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저는 서울의 모 고등학교 3학년에 재학중인 평범한 여고생입니다.
이 글은 대한민국 고3으로서 힘든 삶을 호소하는 흔한 이야기가 아닌,
기가 막히고, 슬픈 이야기 입니다.
저희학교는 주 5일 정규수업 시간표에 체육시간이 없습니다.
정확히 말해, 2학기 때부터 없어졌습니다. 기존의 체육시간을 대신해 생활과학이라는 과목으로 대체하였습니다. 대입 입시를 위해 학생들을 배려해 주는 것이며, 그게 우리가 원하는 것이라고, 학교 선생님들은 말씀하십니다.
그리고, 원한다면, 대체 수업시간동안 , 체육복을 차려입고, 다수의 친구들과
체육을 하게 해주신다고 하셨습니다. 그럴싸하게 들립니다. 물론, 뒤의 약속이
잘 지켜진다면요.
그런데 지지난주, 추석 전 주에, 저와 친구가 허락을 받으러 갔을 때,
무조건 안된다고만 하셨습니다. 산책을 하고싶다고 하니까, 산책은 체육이
아니라고 하셨습니다. 그래서 친구들을 데리고 구기종목을 하겠다니까
그래도 안된다고만 하셨습니다. 무조건, 안된다고만.. 하셨습니다.
저는 너무 화가 났습니다. 하지만, 교과 담당 선생님께선 오신 지 얼마 안되신 여선생님이셨습니다. 지나치게 권위적인 위 선생님들의 방침에 따라야하는 선생님의 입장을 생각해서, 저희는 교실로 돌아왔습니다. 그리고 친구들과, 추석 연휴 지난, 즉 오늘부터는
다같이 나가 허락을 받기로 약속했습니다.
그리고 오늘, 친구들과 다같이 허락을 받으러 교무실로 가던 중,
교무부장 선생님을 만났습니다. 저희 말씀은 깡그리 무시하시고 교실로
돌아가라고 하셨습니다. 친구들과 실강이가 벌어질 동안 저와 제 친구는
교과 담당 선생님이 계신 교무실로 몰래 빠져나왔습니다.
선생님께 여쭤보니 단번에 오케이를 하셨습니다. 그리고 같이 나가자고 했습니다.
하면 되잖아, 하며 걱정하는 친구와 손을잡고 교실로 돌아가 친구들에게소리쳤습니다.
"생활과학 선생님이 허락하셨어, 우리 얼른 나가자"
그 순간 아까 계단에서 만났던 교무부장 선생님이 교실 앞문을 열고 들어오셨습니다.
체육복차림의 저희를 보며, 한심하다는 듯이 혀를 차며
"너희 체육시간 없어, 없다고. 너넨 시간이 아깝지 않냐..?"
라고 하셨습니다. 교실엔 적막이 흘렀습니다. 그리고 이미 운동장에 나간
남학생들을 데리고 올라오라고 하셨습니다. 이 시간만 기다리고 신나서
나갔던 남자애들이 시무룩해져서 돌아왔습니다.
그리고 친구들은 낭패를 본 얼굴로, 의자에 주저앉았습니다.
저와 친구들은 아침 7시 20분에 등교해, 정숙을 지키고 자습을 시작합니다.
그리고 하루종일, 수업시간, 쉬는 시간 의자에 앉아있습니다.
머리는 띵하고, 배는 더부룩하고, 가슴은 답답합니다.
체육 시간이 따로 없어 체력도 급격히 떨어져, 조는 학생도 늘어났습니다.
쉬는 시간은 산책하기엔 빠듯하고, 점식 저녁 쉬는 시간은 고3이 되자
더욱 줄어 양치할 시간도 없습니다. 그런 저희에게, 미리 약속하신
체육시간도 뺏어가셨습니다.
어제 아침, 급격히 추워진 날씨로 우리를 걱정하시는 교장선생님의 안부인사로 시작한,
수능 d-day50 격려 방송이 다시 생각납니다.
대한민국의 미래, 고3학생여러분, 공부만 하지말고, 잘 먹고, 잘 쉬라고 하셨습니다.
반 아이들은 쓴 미소를 지으며 말했습니다.
"하, 말이나 안하면.."
그리고 오늘, 체육을 못하게 되었습니다. 앞으로도 안될 것 같습니다.
선생님들께선 서로 트러블 생기는 걸 원하시지 않아, 교무부장 선생님의
말씀에 따르기 때문입니다. 너무 앞뒤가 맞지않아 웃음도 나오지 않습니다.
저는 너무 화가 납니다. 이유나 알고 맞으며 덜 억울하듯이, 저도 납득할 만한
이유를 듣고싶습니다. 너무나 권위적이고 억압적인 선생님들의 안된다고 하시는 말씀은 폭력과도 같습니다. 물리적인 폭력뿐만 아니라, 정신적으로 폭력을 선사하십니다.
선진국에선, 단적으로, 우리나라보다, 교육에서 훨씬 앞선
필란드만 보아도, 체육수업은 의무입니다. 당연한 겁니다. 다른 나라가 아니어도,
우리나라, 과거 고려, 조선시대에도 심신수련을 공부와 떨어뜨리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왜, 도대체 왜, 저희는 체육을 못하는 것일까요??
이건 다만 저와 친구들에게 국한되는 문제가 아닙니다.
많은 고등학교에서 체육시간을 암암리에 없애는 일이 많다고 들었습니다.
교육청에선 이런 시간표를 허락한 것인가요?
닭장 속에 갇혀 모이만 쪼는 닭같이 느껴집니다.
이렇게 교실에 갇혀 의자에 앉아 공부만 해서 시험 잘보는 게,
대학이 원하는 인재상인지, 또 우리나라가 외쳐대는 글로벌리더의 상인지
정말 궁금합니다.
이 곳 판에는 다양한 연령의 사람이 많은 걸로 알고 있습니다.
저를 도와주세요. 어떻게 대처해야 옳은 일인지 알고싶습니다.
저는 2개월 후면 학교 생활을 끝냅니다. 그렇다고 문제가
끝나는 게 아니니까, 제 후배도 , 제 동생도 겪을 문제이기 때문에
저는 해결책을 알고싶습니다. 학교에 건의할 사항은 아닌것 같습니다.
일단 선생님의 입장은 안된다는 겁니다.
이래도 되는 건지, 이게 교육부가 제정한 규칙에 부합하는지,
아니면, 저만 이 상황을 이상하게 생각하는 건지 알고싶습니다.
도와주세요..