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20대 초반 여자입니다. ^^;
너무 고민만 하다가 여기에 글을 써봐요.
도대체 어디부터 시작해야할지.....................
저에겐 천일 가까이 사귄 남자친구가 있어요 .
그 사이 2년간 군대도 기다리느라 실제로 만난 기간은;; 별로 없네요.
이제와서 딱히 싸우거나 미워진 건 아니에요.
근데 친구들 연애 이야기 듣고..
주변 사람들 사랑고민 같은 거 듣고 있다보면,
...참 "내가 왜 이러고 있지?" 하는 생각마저 들어요.
남자친구와는 학교가 달라요.
집은 지하철로 1시간 반 거리구요.
자주 만나면 2주에 한번?
이번 연휴 내내 만나는 건 커녕 목소리도 못 들었네요.
만나도 딱히 하는 건 없어요.
밥먹고.. 영화보러 가거나,
노래방?
그걸로 끝이네요 ㅎㅎ;
진짜 뭐 적으려고 한참 커서를 들여다봤는데 적을 게 없네요;;;;;;
남자친구는 절 위해 뭔가를 생각해보는 일이 없는 것 같아요.
그 흔한 꽃다발 한번 못받아봤고,
고백도 문자로 들었네요.
사귄 후 처음 맞은 제 생일엔 군대에 있었다는 이유로 아무런 선물 하나 없었어요..
그래도 군대에 있으니까, 라고 생각하고
저는 그 사람 생일에 군대에서 꼭 필요할 것 같아 시계를 선물해줬어요.
그다음 제대하고 맞은 얼마 전 저의 첫 생일.......
사실 좀 기대했어요 ^^;
군대에 있다는 핑계로 이래저래 모든 기념일 다 무시하던 사람이니까.
그날은 신촌의 작고 허름한;;
손님 한명 없는 음식점에 불러놓고 케익과 음식을 시키더라구요.
선물은 신촌의 조그만 팬시점에서 사온 2만원짜리 오르골..........
그리고 돈이 없다며 저보고 음식값을 내래요 ㅎㅎ;
늘 반반씩 내오던 가지만... 생일날만큼은 밥한끼 사줄 줄 알았는데
갑자기 벙 찌더라구요.
전 그래도 바보같이 화 한번 못내고..
그래 이 사람은 가난하니까, 하고 카드꺼내서 계산을 하는데
가슴이 먹먹한게 .
이건 아니다 싶었어요.
기념일이 찾아올 때마다,
저는 MP3랑 커플티, 신발, 지갑, 꽃다발까지 들고 찾아가며 축해해줬고...
돌어온건 고작,
"군대에 있어서 어쩔 수 없다. 미안하다.",
"나보다 너네집이 훨씬 잘 사니까"
....
네, 자랑이 아니라
솔직히 말해 저희집 중류층 이상은 될 거에요.
매년 유럽, 일본 등 해외여행 두번씩 가고,
제가 사고 싶은 거 못사는 거 없이 남부럽지 않게 생활하고 있으니까요.
그래도 여자로서 받고 싶은 건 있는 거잖아요...
다른 친구들이 연애하면서
남자친구가 뭐해다준다 ..얘 괴롭히면 남자친구가 가만 안있는다... 이거 남자친구가 선물해준거다.....
그런 소소한 자랑,
정말 저에겐 꿈같은 얘기였어요.
하다못해 <못x고양이> 같은 싸구려악세사리 가게를 지나가면서
"저 핸드폰 고리 예쁘다~",
"저 헤어밴드 나한테 어울릴까?"
하면서 눈치를 줘봐도..
응, 예쁘다. 어울려. 그거 사서 쓰구 다녀라~ 하며.... 결국 사주진 않더라구요 ㅎㅎ
그러면서 자기가 필요한 전자사전이나 컴퓨터는 사고...
무의미한 게임비용은 다 내고...
오늘 "이제 가을이니까 공원가서 놀까?"하던 그 사람에게..
그냥 피곤하다고 보지 말자고 했더니
시원하게 그러자네요. ^^;
휴.....................
돈 없는 거 괜찮은 줄 알았어요.
내가 돈때문에 힘든 사람이 아니니까 괜찮을 거라고.
나를 자랑스레 데리고 가 소개시켜준 집이,
말로만 듣던 반지하 두칸방이어서
내방보다 좁은 그 집에 발들이기가 민망할 정도였는데도.....
내겐 소중하니까, 결혼하고 싶은 남자라고
그렇게 생각했는데 이젠 아닌 것 같아요.
그 사람 군대 간 2년간 다른 사람이 대쉬를 해도,
"나 남자친구 있어"라면서 연락을 끊다시피 빼버린 것도 그냥 혼자 기특해하면서..
정말 병신같이 다른 남자 한번 만나본 적 없이,
무식하게 지내온 내가 .......이상하게 부끄러워졌어요.
이제와서
떠올려보면 무엇하나 그 사람에게 ..........
마음으로 받은 거..
아무것도 없다는 걸.
아.. , 하나 있네요.
제대하고 나서 기념으로 받은 커플링.......
중학생들도 쓸까말까 하는 3만원짜리 반지.
알바라도 해서....
꽃다발과 함께 조금은 정성이 든 반지를 줬으면 어땠을까 기대한
제가 못난 걸까요?
이게 이기적이라면....
이제는 그냥 이기적으로 살고 싶네요...
집이 가난해도 사람이 성실하면 만날 수 있다는 엄마의 말.
하지만 아무리 집이 부유해도 사람이 무능력하면 절대 안된다던 말...
그렇게 집안이 어려운 상황에 아르바이트 한번 안하고
집에서 군대가기 전까지 게임이나 하던 그 사람..
걔가 널 생각했다면 막노동이라도 해서 생일선물쯤은 챙겨줬을 거라던 ...
친구들의 말이.
2주에 한번 3주에 한번 보는 우리 사이가.
이제야 가슴에 깊게 박혀 너무 아프네요.
이거 하나 깨닫고 아파하는데 천일이란 시간이 필요했다니.......
남자친구는 입버릇처럼 꼭 저랑 결혼할 거래요.
날 사랑해서?
아니....
내 돈이 필요해서인건가 싶은 생각마저 들어요 이젠...
이런 남자친구라도,
제게 소중했던 천일이라
이 사람 없이 지낼 앞으로가 너무 두려워요.
끝내고 싶은데...
끝내는게 두렵네요.....
이런 생각이 잘못되었다면 질책이라도 한마디 해주세요..
이렇게 마음은 복잡한데...
막상 헤어짐을 생각하면 그냥 이대로 잘 지내보고도 싶고 ...
너무 두서없이 길어져서 죄송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