 모르고 있었는데 동물병원 원장님께서 친히 우리집 방문해서 늦은밤 자기 병
원 진료실에 데려갔던거 생각남..... 어린마음에 너무 그 원장님 멋있게 보였음. 광주 서구
치평동 살았을적 원장님...
아 또 다른데로 샜는데, 아무튼 그리하여 아담한 동물병원에 갔음 (너무 아담해서 우리집 앞인데 작년에 오픈했다는데 있는줄도 몰랐던)
다행히 원장님이 착하신분 같았음. 새끼 한마리가 무슨 두더지? 너구리같은 산짐승한테
물린 조그만 상처가 나가지고 그 부분 소독해주고, 주사도 공짜로 놔줬음. 그리고 엄마는
예전 튼튼이 키웠던 경험을 되살려서 분유랑 젖먹이통도 같이 샀음...가격은 좀 쎘음.. 역
시 강아지용품은 넘 비쌈.. 혹시나 하고 구충제? 그런거 물어보니 아직 신생견이라서 그
런건 안먹이는거라고 함 그리고 덧붙여서 새끼 종 자체가 굉장히 큰 애라고 함.. 태어난
지는 2주가 안되고 1주정도 되보이는데 보통 1주된 애들보다는 좀 많이 크다고 햇음.
아무튼 집에 데려와서 따뜻하게 담요로 깔아주고 처음 몇시간동안은 푹 자라고 냅둠
아근데 이상하게 지금 키우고있는 뭉치는 새끼들을 무서워하는지 자꾸 피함 ㅋㅋ
관심을 크게 보일줄 알았는데 이리 오라고 해도 평소완 다르게 절대 안옴..
어쨌든 좀 있다가 정량에 맞춰서 분유를 주려고 하는데 처음엔 잘 먹는다 싶더니
갑자기 고개를 홱 돌려서 싫다고 함. 나중에 지식인에 검색해보니
어미젖과 달라서 그런거라고 함.. 분유도 비싼돈주고 사고 한번 잘 키워보려고
데리고 왔는데 밥을 안먹으니 갑자기 눈앞이 캄캄했음.. 한편으론 괜히 모자를
갈라놓고 왔나 라는 생각도 들고... 내일 다시 그자리 가면 어미가 있을까 생각도 해보고
심지어는 오늘 등산을 가는게 아니었는데 이런 생각마저 들었음... ㅜㅜ
안먹어도 살릴려면 먹여야 했기에 거의 반강제로 억지로 먹인후 뒷처리도 해줬음
신기한게 엄마가 어렸을때 개를 많이 길러봐서 그런지 새끼들은 혼자서 똥오줌을 못하기
때문에 일부러 그곳을 툭툭 치면서 자극해줘야 된다고 함.. 그래서 정말 수건으로 몇번 툭
툭 치니까 방울방울 오줌 싸는데... 정말 많이 쌌음... 뭔가 신기하면서도 어미개라는 존재
에 대해 너무 감동했음.. 일곱마리 낳았으면 그 일곱마리 새끼들의 엉덩이를 일일이 핥아
가며 그렇게 배변유도를 한다는건데... 어미라는 존재는 정말 다르구나 라는 생각을 했음.
아무튼 일단 오늘 하루는 그렇게 끝이 났음. 내일 이녀석들을 다시 갖다줄지는 아직도 미
정상태. 처음에만 낯설어서 분유 못먹고, 차츰 익숙해져서 계속 먹어준다면 키우겠지만,
그럴수 없다면 다시 갖다주는게 낳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함. 그리고 종 자체가 큰애라
이녀석들 나중에 크면 아파트인 우리집에선 못키울거라서 그전에는 무슨 조치라도 취해놔
야 하는 상태.. 시골에 주말농장 비슷한 집이 있긴하지만 그건 여러가지로 위험할거 같
음.. 자동 사료 급식기? 그것도 알고봤더니 많아야 이틀분량이라고 해서..
아무튼 (아무튼이라는 단어를 몇번째 쓰는거야) 애기들 사진 몇장 올림
처음 현장을 발견했을때의 사진임.... 누렁이는 이미 세상을 떠난 상태였음...ㅜ
가방안에 조심히 담아서 산길을 내려왔음...
방금 밥 그나마 좀 먹고 또 자는애들... 신기할정도로 많이 잠.. 새끼들이 원래 그런가
발바닥이 넘 귀여움...
이건 그냥... 갤럭시S 의 화질테스트... 서울전경
우리 김여사와 민사장
마지막으로 이건 앞서 말했던 뱀... ㅋㅋ 사진으로 보니까 무슨 지렁이같음
부분 확대샷이오
이건 지금 키우고 있는 무려 7년째 된 뭉치...
얘도 애기때 데리고 왔는데 지금은 할아버지가 되서 예전같지가 않다는 .. ㅠㅠ
여기까지 많이 지루했을텐데 지금까지 읽어준 분들 감사합니다.
지식인 보니까 신생견들은 주인이 2-3시간 단위로 잠도 교대로 자면서
밥줘야 된다고 하는데 녀석들이 도통 먹지를 않네요 ㅠ 분유통을 입에 넣줘도
입안에 분유만 가득.. 목구멍으로 삼키려고를 안해요 큰일났어요 진짜
그러면서 배고프다고 계속 울고.. 다른 담요나 휴지같은거 물고.. 답답하네요
그냥 데려오지 말걸 그랬나봐요 앞으로 어떻게 해야할지도 모르겠네요....
잘만 먹어준다면 무럭무럭 건강하게 클텐데.. 아까 토실토실하던게
금세 홀쭉해져서 큰일이에요.. 내일까지 버틸수 있으려나.. 갑자기 새끼들랑
어미한테 너무 미안하네요 아무나 도움의 손길이나 조언같은거 없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